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노래, 두 개의 선언
홍 순 명
나는 1936년생으로 국민학교 3학년까지 군국주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어릴 적 기억은 나이를 먹어도 바래지 않는지 지금도 ⸢우리는 대일본 제국의 신민입니다.....천황 폐하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열심히 단련하여 훌륭한 국민이 되겠습니다."와 같은 황국신민의 서사라든가, 여러 군가의 가사까지 고스란히 기억에 떠오릅니다. 단어의 뜻도 알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외웠을 뿐입니다. 학교 현관에는 聖戰完遂 鬼畜米英이란 간판이 걸리고, 교실에는 천황의 궁 앞의 모습과 일장기 그리고 楠木正成의 흑백사진이 게시되었으며, 그런 것이 소년시절을 회상할 때 떠오르는 마음의 원풍경이었습니다.
또 한국전쟁 당시 롤러를 타듯이 북상 남하하던 전쟁터도 체험하였기 때문에 지상전의 비극을 겪었던 오키나와인과 내적 동질감을 느낍니다. '이마이칸 뉴스'가 도착하여, 오키나와 집회의 기사를 읽으니, 각별한 기분이 들면서 평화를 바라는 기도가 진심으로 나왔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화해의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가......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험입니다.
함석헌 선생은, 우치무라 간조는 일본에 의한 36년의 식민지 불행을 상쇄할 만하다고 하였습니다. 서구화한 그리스도교가 아니라, 참 애국심을 배웠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함 선생도 우치무라 선생이 왠지 한국을 일본의 보호하에 둔다는 가정을 하신 것 같다며 김교신 선생과 함께 아쉬워하였습니다.
송두용 선생은, 마사이케 진 선생이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였으니 무어라 죄송한 말씀이 없다."라고 하자, "우리쪽이야말로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게 하여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송 선생은 바빌론에 잡혀갔던 사람들의 편에서 말한 게 아니라, 예언자 예레미야의 정신을 말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한반도의 전쟁을 막고, 일본이 다시 전쟁국가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 최선의 방법은 평화헌법과 평화공동선언입니다. 하나님은 노아에게 계약의 증표로 무지개를 보여주셨습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도 두 번 다시 비극과 고통이 없도록 은혜의 약속으로서 아름다운 무지개를 주셨습니다. 이런 조용한 바람이 불어와 새로운 세계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웅대한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인류가 두 번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불평등의 눈물도 흘리지 않고,
피조물의 호흡이 멈추지 않고,
넓은 들에는 꽃이 피고,
모든 사람이 자신의 나라에서 행복에 가득차 살기를,
이사야의 예언이 실현될 날이 오기를 기도합시다.(전 홍성풀무고 교장)
첫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