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책을 한권 구입하려고 서점엘 들렀다.
내일이면 강원도로 건너갈 텐데 기회가 되면 화천,
감성마을에 사는 이외수선생을 뵙고 싶다.
그런데 빈손으로 가기는 뭣하니까 ‘Hello! 아빠육아’라도 드리고 싶다.
그분이라면 내 얘기도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책이 품절이란다.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한 준엽이네로 간다.
집안에서 관악산과 청계산이 보이는 훌륭한 아파트(?)다.
아주머니 다섯 분이 학교행사에 대해 의논을 한다.
회의가 마친 다음에야 인사를 나눈다.
과천을 뜬지 5년이 넘었음에도 알아보는 분이 있다.
쑥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한다.
동갑내기 친구는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서고, 곧이어 두 분도 자리를 뜬다.
준엽이엄마랑 가야금을 하신다는 분과 차를 마시고 얘기를 한다.
다향이는 혼자 방안에서 논다.
다향이의 견문을 넓혀주기 위한 여행인데 지인만 만나면 다향이는 외톨이가 된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는다.
물론 다향이의 소원이고, 피자는 여지 것 맛본 적이 없는 타코야끼 맛이다.
피자위의 토핑이 게개 선 문어와 새우, 타코야끼 소스라니, 참 독특하다.
덜 느끼해서 좋다. 점심식사를 하고 헤어진다.
신도림으로 이동한다. ‘버블버블 레이저쇼’를 관람하러 간다.
다향이가 서귀포시 컨벤션센터 1층에서도 공연하는 비눗방울 쇼를 보고 싶어 했는데
잘됐다. 비눗방울을 가지고 노는 게 신기하다.
하지만 다향이가 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든다.
의자에 기대 잠을 자는데 눈앞이 번쩍거린다. 레이저쇼!
공연장을 나서는 다향이가 시시했단다.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관람 올 정도였으니 그럴 수밖에.
“다향아, 집에 가서 누리언니랑 놀까? 아님 홍대 앞에 가서 거리구경을 할까?” 물으니
홍대 앞에 가잔다. 그래 지하철로 다섯 정류장을 더 간다.
지하철을 빠져나오는데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활개치고 걸을 수가 없다.
다향이의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노점상이 길게 늘어서 있고, 선남선녀들이 길에 가득하다.
다향이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노점 앞에 멈춘다.
그러더니 반지 하나를 만지작거린다.

황금색반지인데 장미꽃문양이다.
꽃 가운데는 다향이가 좋아하는 다이아몬드(?)도 박혀있다.
하나를 구입하려다가 두 개를 산다.
며칠째 신세를 지고 있는 누리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하나는 누리에게 줄 생각으로 반지 두 개의 값을 지불한다.
진열장 가득 예쁜 케이크가 놓여있는 제과점을 지난다.
모 소주를 홍보하는 팀이 보인다.
길이가 버스하고 같다는 흰색 리무진이 지나간다.
홍대 안으로 들어가니 뉘엿뉘엿 해가 진다.
그 고요함이 싫은지 풍물소리가 들려온다.
그 풍물패 뒤를 밟는다.
조금 전에 올라온 길과는 다른 길로 간다. 그길 역시 사람들로 붐빈다.
다향이 눈엔 모든 게 신기한 모양이다.
노점에서 판매하는 액세서리가 다른 곳과는 다르다.
독특한 디자인과 문양에 값도 저렴하다.
자꾸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는 다향이.
“다향아, 마음에 들면 하나 사도 돼.”
“진짜? 그런데 값이 비쌀 것 같아.”
“아빠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면 먼저 얘기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골라 봐.”
다향이가 고민에 빠진다. “음!” “음!” 거리면서 노점을 오간다.
“아빠, 이거. 카메라목걸이 사줘.” 그래 일만 원을 지불한다.

눈길 가는 대로 거리구경을 하는데 멋진 노래가 들려온다.
소리 나는 곳을 쫓아가니 상상마당 앞에서 다섯 명의 음악인이 공연 중이다.
상상마당 2주년기념 콘서트란다.
거리에서 훌륭한 공연을 만나다니 운이 좋았다.
서너 곡을 들으면서 사진을 찍는데 다향이가 심드렁하다.
그래 재미없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샤이니가 더 좋단다.






‘어휴!’ 한숨이 나오지만 어쩔 수가 없다.
저 때문에 클럽구경도 못하고 있는데 싶지만 마음을 고쳐먹는다.
‘34년의 간극을 어떻게 채우랴?’ 싶어 귀가를 서두른다.
내일아침엔 강원도로 움직여야겠다.
엉뚱한 일(?)로 일정이 많이 지체되었다.
동무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