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행로...
"전혀 닮지도 않고 성격도 정반대인 프랭크와 잭은 삼류클럽을 전진하는 피아노 연주자. 매사에 낙천적이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프랭크에 비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잭은 모든 일에 무관심한 채 오로지 피아노 연주에만 몰두한다.
15년 동안 한결같은 이들의 레파토리가 더이상 손님들의 관심을 끌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이들은 여자 가수를 기용하여 팀의 변화를 시도한다.새로이 합류한 콜걸 출신의 수지는 매혹적인 목소리로 관객을 휘어잡고, 이들의 쇼는 연속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불같은 성격의 수지와 얼음장처럼 차가운 잭 사이에는 미묘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고 이를 눈치 챈 프랭크의 심기는 불편하다. 이로 인해 팀의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어 팀이해체될 위기에 처하는데..."
제프 브리짓의 눈빛은 남자인 내가 봐도 참 매력적이다. 최면에 걸린 듯 그의 매력에 이끌려 어제 밤에도 잠 못 이룬 채 몇번이나 이 영화의 태잎을 재생하여야만 했다. 긍적적이고 낙천적인 형에 비하여 모든 일에 견유적인 동생 제프에겐 미소보다 차라리 바닥으로 떨어진 고개 숙인 눈빛이 어울린다. 피아노 연주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지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으로, 실망으로, 한탄으로 살아가는, 더러는 그 외로움을 뭇여자와의 하루밤의 정사로 풀어버리는 그의 허망한 듯한 인생에 어느 날 콜걸 출신의 여자 미셸 파이퍼가 다가온다. 그녀는 신선함이고, 기대감이고, 사랑인 듯 싶었으나, 그러나 둘의 자존심이거나 상대방의 자유를 구속하지 않으려는 배려 때문일까...둘의 관계는 사랑으로 완성되지 못하고 떠나도록 내버려 둔다. 막연한 기대감만 남긴 채 서로의 길을 향해 떠나며 끝나는 엔딩 장면은 그 어는 영화의 엔딩보다 더 깊은 깊은 여운이 남는다.
어설프게 신세나 한탄하는 다른 영화의 배우들의 성향과는 달리 그 아쉬움을 표정으로만 드러내는 제프의 연기력은 말 그대로 압권이다. 제프는 사랑을 갈망하지만 그렇다고 사랑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떠나는 미셸을 잡지 않은 채, 끝나기에 이 영화는 오히려 완벽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깊이 빠져들지 못하는 제프.
그건 아마도 마음 속의 희망의 불을 켜는 스위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궁속을 헤메이는 그들의 사랑의 행로에 내 마음도 저려온다.
사랑은,
사랑은 완벽하지 않다.
추신...
사랑의 행로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을 듣는다.
자꾸만 자꾸만 지켜봐야 할 것처럼 그의 눈빛에서,
섹소폰 소리에서, 그녀의 뒷모습에서,
나는 눈을 뗄 수가 없다.
큰일이다.
숨이 막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