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의 80%는 한 번 이상 갑작스러운 요통(허리 통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흔하다보니 질병으로 인해 휴가를 내는 원인 가운데 두 번째로 많고, 사회적 후유장애를 남기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합니다. <요추의 4대 질환>인 요추관 협착증, 퇴행성 디스크 질환, 요추간판 탈출증, 요추 전방 전위증 등 4개 질환의 양상과 그 원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요추관 협착증
척수신경을 뒤쪽에서 둘러싸고 있는 척추관절과 앞쪽에 자리잡은 디스크가 서서히 변성되면서 신경구멍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혈액순환이 안되면 엉덩이 혹은 다리나 발이 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걸을 때 엉덩이와 종아리의 옆과 뒤가 터지는 듯 통증이 온다. 이밖에 바로 눕거나 엎드려서 자는 것도 힘들고 빨랫줄에 빨래를 널거나 옷장 선반에 물건을 얹는 일도 힘이 든다. 등산 시에는 올라갈 때는 괜찮은데 내려올 때면 다리통증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질환은 35세 이상의 연령에서 시작되고 50~60대에서 잘 발견된다.
2 퇴행성 디스크 질환
디스크가 밧줄을 꼴 때처럼 비트는 힘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퇴행성 디스크가 생긴다. 디스크가 약해지면서 관절에 미세한 불안정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원래 디스크에서는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미세한 움직임이 점차 많아지고, 디스크 내의 손상부위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은 주로 허리에서 발생한다.
앉아 있기가 힘들고 일어날 때면 허리가 쫙 펴지지 않아서 천천히 일어나게 된다. 특히 방바닥에 오래 주저앉아 있으면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이 온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치료만 해도 대개 호전되지만 극히 일부에서 통증이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수가 있다.
그런데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는 대체로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엠알아이(MRI) 정밀검사를 시행해 보았더니 30세 연령 중 25~30%에서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들이 관찰되었지만 통증은 없다고 했다는 보고가 있다. 노화와 통증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고령이 되면 디스크가 완전히 퇴행되어 버린 까닭에 통증의 원인인 염증성 단백질들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안정화 상태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오히려 드문 편이다.
3 요추간판 탈출증(디스크병)
디스크 중심부에 있는 젤 타입의 물렁물렁한 수핵이 질긴 테두리인 섬유테를 뚫고 빠져나와 생기는 병으로, 가장 흔하다.
노화에서부터 외상,누적된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디스크병은 특히 제4·5번 요추 사이와, 제5번 요추와 천추 사이 디스크에서 많이 발생한다. 몸무게의 부담을 많이 받고 허리 움직임이 잦기 때문이다. 전체 디스크 병의 90% 정도가 여기서 발생한다. 연령별로는 3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수핵의 수분과 신축성이 감소하는 반면 활동량은 많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갈라지고 찢어지면서 요통과 골반통증, 심하면 허벅지 부위의 통증이 발생한다. 탈출된 수핵이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하면 다리 밑으로 당기거나 저리고,감각이 저하되거나 마비되는 증세가 생긴다. 엉덩이에서부터 다리 뒤쪽 정중앙 종아리쪽과 발바닥과 새끼발가락 쪽으로 감각저하, 저리고 당기는 통증 등이 발생한다. 발목으로 미는 힘이 떨어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양쪽 다리 마비,감각 소실 등과 함께 대·소변을 가누지 못하는 '마미총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응급수술을 요하는 경우로, 디스크 파열로 인한 신경의 압박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4 요추 전방 전위증
척추관절이 어긋나 위뼈가 아래뼈 앞으로 밀려 나온 것을 말한다. 척추의 노화(퇴행성 요추 전방 전위증)와 선천성(협부 결손형 요추 전방 전위증)이 있다. 젊은 사람이라면 대개 선천적인 경우가 많다. 척추의 뼈와 뼈 사이를 고리처럼 연결해 주는 '협부'가 제대로 붙지 않은 것이다. 이밖에 체조선수들처럼 지속적으로 허리에 무리가 가서,사고로 인해서,척추 수술이나 염증이 원인이 돼서 전방전위증이 올 수도 있다.
대략 남성들의 5~6%, 여성들의 2~3%는 요추 전방 전위증을 갖고 있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일을 하고 있거나 과격한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1)퇴행성 요추 전방 전위증
대체로 체중의 부담을 많이 받는 하부 요추(4번 5번 요추 사이)에서 빈발한다. 척추가 어긋나면 척추신경통로가 좁아지고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아랫도리로 신경통이 내려간다. 중년이상의 여성한테서 흔히 발견된다.
병이 한참 진행된 경우라면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고 대·소변이 시원치 못하다. 종아리가 알통이 생긴 것처럼 단단해 질 수도 있다. 걸음걸이도 불안정하다.
(2)협부결손형 요추 전방 전위증
전체 인구의 대략 5%에서 발견된다. 5번 요추에서 주로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협부가 안 붙어서 그렇다는 견해가 있고,5세와 7세 사이에 협부에 스트레스가 반복돼 골절이 왔다는 의견도 있다. 사고나 외상의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환자의 80%가 질환 여부를 전혀 몰랐다는 보고가 있다. 통증은 협부의 결손 그 자체로부터 올 수도 있고,결손 부위 주위의 연부조직(인대 근육 등)이 자극을 받아 생길 수도 있다.
요통의 원인은 잘못된 습관 탓
요통의 원인은 현대인의 생활습관에 있습니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척추에는 나쁜 영향이 미칩니다. 똑바로 누워 있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부하를 0이라고 하면,서 있을 때는 100, 똑바로 앉아 있을 때는 140, 구부정하게 앉아 있거나 물건을 들 때는 200 이상의 힘이 척추의 물렁뼈 즉 디스크에 전달됩니다. 또한 운동을 적게 하는 경향으로 인해 비만이 많아지고 척추 주위의 근육과 체력은 약해져서 허리가 부실해 질 수밖에 없죠.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생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요즘에는 초등학생들한테서도 디스크 병이 발견되는 사례가 간혹 있는데요 다리에 통증이 있고 저리거나 심하게 당긴다고 하면 성장통 정도로 치부할 게 아니라 신경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요통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치료를 어떻게 받았든 환자의 50% 정도는 2주 이내에, 90% 정도는 3개월 이내에 통증에서 해방되기 때문에 가벼운 요통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5~10%는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상하다 싶으면 전문의를 수소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