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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 7km (247km)
7km ...39'57"
첫 풀 완주 축하 모임이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독립군으로 첫 풀을 하이서울에서 4시간 23분에
완주 했었다.
그야말로 인간이 할 일이 아니라며 그 뒤로 3년을 마라톤이라는 "마"자도
되내이지 않았는데 어찌 어찌 하다보니 벌써 5번 완주를 했다.
첫 풀을 달리고 나서 이렇게 성대 하게 축하를 받을 수 있는 것만 으로도
천클 회원들은 행운이라 생각한다.
난 그런 축하도 받지 못하고 안 좋은 기억만을 가지고 있는데...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에 오늘도 짝지님은 인사불성이다.
혼자 달리려 간다고 큰소리로 소리 지르니 그래 갔다와~~~
아마도 마음으로는 마눌이 무지 미웠을 것이다.
흐린 날씨에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긴 옷을 입고 달려 본다.
조깅 수준으로 달리기로 한다.
아무도 없는 길을 달린다.
차곡차곡 쌓여있는 낙엽들이 현란 하여 끝없는 길로 나를 유혹하고,
나는 그 유혹에 힘 없이 동화 되어 마구 마구 달려만 간다.
아무도 없는 길을 ....
하루살이가 눈과 코로 들어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계속 눈물이 난다.
하루살이가 눈물샘을 자극 했는지...
20여분 달리고 나니 땀이 뚝뚝 떨어지고... 긴 옷을 벗어 허리춤에 묶고.
기차 지나가는 소리에 새소리에 이곳은 더 없는 평화를 간직하고 있다.
이 평화로운 공간을 휘저으며 달린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더 없이 소중하다.
간혹 아직까지 피어 있는 작달막한 늦둥이 코스모스가 계절을 망각 한듯 하지만
나름대로 당당하다.
내 홀로 달리며 당당 하듯이...
집으로 향하는길에...
가수 김현식 노래가 흘러 나온다.
오랫동안 잊도 있던 노래가 흐른다.
저 세상 사람이 된지 이미 오래지만 ....
몇주기가 되는 지 몰라도 방송에서 특집으로 김현식을 얘기 하고 있다.
많이도 듣고 따라 부르고 했던 그의 노래를 들으며 집으로 향한다.
묵직한 그의 노래가 흐린 날씨와 너무도 잘 어울려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만 같다.
이렇게 시월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10월 30일 ... 10km (240km)
9km ... 48'08"
1km ... 5'33"(마무리)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누군가가 심하게 기스를 내 놓고 아무런
연락처 없이 도망쳤다...어제
CCTV판독으로 범인을 찾았다.
산에서 알던 사람이고 평소에도 친분이 있던 사람이다.
와이프가 늦은밤 한 잔 하고 들어 오다가 그만...
나에게 무지 챙피해 하는 것 같았다...연락처라도 남겨 놓았다면
나에게 떳떳 할 수 있었을 텐데...
곰돌이님과 에디쉬님 천리마님이 오셨다...어제밤.
곰돌이님과 에디쉬님은 음악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가 되었고
천리마님과 전설님은 그래도 마라톤에 관한 끝없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빈술병도 시간이 갈 수록 늘어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전설님은 외양간 고치기에 여념이 없다.
패인이 무엇인가 ? 를 다양한 각도에서 천리마님에게 물어 보고 또 물어보고
.....
아침에 짝지님은 일어나기 무지 싫은가 보다.
나혼자 달리려 간다고 엄포를 놓아도 일어나지 않는다.
몹시 괴로워 하더니 그래도 꾸역꾸역 집을 나선다 마눌에게 지면 안된다며...
오늘은 10km 정도 달려 봐야겠다.
어제 적당히 몸을 풀어 놓아서 인지 그리 힘겹지 않게 달려진다.
차분히 가라 앉은 거리에 억새가 고개 숙여 강물과 함께 출렁거린다.
하루가 다르게 불타는 산을 바라보며 다음주에는 산에 꼭 한번 다녀 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라톤에 정신이 팔려 산을 너무 소홀히 한 것 같다.
5키로 지점에서 짝지님이 나를 추월 하려 하기에 더 가지 말고 여기서 턴 합시다.
청평쪽으로 더 달리자는 것을 오늘은 10키로만 하자고 엄살을 피워본다.
서서히 속도를 높여서 달려야 겠다.
술먹은 다음날 스피드를 너무내면 부상당한다고 몸을 잔뜩 사리는 짝지님과 호흡을 맞추어
열심히 달린다.
넘 열심히 달리다가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뱀을 밟을 뻔 했다.
아이고 ~~~머니나~~~독사 같던데 ... 소름이 쫙~~끼친다.
2키로를 남겨 놓고 짝지님은 시계를 누른다.
1키로 5분 2초 야 ~~~
속으로 그래 ~~
그러면 나머지 1키로를 5분 이내에 뛰라는 압력인것 같다.
사력을 다해 본다.
500미터 2분 23초야 ~ 그래 ~~ 정말 정말 사력을 다 해 본다.
1키로 4분 37초야~~~캬~~악...혀가 댓발 나온다.(천리마님 18번)
9키로를 48분 08초에 달리고 마지막 1키로 조깅으로 훈련을 마무리 한다.
형설공님과 아들이 보기 좋게 달리고 계시고 ...
강물위 조각배에 연인이 도란 도란 사랑을 얘기 하고 있었다.
마치 내가 조각배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듯 짜릿했다.
아마도 사랑의 계절인가 보다.
10월 29일 ... 7km (230km)
7km...37'39"
신풀로 사회가 불안 한것 같다.
휴교령이 내려지고 있고...큰아이도 휴교령인지 알고 할머니가
깨우지 않아서 지각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힘겨움을 넘어서니 그곳에 평안함이 있었다.
자신감도 생기고 권태로움도 사라지고 뭔가를 다시 시작 해야
만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렇다.
10시가 넘은 시간 대성리로 향한다.
1주일 만이다.
숲에 가리여 먼 곳까지 볼 수 없었는데 시야가 넓어졌다.
갈색의 메마른 잎들로 계절이 내려앉아 있다.
힘들게 했던 근육들을 살살 달래어 봐야겠다.
몸이 가는대로 달려지는 대로 달려본다.
왠지 성숙 한 것 같다.
대회를 치루고 나니 한층 힘이 생긴것 같고 마음도 숙연해 지고...
마라토너로서 철이 드는 듯 ....
몸과 마음이 편하다.
아~~
달릴수 있어서 행복 하다.
꿩이 야단법석이다.
그들도 나와 같이 행복한가보다.
3.5키로 지점에서 턴 해서 짝지님은 휭~~허니 가버리고 만다.
어느정도 몸이 달구어 졌다.
조금 빠른 속도로 달려 보자.
다리 근육이 솟구친다.
땀이 흐르다가 날린다.
7km... 37분 39초
다시금 몸은 달리기를 원하고 있었다.
바람에 날리고 계절에 부대끼어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이 가슴 한켠에
켜켜히 쌓인다.
10월 28일 ...이틀째 휴식
대회를 끝내고 이틀째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 저기 뻐근한 근육이 느릿느릿 요동을 치는 듯 하다.
또다시 뛰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긴여운을 남기는 대회 뒤의 그 씁쓸함을 마음껏 느끼며 시간을 보낸다.
북한강이 긍금하다.
나를 사랑해 주었던 주로에 선 나무들은 잘 있을까 ?
나를 기다리고 있을것도 같은데...
몸을 많이 가볍게 하고 있을것이다.
노란 은행잎들이 가슴에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데...
가을은 끝간데 모르고 달려만 간다.
주먹 꼭 쥐고 놓으려 하지 않으나 언젠가는 손가락 사이로 물 흐르듯 흘러 갈 것이고...
사진을 보며 님을 대하듯 나를 대한다.
측은한 마음이 간절하게 밀려온다.
나 자신에게...
아~~~ 다 달렸다.
그래도 내가 제일 생기 있네 !!!
무사이 .... 힘!!!
10월 25일 ... 42.195km (223km)
아직은 초보인 달림이인가 보다.
늦은 귀가와 설레임으로 2~3시간 밖에 잠을 못자고
대회장으로 향한다.
안개속 도시는 춘천으로만 향하고 있는 듯 하다.
앞선 차도 춘천으로 , 뒤에 선 차도 춘천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고.
2만명이 넘는 인파가 각양각색의 모양새를 하고 이리저리 무언가를
향하여 움직이고 있다.
많은 천클 식구들과 어찌 하다보니 흩어져 버리고 에디쉬님 전설님과
물품을 보관하고...운동장에서 약수님이 다리에 스프레이를 뿌려 주신다.
몇바퀴 운동장을 돌고 각자 자신의 출발 선으로 향한다.
G그룹...
막상 출발선에 서니 떨림이 덜하다.
이젠 조금만 지나면 오랜시간 쉼 없이 달려야만 한다.
5번째 도전...걷지말고 끝까지 달리자 !!!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이지만 2.5키로 반환점 전 부터 땀이 나기 시작한다.
5키로 지점 의암땜을 통과 하며 잠시 경치에 감탄해 보는 여유가 생긴다.
이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 하는 곳이 이 부분 인것같다.
물결치듯 ... 나도 그중 한점이 되어 있다.
오흡이 안정 되고 몸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가는 듯 하다.
경사도가 심한 오르막 하나를 넘는다.
작년에 달렸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벌써 일년이 지났구나...
내가 다시 이길을 달리고 있으니...엇그제 같은데.
20km...
춘천댐을 오르는 구간에선 많은 사람들이 뒤로 뒤로 쳐진다.
달리던 박자를 놓치지 않으려 무지 나 자신과 싸운다.
댐을 지나 30키로 까지는 그렁그렁 힘듬과 편안함이 반복 되어
달려진다.
30키로를 넘어서니 이젠 서서히 한계점이 다가 오고 있는 것같다.
딱 멈추고도 싶고 ...
그러나 남들 걷고 있는데 나는 달리고 있다는 자부심 하나로 한발 한발
힘은 없으나 달리고 있다.
응원 하는 시민들에게 손도 한번 들어 주는 여유도 부려보고....
37키로를 지나서 부터는 온몸에 부하가 걸린다.
앞으로 5키로만 달리면 된다.
오른쪽 종아리에 쥐가 덤벼든다.
큰일이다.
달려온 시간은 3시간 25분... 4시간안에는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보자 다시한번 다짐해 본다.
30분 정도만 참아 주면 될 것 같은데...
왼쪽 발등에도 쥐가 났다가 사라지고 또 나고...반복 한다.
잘 달래서 완주 하는데 이상없이 해야 하는데...
속도를 낮추고 이리저리 힘의 분배를 해 본다.
살짝 살짝 기미를 보이는 쥐를 잘 달래가며 조절해 본다.
심각하게 달리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분이 오시더니 조그만 약병을 하나
주시면서 먹으란다...꿀물이라며...40키로 지점에서 느끼는 그 힘겨움을
아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 된다.
2키로만 가면 된다.
걷는 사람이 달리는 사람보다 더 많다
걷기 대회인지 달리기 대회인지 가름이 안된다.
앞서 달리던 사람도 힘 없이 걷고...오르막길에선 아예 달리는 사람이 없다.
나만 달리고 있는 듯 하다.
여기 어디쯤 천리마님이 응원 한다고 했는데..
일단 천리마님만 만나면 다 온 것이다.
온몸의 힘을 다 쏟아서 한발 한발 올라 두리번 거리니 천리마님과 기관차님이
앉아 계신다.
천리마님~~~
아~~~~무사이님~~~
이제 끝이구나 이제 그만 달려도 되는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
잘 달리네~~~
얼굴도 보지 못하고 스치고 만다.
누군가 ?
짝지님이 도로에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3시간 58분 15초....긴 시간을 달렸다.
짝지님은 쥐가 나서 3번을 걷다가 힘겹게 달렸다고 한다.
실망 스러워 하는 짝지님을 위로하고,
또 다른 희망을 남겨두고 운동장을 떠난다.
자리를 천리마님 계시는 곳으로 옮겨 도로에 앉아 주자들을
바라보며 이곳을 지나던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나의 이력을 만들 었다.
텅 비어 있는 육체..
전염병 피하듯 피하고 싶은 고통의 순간들을 생각 하면
또 달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 이지만
나는 또 달리고 있을 것이다 .... 아마도!!!
10월 24일 ... 휴식
10월 23일 ...전설님을 응원하며
대회가 다가올 수록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
적지 않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전설님을 옆에서 보며
많은 것을 느낀다.
그래도 나는 믿는다.
전설님의 저력을 ....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루든 이루지 못하던 그것은 중요치 않다.
물론 기록으로 모든 것을 말하기는 하지만 ...
그 목표를 향하여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냐 하는 것이 더 중요치 않겠는가 ?
아마도 후회는 없으리라 생각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레이스를 펼치는 순간 만큼은 최선을 다 하리라 생각한다.
주로의 공기를 마음껏 호흡하고 ...
심장의 고동 소리 마음껏 휘저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최선의 능력을 발휘 하기 바라며..
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고,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라는 것을 느끼며 달리기 바란다.
10월 22일 ...5km (181km)
춘마를 앞두고 많은 감정의 기복이 있다.
때로는 자신감에 넘치다가도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긴장감이 돈다.
요즘 처럼 어슬렁 어슬렁 해서는 ....
대회를 앞둔 마지막 마무리 달리기를 한다며 대성리로 향하는
마음이 사뭇 긴장감을 더 한다.
5키로만 뛰기로 한다.
4키로를 가볍게 몸을 풀어 주고 1키로를 대회 페이스로 뛰라는
짝지님...
약간씩 삭막해지는 분위기를 연출 하는 주로에 들어선다.
한계절을 풍미한 화려함을 거두어 내고 버석 거리는 마른 잎들이
이리저리 날린다.
이 길을 달리기 시작 한지 꼬박 1년이 되었네 !!!
작년 춘마때 부터 들락 거렸던 거리다.
어지간히 정든 거리...어느 곳 하나 눈에 설 익은 곳이 없다.
대회날도 달리면서 이길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힘든 상황이 오면 더욱 그러 할 것 같고...나를 응원 할 것 같고.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지 않아서인지 몸이 무겁다.
뛰면서 몸을 풀어볼 요량으로 달려 보는데 금방 풀리지 않는다.
같이 달리기 시작한 짝지님은 조금씩 앞으로 달려 나간다.
동요 하지 않는다.
4키로를 달리고 시계를 누른다.
대회페이스를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할지 아직 모른다.
나머지 1키로를 아주 힘들지 않게 그렇다고 넘 쳐지지 않게 적당한
선을 찾으려 달리면서 생각 하고 좀더 활기 있게 달려지는 페이스에
촛점을 맞추어 달려본다.
이 정도 페이스면 5분 15초 정도 되지 않나 생각 하면서 달린다.
골인을 하고 시계를 보니 5분 03초... 생각 보다 빠른 시간에 들어 왔다.
마지막 훈련을 기분 좋게 끝냈다.
춘마대비 훈련을 이것으로 끝내고 대회 날을 기다린다.
뿌린 만큼 거두게 하소서~~~!!!
10월 20일 ... 10km (176km)
5km ... 26'57"
5km ... 24'48"
계절이 더디 오는 듯 하더니 어느새 문지방 넘어
방 깊숙이 찾아와 아랫목에 자리 잡고 있다.
몇일 해와 구름이 범벅이 되어 진통을 격고 나더니
가을물 뚝뚝 떨어져 흥건하다.
더이상의 아름다움이 없을 법한 연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주는 노란 은행잎이 갓 태어난 아기 얼굴 마냥 순수하다.
춘마를 앞둔 주중이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지 짝지님 스케즐에 맞추어 오늘은 적당히 달려야 겠다.
10시 30분에 북한강에 도착...5키로 두번 왕복
낙엽을 밀치고 앙상한 코스모스 꽃대를 밀치며 달린다.
진한 황사 때문인지 공기가 탁하다.
강물을 품고 있는 산자락이 탁한 먼지에 휩싸여 지쳐 보인다.
부시럭 부시럭 누군가가 뒤에서 달려 오는 듯 하다.
낙엽이라는 놈이 내 발에 매달려 같이 가자 한다.
얼마 못가서 그는 포기 하고 만다.
5키로를 26분 57초에 마무리 하고...
두번째 세트는 조금 강도 있게 달려 보기로 한다.
생각 처럼 달려질지는 모르지만...
잠시 쉬었던 것이 근육을 경직 되게 했는지 출발 하자마자
다리 근육이 묵직하다.
호홉 하는데 그리 무리 가지 않게 달려본다.
후후 하하...
짝지님은 어느새 나를 추월해 가고 나는 뒤에서 아무리 열나게 뛰어도
제자리 걸음만 반복 하고 있는것 같아서 조금 부아가 나기도 하고...
이 힘겨운 순간만 넘겨 보자 ~~ 그래 저 오르막만 올라서면 내리막이야~~
춘마 가기 전에 5키로를 24분대에 진입해 보자 ~~~ 이런 내 자신과의
대화를 해 가며 거듭거듭 나를 칭찬해 가며 달린다.
자세를 똑바로 세우며 24분대의 숫자를 머리에 그리며 마지막 한걸음까지
최선을 다 해본다 마치 풀코스 42키로를 들어서는 순간처럼 마지막 힘을 들여서..
24분 48초...뜨악 ...드뎌 24분대에 달렸다.
춘마 가기전에 꼭 한번 24분을 보았으면 했는데...꿈이 현실이 되었네 !!!
속도에 대한 공포감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조금씩 공포감이
줄어 드는 것 같다.
10월 19일 ... 휴식
10월 18일 ... 7km (166km)
천클 출발 지점에 차가 몇대 서 있다.
천리마님 형설공님 기관차님 치악산님..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이미 반환해서 돌아올 시간이 된것 같다.
짝지님은 푹 ~~쉬면서 사진 이나 찍는다며 출근 복장으로 나왔다.
남들 뛰는 것 보면 왠지 뛰어야 될 것 같아서 뛰게 된다며...
화창하기 그지 없는 날 자유롭게 달려진다.
울굿불굿 주로에 떨어져 있는 낙엽 밟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서서히
몸을 달구어 본다.
3.5키로에서 턴 해서 5키로 구간 기록이 27분 51초다.
남은 2키로를 조금 빠른 속도로 달려 봐야겠다.
10분 11초...
이 속도가 대회 페이스면 좋으련만 ... 아직은 역부족이다.
에디쉬님 기관차님은 걍 가시고
천리마님 상선약수님 형설공님 전설님 치악산님과 함께 갈비탕을
먹으며 마라톤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웠다.
상선약수님의 폭탄주 이야기가 압권 이였다.
그런 술의 세계도 있구나 !!! 하며....
청년 같으신 몸짱 상선약수님 반가 웠습니다.
산성님이 나오시지 않아서 서운했다.
10월 17일 ... 휴식
10월 16일 ... 21km (159km)
오늘이나 내일 20키로 정도를 달리고 춘마 대비 훈련을 마쳐야 할 것 같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고,,, 오늘 20키로를 달려야 겠다.
20키로를 달리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에 집을 나서니 배가 등에 붙는다.
그렇다고 뭘 먹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고... 빵을 사서 먹어 보지만 그리
땡기지도 아니하고...어제 보다는 기온이 높다.
시간에 상관 없이 조깅으로 15~20키로를 달리기로 하고 짝지님과 두런 두런
이야기 하면서 달린다.
빨간 고구마가 흙위로 얼굴을 내밀고 어디론가 팔려갈 채비를 하고 있다.
어제는 아낙네들이 줄지어 일을 하더니 오늘은 노란 괴짝만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6분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것 같다.
비포장 도로에선 신경이 많이 쓰인다. 발목 부상이 생길까 염려가 되기때문에
여간 조심 스러운 것이 아니다.
청평 다리 밑을 지나 유원지쪽으로 쭉쭉 달려나간다.
유난히 한가한 거리 지난 여름의 떠들썩 하던 거리가 휑 허니 냉기가 돈다.
간혹 음악 소리가 요란 할뿐 인적은 드물고... 포장친 방가로엔 먼지와 낙엽만이
나딩굴고 있다.
10키로 지점에서 턴 하고 매점에서 물을 구입해 한 모금씩 목을 축이고 다시
길을 떠난다.
짝지님은 내 페이스가 짜증 스러운가 보다.
조금 빠르게 간다면서 저 멀리 앞서 간다.
이쯤 되면 으싸으싸 힘이 나야 되는데... 엉덩이가 자꾸 무거워지고 있다.
아마도 먹은 것이 없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력이 뚝 떨어져 있는 것 같다.
멈추고 싶다는 맘과 그럴 수 없다는 맘이 서로 기 싸움을 하는 동안 아득 하게만
보였던 거리가 점점 가까이에 다가오고 있다.
긴 거리를 달리건 짧은 거리를 달리건 달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닌것 같다.
2시간을 달려 내 몸은 빈 껍데기로 남아 버린것 같은 이느낌...
휴 ~~ 하고 하늘을 올려다 본다.
달려도 달려도 다다를 수 없는 곳... 하늘 !!!
한낮의 볕이 따갑다.
따가움 밑으로 음산한 냉기가 돈다.
저녁쯤에 비가 내리기는 내릴 모양이다.
2달 동안 춘마를 대비 해서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했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잘 관리해서 고생하지 않고 완주 할 수 있기를 기원 해 본다.
10월 15일 ... 12km (138km)
5km ... 28'08"
5km ... 25'27"
2km ... 11'52"마무리
큰아들 학교 보람교사 활동이 있는 날이라 아침시간을 잘 조절
해야 한다.
여느때 보다 1시간 빠르게 움직인다.
차가운 날씨에 아직 적응 되지 않아서인지 집을 나서는 순간 한
기가 몰려 온다.
안개비가 내리고 손도 시려오고 거리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
어 가고 있다.
물안개가 흐느적 거리고 산 윗자락은 안개에 덮히여 그저 막막할 뿐...
강가여서 인지 찬기운이 더하다.
런닝복만 입고 뛰기에는 기온이 너무 낮은 것 같아서 긴팔 옷에 긴바지를
입고 달리다가 어느정도 땀이 나면 옷을 벗기로 하고 달린다.
낙엽이 쌓인 길을 사부작 사부작 가볍게 달려본다.
낙엽 밟는 소리가 귓전에 스친다.
노란듯 붉게 물들어 있는 들판 사이로 마지막 열정을 태우고 있는 시들한
코스모스 꽃잎들이 찬 바람에 허우적 거린다.
10여분 달리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5키로를 몸 가는대로 달렸다.
덧입은 옷을 벗어 던지고 마지막 5키로를 강도 있게 달려 봐야겠다.
장거리 달린지가 1주일이 되었다.
이쯤해서 장거리를 한번더 뛰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몸이 장거리 뛰는 것을 잊어 버렸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감돈다.
몸이 기계처럼 일정하게 움직인다.
호흡도 일정하게 유지 되고 내 마음도 평화로워 훨훨 날아가고 있다.
날개가 없기 때문에 인간은 달리는 것 아닐까 싶다.
삐적삐적 땀이 난다.
몸안은 뜨거웁고 살깟은 차갑다.
목을 타고 들어간 찬기운이 따뜻해져 다시 밖으로 나온다....헉..헉..헉..
5키로..25분 27초 !!!
2키로 조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10월 14일 ... 휴식
몇일전 큰아이가 "국가대표"를 보고와서는 꼭 한번 보라고 해서
달리기는 하루 멈추고 영화를 보기로 했다.
항상 아이들 하고 가던 영화관을 짝지님과 함께 하니 조금 어색
하기도 하고 뭔가 이상했다.
관객은 6명...
운동의 종류는 달라도 가슴으로 느껴지는 순간순간의 그 짜릿함
을 느낄 수 있었다.
넘어지고 엎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 운동이라는 것은 언제나 고
통을 수반 하는 것 같다.
춘마 배번호가 왔다.
601번...짝지님 2518번...긴장감이 돈다.
출발선에 선 것 처럼 울렁이네...
10월 13일 ... 15km (126km)
5km ...27'36"
5km ...25'16"
5km ...27'18"
달리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
살이 그을리지만 않으면 좋으련만 ... 날이 갈 수록
여자 이기를 포기 하는 듯 하다.
몇일전 브라우스를 입고 있는 나를 보며 치악산님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나도 부드러운 여자이고 예쁜 옷 입을줄 아는데...
가볍게 몸을 풀고 서서히 달려나간다.
가장 편한 상태를 유지 하며 달려진다.
가벼운 대회용 신발을 신어서 인지 발걸음이 가볍게 떨어진다.
먼저 나와 달리시는 에디쉬님... 힘 !!!
짝지님과 발 맞추어 잘 달려진다.
예전엔 항상 뒤처져서 달렸는데 요즘은 어느정도 짝지님이 속력을
올리지 않으면 함께 달릴수 있는 실력 향상이 되었다.
5키로를 적당한 페이스로 달렸다.
두번째 세트를 어찌 달릴까 생각 한다.짝지님은 중간 정도의 페이스로 달린다고 하고...
일단 출발을 하고 봐야 겠다.
500미터 정도 달리다 보니 제법 속도가 붙는다.
지금 달리는 이 속도로 얼마나 오랫동안 달릴 수 있을까가 의문이다.
중간에 시계를 보지 말고 최대한 열심히 이번 세트가 마지막 이라 생각 하고 달려본다.
내 몸이 박진감 넘치게 활활 타오르고 있는 듯하다.
25분 16초...
마지막 세트는 대회페이스라 생각하고 달려야 겠다.
자꾸 힘듬을 피하려고 하는 이 심리 현상은 나만이 그러는 것 일까?
날이 갈 수록 앙상해 지는 우뚝 솟은 나무 가지 사이로 영화의 한장면 처럼 날아 올라
잠시 머무는 박새 다섯 마리가 내 마음속에 있는 모든 현을 잡아당겨 소리나게 한다.
멀리서 보트가 지나간다.
그 여진으로 물결이 친다.
바닷가 파도소리처럼 철썩철썩 처얼썩 ~~~시선을 붙잡는다.
5키로 3세트로 오늘 훈련을 마치고 점심 먹으며 짝지님과 와인 한잔씩을 나누고
오늘은 어떤 손님들과 연을 맺을까 생각해 본다.
어제는 연인들이 많은 날이였다.
진한 키스를 하는 연인도 있었고 ..
삼겹살집에서 서슴 없이 애정 표현하는 젊은이들...그들이 부럽다.
연인이 아름다워 보이는 계절이다.
10월 12일 ... 14km (111km)
7km ... 38'59"
7km ... 36'29"
열쇠로 꽁꽁 잠구어 놓은 날들을 열어서 환한 햇빛을 받아야만
될 것 같은 날이다.
한장의 통유리를 깔아 놓은 듯 강물의 표면이 매끄러워 그 위를
걷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먼곳 산이 점점 깊이를 더해가고 있네...
그리운 그곳에 가고 싶으나 나 여기서 내가 해야할 일이 있기에
좀더 기다리라 한다.
에디쉬님 짝지님 그리고 나...
오늘 훈련은 15키로 라고 한다.
5키로를 3번 할 것이냐 아니면 7키로를 갔다 올 것이냐 ...
일단 출발해 본다.
어제 가볍게 달려서 인지 그리 버겁지 않게 출발이 된다.
기적소리 들으며 새소리 들으며 ...
시들어가는 나뭇잎에 황색 반점이 점점히 박혀지는 시간 사이로
쉼 없이 달리고 있다.
멀리 강태공이 외로워 보인다.
가서 벗 해 줄까나...
어느덧 7.5키로 지점에 다다르고 물을 구해 에디쉬님과 한모금.
대회 페이스로 달려 볼까 생각 한다.
과연 얼마 만큼 달려 질것인가 ? 나도 긍금해진다.
에디쉬님과 출발 해서 300미터정도에서 형설공님이 달려 오신다..반가 반가하고.
생각 보다 잘 달려진다.
그러나 7키로를 가야 하기에 그리 빡시개 가면 안될 것도 같고 적당한 헉헉 거림을
유지 하며 ... 아마도 뒤에서 형설공이 나를 따라 잡을 것 같기도 하고...형설공님이
뒤에서 밀어 주는 듯 하다.
이 순간을 캡술속에 완벽하게 보관 하고 싶어진다.
내 인생에 생생한 색채를 가해 주는 이 순간이 더 없이 소중함을 느끼며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하여 수 백번의 걸음을 옮겨서 나 여기에 도착 하였네...
보리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 술을 자제 해야 한다는 에디쉬님 짝지님 ...
결국은 동동주 한사발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 뚝딱 해 치운다.
에디쉬님 왈 " 우리 이제 관리에 들어 가자"
지켜질까 ... 만나질 말야야 될긴데요.
술을 끈고 관리 한다는데 나는 뭘 끈고 관리하지 ?
10월 11일 ... 10km (97km)
5km ... 28'32"
5km ... 27'14"
어제의 그 초라함을 잊기 위하여 대성리로 향한다.
포근히 안아 주는 마라톤이 나에게는 있다.
긴 시간 아무런 부담 없이 달리는 것이 나에게는 딱 맞는 달리기임을
느낀다.
어제의 일은 한장 넘어가는 삶의 흔적으로 남기고 정확하게 나를 알고
나를 느끼며 할 수 있는 일에 매진 해얄것 같다.
일요 훈련이 있어야 하는 날인데 오늘은 인천대교 개통기념대회에
출전하는 님들이 많은 관계로 에디쉬님과 짝지님과 무사이뿐이다.
제법 쌀쌀하다.
손끝이 시렵다.
아마도 이젠 장갑을 준비 해야 하는 계절이다.
편함을 유지 하며 서서히 몸을 달구어 나간다.
짝지님은 어제의 술로 빡시개는 뛰지 않고 적당한 속도로 5키로를 달린다 하고
나는 그져 몸이 가는대로 달리려 한다.
느닷 없이 나타난 @~~~때문에 주춤 거리며 에이구 머니나~~
하루가 다르게 앙상해져 가고 퇴색되어가는 코스모스가 안스럽지만
그 또한 자연의 섭리 이므로 그 섭리 그대로를 바라본다.
박새가 높은 나무 가지 위에서 노래한다.
일요일 아침의 한가함을....
8키로에서 10키로 까지 조금 빨리 달린다 라는 생각으로 안정감 있게 달린다.
여느때 보다 향기로운 날 땀을 뚝뚝 흘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10월 10일 ... 3km (87km)
남양주시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다.
어찌 출전 한다고 대답을 했는지 무척 후회스럽지만
약속한 일이기에 ...
무지 긴장이되고 내 정신이 아니다.
마라톤 출발선에서 보다 더 긴장이 된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낯선 사람들이 즐비 하고 천클 식구들이 응원차 와 주고 ...쌍둥이까지 왔다.
출전 선수중 내가 나이는 제일 많은 것 같고 몸은 영 풀리지 않고...
꼴찌는 당연한 것 같은데...
우려 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처음 대하는 트렉... 뭐가 뭔지 모를 긴장의 연속 꼴찌로 출발 되어지는 상황...
오메~~창피 한 것...
그냥 이대로 집으로 가고 싶어진다.
도저히 스피드가 나질 않는다 .몸이 앞으로 가지질 않는다.
마라톤 뛰는 것 보다 더더더~~~ 힘에겹다.
나 보다 뚱뚱한 사람이 앞서고 있네...그래도 저 사람은 추월 해야 하는데...
몇사람을 추월 해서 힘껏 달려 보았지만 ... 창피한 일이다.
쥐 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 가고 싶은 마음이다.
어찌 이런 상황에 내가 놓여 있어야 하는지...
다행히도 꼴찌는 면할 수 있었다.
다시는 이런 무모한 일은 하지 않으련다.
그러나 ..
나름대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10월 9일 ... 7km (84km)
5km ... 25'37"
1km ... 4'46"
1km ... 4'37"
어제 하루를 푸~~우~~욱 잘 쉬었다.
가볍게 5키로 정도 달리기로 하고 짝지님과 주로로 향한다.
태풍의 영향으로 몰아치던 엇그제의 바람은 향기만을 남겨두고
강변을 떠나 버리고 없다.
경쾌하게 달려진다.
장거리후 피로 회복이 잘 되어서 인지
내 몸의 모든 기능이 새로운 활기를 찾은 것 같다.
저 반짝이는 강물 처럼 내 몸과 내 마음도 반짝 반짝 거리고
질펀하게 저 강물 위에 앉아 사랑을 논하고 싶어진다.
마음이 한가로우니 모든 것이 평화로워지고...
날이 갈 수록 퇴색 되어가는 코스모스가 안스러워 눈길을 보내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마지막 남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5키로를 25분대에 마무리 하고서 내일 있을 남양주시 체육대회 대비
1키로 두번을 열심히 달려 보았다.
꼴찌는 면해야 할텐데...
30키로를 달리신 에디쉬님과 점심을 같이 하며 스폰지님에게 안부 메세지
넣었더니 내일 응원 온다고...정말 꼴찌 하면 망신인데~~~
탐스럽게 피어 있는 노란 가을 국화가 그리워진다.
10월 8일 ... 휴식
10월 7일 ... 36km (77km)
매 5km 28'08"/27'43"/27'53"/27'28"
26'46"/27'04"/27'35" (3시간 12분 37초)
1km 마무리 조깅
춘마 대비 마지막 장거리 훈련을 하기로 한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 날 수 있으면 밥을 먹고 적당히 소화시킨 다음에
훈련을 해야겠다 했는데 늦은 귀가로 아침 시간이 분주 하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왠지 찹쌀떡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방앗간을
전전 하지만 아직 떡이 나오지 않아 늘상 먹던 빵으로 요기 거리를
준비 한다.
차 안에서 카스테라 한쪽 씩을 짝지님과 나누어 먹으려 하는데 짝지님 왈...
오늘 나는 40키로를 뛰고 자기는 45키로를 뛰면 딱 시간도 맞고 그렇게 뛰어야
한다는 짝지님 말에 부드러운 카스테라가 벽돌처럼 딱딱한 덩어리가 되어
목에 걸린다.
속으로 30키로만 달리겠다 마음 먹고 있는데 풀을 뛰라고...빵이 목에 걸려 넘어가질
않는다....고독하게 달려야 하는 것에 대한 힘겨움이 마구마구 밀려온다.
일단 30키로를 달려 보고 상태가 좋으면 5키로 정도만 더 달리기로 혼자 마음을 정한다.
강물은 바람이 거셈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출렁거리는 물의 높이가 제법 높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흙먼지를 와락 품에 안겨주고 도망가고 다시 오고를 반복한다.
비장한 결심이 있어야 장거리를 달릴 수 있다.
두근 거리는 맘 때문인지 빨리 출발이 되지 않는다.
짝지님과 5키로를 몸 푸는 것으로 달려 본다.
켠디션은 좋은 것 같고... 적당히 편한 상태로 달리야 겠다.
이제 5키로 1세트를 달렸으니 앞으로 6번은 반복 해야 하는데..
편하게 즐겨 보자 ... 포기하지 않으면 몇시간 후엔 뿌듯함이 있을 것이다.
10키로를 달리고 나니 달리는 것에 완전히 몸이 적응 되어 가는 듯 하다.
1.5키로 에서 2키로 구간엔 어찌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지 옆으로 자꾸 밀쳐진다.
찬서리 맞아서일까 웅장하던 코스모스가 반은 지고 말았다. 풍성하던 꽃대도 앙상하기만 하고...
앙상한 가지가 그늘을 만들고 그 그늘이 너울 너울 춤을 추고 있다.
너울 거리는 실루엣에 정신이 팔려 달리다 보니 앙상한 코스모스가 와락 내 품에 안긴다.
쓸쓸한 가을을 얘기 하며 사랑을 갈구 하는 듯 ... 요동치는 내 가슴에 안겼다 뒤로 밀려 난다.
20키로 를 달리고 파워젤을 하나 먹어 본다.
빵 두 쪽을 먹고 20키로를 달렸으니 배가 고파오지 않아도 하나는 먹어야 될 것도 같고
대회에 가지 전에 미리 먹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유연하게 꿈틀거리며 주로를 누비는 @~~~~은 반짝반짝 빛을 내면서 가을 햇살아래 제 세상이다.
수시로 흙먼지가 온몸을 뒤 덮는다. 마치 사막을 달리는 듯 하다.
25키로... 서서히 부하가 걸리기 시작한다.
다리에 모든 근육이 곤두서고 팔 움직임이 서서히 힘겨워온다.
육체와 정신이 불리 되었다 다시 하나가 되고를 수 없이 반복하며 30키로를 달리고서
30키로를 넘어 5키로를 더 달려보고 얼마나 속도가 줄어 드는지를 보려 한다.
인간의 한계점 이라는 키로를 넘어서며 한 순간 한 순간 소중하게 혼신의 힘을 다 하여
내 디딘 걸음이 하나의 숫자로 남는다.
다행히도 별차이 없이 마지막 5키로도 달려졌다.
40키로를 달린 짝지님..이제 그만 달리셔요 하니까 5키로를 구지 더 달려야 한다고 한다.
그럼 2키로만 더 달리고 끝내자 하니 그래도 마지막 5키로를 꼭 달려야 한다고..아무도 못 말린다.
측은 해 보여서 속이 상했다.
이렇게 힘든 것을 왜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
다행히 짝지님이 45키로를 무사히 달렸다.
온몸은 흙먼지와 흘린 땀이 소금이 되어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 하다.
강변에 몇시간 동안 머물며 거렁뱅이가 되어 마주 보며 긴 한숨을 몰아 쉬고
허탈함 속에 꽉찬 자신감을 손에 웅켜잡고 함께 힘겨워 하고 함께 달려준 강물을
뒤로 하고 삶의 터전으로 향한다.
내 몸안에 불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의 남김 없이 버리고 버려서 나비처럼 가벼운 몸이 되었다.
이런 알싸한 맛 때문에 달리는 것인가 ?
마지막 장거리 훈련을 별 무리 없이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10월 6일 ... 휴식
10월 5일 ... 20km (41km)
10km ... 56'10"
10km ... 55'56"
연휴를 끝내고 저마다 일자리로 나서는 월요일 ...
서로의 안녕을 물으며 좋은 말이 오고 가고, 먹거리가 풍성한
명절이였다.
아직 차갑지 않은 날씨인데 어찌 이리도 이부자리를 박차고 나오기가
힘겨운지 모르겠다.
일어났다가 다시 누웠다가를 수 없이 반복 하다가 겨우 겨우 집을 나선다.
철분제 하나와 비타민 한알을 입에 넣고서 습관처럼 그리로 향하고 있다.
오늘은 어찌 훈련을 해야 할까 ?
오랫만에 길게 청평유원지 쪽으로 갔다 오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그리 하기로 한다.
켠디션 조절차 편안하게 장거리를 달리기로 한다.
짝지님과 동반주 하기로 약속을 하고 출발한다.
어느때와 달리 편안하고 다리도 그리 무겁지 않다.
엉성해진 코스모스 꽃길이 차가운 바람에 쓸쓸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폴폴 날리는 먼지...@~~~~이 지나간 자리...강아지풀 떨어져 나딩굴고...
드문드문 억새가 바람에 밀려 힘 없이 강물을 배경으로 왔다갔다를 반복한다.
강물 위 투명한 공간...
저 공간에는 무엇이 존재 하고 있을까 ?
저리도 맑고 투명한 곳엔 도대채 무엇이 있는 것인가 그져 아무것도 없음 인가?
아님... 무언가 존재 하고 있음으로 평온 한 것 일까?
이러저러 생각을 하면서 어느덧 다다른 곳이 청평 다리 밑이다.
이쯤에선 몸이 풀려서 편안하게 달려져야 하는데 처음과 달리 그리 편하게
달려지질 않는다.
오랫만에 와서 인지 낮설기도 하고 똑같은 거리 일진데 더 길게 느껴지기도 하다.
다리발에 노란게 씌워진 10 km...
500미터 정도 와서 음료를 구해 목을 축이며 이러 저러한 얘기를 한다...정겨운 아줌니 !!!
짝지님은 조금 빨리 달린다며 앞서가는데 나는 이상하게 엇박자가 난다.
일정하게 흐름을 타지 못하고 안정이 되지 않는다.
갈비뼈 아래쪽이 땡겨서 달리기가 여간 힘겨운게 아니다.
허리 아래 부분이 자꾸 뒤로 밀리는 듯 하고 영 안정이 안되는 것이 심각하다.
호흡을 정리하고 자세를 바로하고 하지만 쉽게 조정이 되지 않는다.
주로에 경찰 아저씨가 어디서 오셨어요? 대성리에서 왔어요? 한다.
네 ~~ 대성리에서 왔어요...화이팅 !!! 하며 응원을 해 준다.
그 순간에는 전혀 힘들지 않은 척... 잘 달리는 척 하며 달린다.
14키로 정도가 지나서야 조금 나아지는 듯 ...
얼마전 까지만 해도 피하고만 싶었던 햇살이 오늘은 딱히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달리기에 정말 좋은 날씨다.
적당히 따사롭고 적당히 바람불어 좋은 날이다.
단지 몸이 따라 주질 않을뿐...
짝지님은 나보다 한 1.5키로 이상 앞서지 않았을까 생각 하는데...
17키로 지점에 짝지님이 몸을 이리저리 풀며 서 있다.
아니~~~어디 부상이 있는가???
왜???
저기에 서있을까 ?
여러 생각이 오고 간다.
밤 몇톨 줍다가 같이 가려고 기다렸다고 ...깜짝 놀랐다.
짝지님을 만나니 힘이 생긴다.
20키로까지 3키로가 남았으니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 피치를 올려 봐야 겠다.
하나 둘 하나 둘 정확하게 서로 발을 맞추어 달린다.
서로 아무런 약속도 없었지만 둘이서 달릴때가 가장 편안 하다... 서로가 너무 잘 알기에 경쟁할
필요도 없고 의식 하지도 않고 다만 내가 짝지님을 조금이라도 따라 가려고 하는 마음만 있을뿐이고
짝지님은 마눌이 조금이라도 잘 달렸으면 하는 마음만이 있을뿐...
18키로에서 19키로를 5분 9초...19키로에서 20키로까지 5분 3초로 골인한다.
이번주에 장거리를 한번 뛰어야 하기에 오늘은 더이상의 훈련을 하지 않고 밤속 넣은 송편 하나를 입에
넣고 맛으로 피부로 눈으로 가을을 느낀다.
평온한 강가에 계절을 잃어버린 매미울음이 왠지 쌩뚱맞다.
10월 4일 ... 14km(21km)
1km...조깅
5km...25'52"
8km...43'35"
이틀 동안 일도 안하고 달리기도 안하고 편안하게 쉬었다.
좀더 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일요훈련에 임하기로 한다.
산골짜기에 내려 앉은 안개가 해를 받아 신비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닭사장님 에디쉬님 치악산님은 일찍이 나오셔서 달리고 계시고...
천리마님과 전설님 무사이는 1키로 조깅..
기관차님과 스폰지님이 도착하고 ...
5키로...
이틀 동안 쉬어서인지 다리는 가볍지만 자세가 안정 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호흡에 박자를 넣어서 몸 전체에 기를 넣어 보기도 하고 나름대로 박진감 있게 달려
본다.
25'52"... 첫 세트 치고는 잘 달렸다. 휴식의 효과가 있는 듯...
8키로...
첫세트를 천리마님이 넘 빡시게 달리는 바람에 종아리 근육이 땡긴다고 짝지님은 힘겨워한다.
4키로 구간을 왕복 하기로 하고 적당한 페이스로 무리하지 않게 달려야 겠다.
일정한 속도와 편안한 자세를 유지 하며 그리 힘겹지 않게 달려지고... 닭사장님과 치악산님을
만나고서 ....힘!!! ... 아자자자~~~
주로에서 님들을 만나면 왜 그리 목소리가 커지는지...나도 깜짝 놀란다 내 목소리에...ㅋ ㅋ
완연한 가을 날씨다.
바람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아니하고 ... 살깥에 와 닿는 느낌이 보드랍다.
보드란 바람은
내 몸 구석 구석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43'35"... 5분 30초 정도 페이스로 달렸다.
회원님들과 갈비탕으로 아침겸 점심을 하고 언제나 즐겁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한 마라톤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아직 미숙한 나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인 듯 하다.
20일 남은 대회에 대한 설레임이 밀려온다.
10월 3일 ... 휴식(추석)
10월 2일 ... 휴식
10월 1일 ... 7km (7km)
새로운 달이 시작 되었다.
추석을 하루 앞둔 날이라서인지 시작이라는 생각 보다는
시간의 끝을 잡고 있는 듯 하다.
유난히 과실이 풍부한 올 추석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풍요로울 수 있을 것 같다.
장거리 훈련에 대한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다.
가볍게 5~10키로를 달려 주자고 하고 북한강으로 향한다.
10시 30분...
달리기에 조금은 더운 날씨이지만 바람이 불어 주어 상쾌함을 준다.
묵직한 뒷다리 근육이 내 육신을 밀쳐낸다.
어제 보다는 몸 상태가 좋은 것 같다.
달이 바뀌어서인지 나무들이나 풀잎들이 어제의 것과 많은 차이가 있고,
바람 내음 또한 어제의 것과 확연히 다름을 느끼게 된다.
3.5키로에서 반환하여 늘어진 몸과 마음을 가다 듬으려 속력을 내어 본다.
아직도 편안한 달리기가 되지 않고 있음을 느낀다.
짝지님 왈 "힘이 팍팍 생겨서 그냥 박차고 나가야 하는데..." 바라는 바 이지요!!!
계절의 깊이를 더 해 가는 10월달... 내 자신의 깊이와 마라톤에 대한 깊이를
함께 키워 가는 한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내 앞에 펼쳐진 날들을 설계해 본다.
길게 달리고
멀리 보고 달리고
내 몸을 사랑하며 달리고
마라톤을 마라톤 처럼 하며 늘 사랑하는 마음 저버리지 말고
힘겨움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는 짜릿함에 중독 되어 보자.
첫댓글 그동안 열심히 훈련하신 결실을 춘마에서 수확하시길.....무사이님 ~~힘!
매미 그애 왜그래요? 누구 닮았나? ㅎㅎㅎ
무사이님 일요일날 브라우스 입은 모습 진짜 너무 이쁘시더군요...(평소와 다른 모습이라...너무 이쁘셔서 샘이나서 그랬나...!!) 한송이 가녀린 흰장미 같은시던데요
아부 접수 합니다....치악산님 힘~~~!!!
저도 일요일이면 런너들과 함께 북한강을 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이번 일요일에는 초등학교동문체육대회에 참가하느라 못갔습니다. 배구하고, 계주 달리기하고.. 종합2위 했습니다.. 무사이님, 힘.
으악~~!! 24분대~~~미쳤구만~~!!!! ^^ 축하합니다. 경이적인 기록~~23분대를 위하여~~~ 고~~고~~~힘
계속 고~~고~~고~~해야 전설님 그림자라도 잡을 긴데요...힘!!!
에디쉬님이 마련한 소고기 파티 혼자서 3분2를 드셨으니 기록 무지하게 잘나올것 같네,, 번호판 바꿔 뛸까. 예상기록 3:35'00"-3:42'00" 힘!!!
마무리 훈련 잘하셨네요! 전설님과 함께 천마클 회원님들과 함께 춘마를 위해 노력한 그동안의 결실을 맺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무사이님.. 전설님 ...화이팅!! ~~~힘
춘마에서 멋진 추억 만들고 오시길요~ 무사이님 히임!~
회복주가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다시 몸이 원하고 있는 달리기를 시작하심에 두 팔들어 환영합니다. 무사이님 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