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 생각: 135주차 평화통일 기도회 설교 시(詩)- 어서 와 밥 같이 먹게! ◈
통일이 휴전선을 걷어 내거나 철로를 잇는 것이던가
천지로 수학여행을 가고 백록담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던가
우리가 통일평화라 하지 않고 평화통일이라 하는 건
통일은 평화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뜻이니
사람사랑, 존중과 이해로 세워지는 자연스러움이 앞서야 한다는 것 아니던가
욕심을 앞세우는 자가 통일을 말하고
사랑을 흉내만 내는 이가 평화를 내세워 기도 하면서 평화통일 기도회라 부른다면
평화 뒤엔 통일 뒤엔
개성 어린이들 놀이터나 신의주 농민들의 너른 벌판이 통일도시라는 이름으로 갈아엎어져
통일 아파트, 평화 오피스텔, 겨레하나 놀이동산이라는 이름으로 솟구쳐서
가진 자들의 배만 불리는 통일이 되지 말란 법 없지 않겠는가
너희들은 엿새만 일하고 하루는 쉬어라
6년 동안 땀 흘려 걷었으면 한 해는 늘어지게 자도록 묵혀둬라
그렇게 7년간 일곱 번 애쓰고 50년째 되는 해엔
에덴의 벌거벗은 아담으로
가슴을 빛내며 동산을 휘젓는 하와가 되거라 하신
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평화통일의 시작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직 사랑만 하라는 이야기가 성서인데
사랑하기 위해선 힘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교회가 점점 늘어가니
사랑의 반대가 힘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서를 거꾸로 말해도 설교가 되고 은혜가 되는 건지
그렇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인지
교회 곳곳엔 아멘 소리로 메아리치지만 교회 밖에선 교회를 향한 삿대질만 늘어가고
평화 없는 내면, 분열된 믿음에 딱딱한 신념들만 쌓여가니
평화를 심은들 어찌 통일이 싹틀 것인가
2천 년 전 막대기 끝에 매달린 한 사내의 가슴 시린 말
어머니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
2천 년 후 강대상에 선 기름진 얼굴의 사내들이 하는 말
하느님은 여러분에게 복을 주시는 분입니다
나의 평화 나의 통일은
한라에서 백두까지 독도에서 백령도까지
성님 동상 언니 아부지 어무이 아재 동무! 우덜 집으로 와 같이 밥 먹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의 평화통일 기도는
우리가 편히 만나 밥 자주 먹게 해 주세요!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