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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스크랩 청춘 그 쓸쓸함 - 구룡포-양포
남연 추천 0 조회 54 11.05.25 12:5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21 km 6.5시간 정도  20110507.gpx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200번 버스를 타고 구룡포 환승센타에서 양포까지)

 구룡포항 부두의 비릿한 생선 내음으로 시작합니다.

 늘상 보는 포구의 풍경이기에 새로운 감흥은 생기지 않지만

나에게는 익숙한 일상도 또다른 그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한장면이 될 수도 있겠지요! 

 

 각시붓꽃의 색이 계절의 여왕인 오월처럼 무척이나 생기발랄 합니다 

 오수가 배출되는 하천의 열악한 환경에도 유채의 색은 곱기만 합니다.

 

 문득 사장에 메어진 빈배 

텅비어 있기는 하지만 끈에 묶여 바다를 맘껏 활보하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한구비 돌 때마다 새로운 경치에 사진기를 눌러 보지만 눈으로 보는 것과는 차이가 납니다

 폐가와 무너진 돌담이 눈에 자주 들어 오는 것은

인생의 반환점을 훨씬 지났기 때문이라는 자괴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보는 이 풍경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도 그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밀물이면 섬이되는 경치도 지나고 정자에 편히 쉬고있는 광경도 지납니다 

담너머 아카시아 향기도 진하고, 복숭아도 익어 갑니다.   

눈은 그림같은 산책로를 보지만 생각은 다리위를 지나고 있습니다. 

 버섯모양 쉼터도 지나고

 다리아래 부드럽게 찰랑이는 물결에 마음도 흔들의자에 앉은 것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초록빛 빛이 나는 파래도 보고  

책을 쌓은 듯한 절리도 지나고

  바다 한가운데까지 뻗어 있는 여를 지나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로 들어서서 

 몇백년된 노거수 옆에 피어 있는 손톱보다 더 작은 꽃마리를 바라봅니다.

삶이란 서로 다르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 이겠지요!

 백사장 예쁜 해변 지나고

 폐양식장도 지나고

 예쁜 정자와 보호수도 구경하고

해당화 붉고, 익어가는 앵두나무를 지나  

모판 찌고 있는 들판도 바라봅니다.  

 구멍 숭숭 뚫린 바위도 보고

 벌레 먹은 바위도 구경합니다

사색에 잠긴 친구녀석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하지만 그만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골목길 돌아 들어가니 모란, 양귀비, 황매가 반겨줍니다. 

 구룡포에서 영암까지 오는 길가에는 유일한 슈퍼에서

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풀고 할머니와 얘기도 몇마디 나눠 봅니다.

예쁜 팬션 지나고 

저 끝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길을 따라  

바위섬 아름다운 신창리에 도착합니다.

오래전 애들이 초등학교 때 이 곳 31번 국도를 따라 자동차 여행을 하다 다시 한번 오고 싶었던

그 장소 인 것 같습니다. 하도 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정확한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재수좋은 날입니다. 잊고 있었던 애들과의 좋았던 기억도 덤으로 얻었으니 말입니다.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숨가프게 달려온 삶처럼 오늘도 쉬임없이 걷고 또 걸어서  

버스 기다리는 시간 만큼 남은 짧은 젊음을 바라봅니다.

 

<청춘 그 쓸쓸함>

 

파릇하게 돋아나는 여린 나뭇잎처럼
반짝이며 넘어오는 빛나는 아침 햇살처럼
우린 그렇게 맑은 이슬로 만났습니다.

한 줄에 마음 엮은 스냅사진처럼
앨범만 넘기면 돌아올 것 같던 세월은
어느듯 숲길 저편으로 흘러갔습니다.

숲길은 깊고도 멀기만 한줄 알았는데
세월은 꽃가루 흩날리듯 흘러가고
이슬은 흰머리칼만 남기고 사라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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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5.25 17:25

    첫댓글 감사합니다 .한번 걸어 봐야겠네요^^

  • 11.07.27 17:30

    가끔 자전거를 타는 구간이지만 사진으로 보니 너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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