(글제1. 도시철도) 가장 작은 내 방. 곽선희
''안녕하세요 또 만났군요. 다시는 못만나나 생각했죠. 어쩐 일인가 생각했는데 다시 만나보니 반가워요.'' 그 시대 즐겨 불렀던 유행가가 떠오른다.
만남이 그렇게 행복하게 떠오르는데 도시철도를 타면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철저한 자그만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서 너는 너고 나는 나다란 분위기. 세상이 그렇게 만든 것일까? 책 보는이는 거의 없고 누구나 폰을 들고 시종일관 그곳에 꽂혀있다.
그래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도시철도 안에서 자신만의 꿈 세계를 펼치나보다. 아는 언니는 같은 값이면 더 젊은이가 있는 곳에 가 앉고 싶다 한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나이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 옆에 있으면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어떻게 저렇게 불손할까 그때는 그랬다. 지금에 와 생각해보면 아 그때는 늙어 갈 때고 병들고 나약해서 젊은이 옆에서 젊은 기운을 얻고 싶어서 그랬구나.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는 나를 깨우고 가네요~'' 하는 노래가 떠오름만 보아도 그 기분을 이해 할 것 같다. 어떤 학생은 영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려 하고 어떤이는 다음 프로그램을 더 철저히 준비하는듯 하고 유일한 스트레스 퇴치인지 각종 게임에 빠진 사람도 많다. 음악을 듣는지 아예 귀에 이어폰을 꽂고 눈감고 있는 이도 많다. 노인이 서있기에 자리양보 한다는 일은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그것도 웃음잃은 마네킹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비춰진 모습은 그렇다해도 도시철도는 내 삶에 생기를 불어준다. 빠르고 편리한 세상속 도시철도를 이용한다. 시쓰기, 수필쓰기, 동시쓰기, 친구만나기, 여러가지 볼일 보기엔 시간을 절약하기 딱 안성맞춤이다.
어느 날, 마주보고 앉은 어린이가 몹시 목이 마른듯 했다. 엄마가 되는듯한 사람은 아예 아이 동정도 살피지 않았다 시종일관 앞만보고 앉아 있었다. 옛날 우리는 큰 가방에 끓인 물이나 간식 밥까지 준비해 다닐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 물 좀 주세요 하고 먹던 물이라 해도 사냥않고 아이에게 먹였다. 한 단편이긴 하지만 이방인처럼 살아간다.어린이 집에서 식단은 멋지게 짜 놓아도 식용유에 감자채 쓴것 조금 밥 뽁아 딱 한 숟갈만 아이에게 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까? 이른 아침 어린이집 시소에 가을같은 쌀쌀한 날씨에 밖에 작은마당 시소에 덩그마니 멍하니 촛점 잃고 앉아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는가?
정부에서는 CO2 배출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고자 도시철도에 투자하는 바가 크다고 한다. 편리한 만큼 임산부를 위한 자리를 비워 놓는다거나 노약자에게 자리양보 등을 할 수 있다면 ''뛰뛰빵빵'' 노래처럼 더 쾌적한 도시철도가 되지 않을까. 신은 젊은이의 굵고 튼튼한 다리보다 늙고 힘이 없지만 진실되고 간절한 노인의 기도를 더 즐겨 들어주신다고 믿는다.
(20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