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5월23일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피다
노란 금계국과 붉은 장미로 세상이 환하다. 꽃들이 부르는 소리에 온종일 귀가 간지럽다. 바람에서 초록 향기가 난다. 장미 담장 아래서 카메라를 켜고 꽃을 가져오면서 어쩌면 이렇게 고우니? 물어보곤 한다. 꽃이잖아 하면서 활짝 웃어준다,
개망초가 길가에서 해맑게 웃는다. 키가 크고 날씬한 몸이지만 결코 가냘파 보이지 않는다. 줄기가 꽉 채워져 있어서 그런가보다. 산책하다 보면 밭 전체를 개망초 정원으로 만든 것을 본다. 멀리서 보면 안개꽃처럼 보여서 걸음을 멈추고 꽃 멍을 한다. 어려서는 소꿉놀이하면서 달걀반찬이라고 조개껍데기 접시에 담아서 돌 밥상에 올려놓은 추억이 있다. 호박꽃으로는 계란말이를 만들고 개망초는 계란후라이를 만들었다. 여자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밥 짓고 반찬 만들고 밥상 차리면서 놀았나보다,
시골집에 올라가다 보면 낙동강 변에 어느 화가의 작품인지 노랗게 물감을 쏟아부은 기막힌 작품을 볼 수 있다. 상큼하고 상냥한 아가씨들의 군무를 볼 수 있다. 5월에는 어디 가든 금계국 천국이다, 아침마다 그녀를 만나러 일부러 일찍 산책하러 나선다. 이른 아침에 그녀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 마음에 꽃등이 켜진다.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꽃에 인사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나의 신에게 감사한 마음을 보내며 말 그대로 꽃길을 걷는다.
연지못은 낮에는 금계국이 꽃등을 환하게 밝히고 해가 지면 연꽃 등이 켜지면서 연지못을 환하게 밝힌다. 우리 동네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어느 호수가 이렇게 고울까?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한다면 경산 진량에는 연 저수지가 있다. 나폴리 호수를 가 본 적이 없어서 나는 연 저수지를 나폴리라 부른다, 미라보다리도 만들고 나폴리 호수도 만들고 아름다운 장미정원도 만들었다. 나의 삶이 시고, 시가 나의 삶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