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山行을 접고 美術館으로
글쓴이/ 濟隱 金 今 道 *<산행기>
설 연휴가 지나고 어제가 立春인데도 기온이 영하8도로 내려가
서울대공원에 들어서니 쌀쌀한 날씨와 함께 주변이 朔漠하다.
대공원 정문으로 들어서는 통로는 횡 한데다 그 넓은 주차장도 텅텅 비어있고
관람객을 실어 나르던 코끼리자동차와 하늘을 가로지르며 오가던 콘도라도
올 스톱하여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고병원성 AI 확산차단을 위해 서울동물원. 테마가든 일시 휴장.
2014. 1.30~2. 9” 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서울대공원을 찾는 사람이 없구나!
우리같이 정보를 모르고 배낭을 메고 온 등산객도 더러 있었지만 ......
오늘 산행장소를 서울대공원의 둘레 길로 정하여 이곳에 모였으나
동물원을 거쳐 산으로 오르는 길이 출입통제가 되었다.
그렇다고 공원 내의 아스팔트길을 산책할 수도 없어 난감했다.
정문에서 좌측으로 ‘서울랜드’를 지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으로 가는
동선에 드문드문 오르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틈에 우리도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계획에도 없던 미술관 관람을 하게 된 것이다.
청계산 자락에 묵직하게 들어선 건물이 마치 양재동 우면산
기슭에 있는 ‘예술의 전당’ 같은 인상을 준다.
‘국립현대미술관’ 은 1969년 경복궁(조선시대 궁)에서 개관한 이후
1973년 덕수궁(일제시대 조선왕의 궁) 석조전 동관으로 이전하였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 부지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완공, 개관함으로써 한국 미술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1998년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 서관을 국립현대미술관의
덕수궁미술관으로 개관했고, 2013년에는 국군기무사 자리에 서울미술관이
개관되었으며, 2015년에는 청주관이 개관될 예정에 있어,
이로써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을 본관으로 덕수궁관,
서울관 그리고 청주관 4관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중앙 홀에 백남준의 ‘多多益善’이라는 작품이
1003개의 TV 모니터에 다양한 주제의 동영상이 움직이고 관람객이
마음대로 모니터의 음량과 채널을 바꾸도록 되어 흥미롭다.
제1. 2전시실에는 ‘풍경의 귀환’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인도 현대미술전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 전시는 중국과 인도의 대표적인 작가들이 현실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개념화하여 이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체화했는지를
풍경이라는 개념을 통해 도출해 낸 작품이라고 하지만 두 나라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얼른 이해되지 않지만 색채가 특이하고
사물에 대한 표현이 웅장하고 세밀함에 발길이 멈춘다.
특히 중국의 새鳥字의 상형문자 변천과정 조형물은 쉽게 이해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관람객이 들어오고 있었고 등산복차림으로
관람하는 것이 조금은 쑥스럽지만 일행은 뿔뿔이 흩어져 각기 취향에 따라
미술관을 관람했다. ‘미래는 지금이다."공예전,"한국현대미술전,"조각 작품전,
사진의 눈,"디자인 또 다른 언어" 등을 관람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관람을 마치고 미술관 밖의 裸木아래 벤치에 앉아 쉬면서 공원공간에
설치된 조형미술작품을 바라본다. 자연스런 나목도 뒤질세라 줄기와
나무 가지들이 예술을 닮아 작품들과 어울려 한몫을 한다.
오늘 산행은 못했지만 국립현대미술관 관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표의 하나인 ‘文化隆盛’에 따라 문화융성위원회가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한 후 처음 이곳을 찾게 되었으니
뜻이 있다고 하겠다.
그 동안 건강 등 사정에 의하여 산행에 동참치 못했던 신민영.
노윤호 회원도 함께하여 훈훈한 정을 나누었다. 청목회 창립멤버로서
지난날의 산행발자취가 산울림 되어 새록새록 떠오른다.
다가오는 새봄부터 근거리 산행에 나서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2014. 2. 5)
청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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