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도 자정을 넘겨서 잤는데 셋째날은 더일찍 일어났답니다.
무려 새벽 5시 30분... 프론트 데스크에 웨이크업 콜을 5시 반으로 요청했더니 너무 빠른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다행히 하와이는 맑은 날은 새벽 6시만 되어도 환하더라구요.
이렇게 일찍 일어난 이유는...
바로 하나우마베이 스노클링 때문이랍니다.
아침 일찍 가야 물이 맑고, 사람도 적고, 시간도 덜걸리고..
무엇보다 셋째날 오전 10시부터 폴리네시안 컬쳐 센터(PCC)가 예약되어 있어서 새벽 아니면 하나우마 베이를 갈 수가 없었거든요...
정말 침대에서 일어나지지가 않았어요...흑흑...
남편만 다녀오라고 할까?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스노클 한번 못한다는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되는 순간
과감하게 털고 일어났습니다.
월마트에서 장만한 스노클 장비를 주섬주섬 챙기고
우리 애마 머스탱을 몰고 하나우마베이로 출발~
도착하니 정말 사람도 없고 주차장도 휑~하더라구요.
사진으로만 보던 하나우마 베이~
산호초가 방파제 역할을 해서
최적의 스노클 장소가 되었다죠~
미국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여행자들 사진을 잘 찍어줘요.
덕분에 저희 커플 사진도 몇장 건졌지요.
그날 새벽은 KFC 할아버지 같은 분이 가이드를 하고 계셨는데 뭔가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입장료도 없고 영화상영도 없었어요.
Unfortunately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당췌 뭔말인지... 그래서 제가 그냥 오늘은 입장료가 없나요? 라고 되물었더니 없대요. ㅎㅎ
그래서 바로 스노클 하러 고고씽~~
(가끔 새벽에 가면 이런 행운이 있더라구요. 저희가 나올때 쯤엔 다시 입장료와 영화상영이 있었음.)
앗~
물고기 발견~!!
물고기가 이렇게 떼를 지어 다니고 있었어요~
남편은 사진찍고 물고기 따라다니고
정말 잘하더라구요.
전 자꾸 바닷물이 코로 들어와서 힘들었어요...ㅠㅠ
나중에 보니 스노클 장비가 너무 헐거웠다는것...
여러 후기에서 산호가 많이 죽었고 물도 탁하고 생각보다 물고기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솔직히 별로 기대 안했는데
새벽에 가서 그랬는지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어요.
운이 좋으면 거북이도 본다는데 저희는 거북이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얕고 고요한 바닷물에서 여러 생명체와 조우하는 것은
아주 좋은 체험이었던 것 같아요.
하나우마베이 가실 분들은 새벽시간 추천해요.
막 햇살이 물속으로 비쳐들어오는 시간에 저희는 PCC를 위해 호텔로 돌아가야 했어요. 렌트카도 반납해야 했구요.
PCC....
저희 일정중 유일하게 오점을 남겼던 행사...
이유인 즉슨...
이렇게 서둘러 새벽에 스노클하고 부지런을 떨어서 버스 픽업 시간을 맞췄건만
결국 PCC 버스를 놓치고 말았어요.......
저희는 조인 하와이 통해서 예약을 했었는데
설명을 듣기로는 쉐라톤의 경우 버스 정류장인 알로하 레인에서 기다리면 버스가 온다는 것이었어요.
버스에는 폴리네시안 컬쳐 센터라고 써있고 다른 이름으로 된 버스를 타면 안된다는 당부까지 들었지요.
그런데 10시 10분경부터 기다려도, 아무리 기다려도 PCC의 P자도 안보이는거에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시 30분쯤 그곳 정류소에서 일하시는 호텔 직원께 여쭤보니
이미 버스를 놓쳤다는 것이에요!!!!!
직원 분이 직접 버스로 연락해서 임시적으로나마 일단 12시 15분 차로 다시 예약을 해주셨어요.
저희는 당황+황당+열받음 모드가 되었죠.
당장 조인 하와이에 전화를 했어요.
사실 여행이란게 시간이 정말 소중한 것이고... 한번 일정이 틀어지면 기분이 상하면서 그날 하루가 모조리 망쳐진다는 것...
겪어본 분들은 아실거에요.
지금 생각하면 조인 하와이 담당자 분들께도 좀 죄송하고 제가 화를 낸것이 후회가 되긴 하지만...
문제는 쉐라톤의 알로하 레인으로 '버스가 직접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버스는 돈호 레인이라고 호텔 바깥쪽에 정차하고
PCC 가이드들이 알로하 레인으로 들어와서 승객을 일일히 확인하고 해당 버스로 데려가더라구요.(12시에 버스를 타면서 알았어요.)
저희는 버스만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었으니 당연 가이드는 신경도 쓰지 않았죠......
조인 하와이 분들이 라면도 주시고 이것 저것 렌트도 해주시고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하지만
이런 정보에 대한 update는 좀 안되어 있으신 것 같더라구요.
이 자리를 빌어 그 때 화내서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좀 더 안내에 충실해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어찌 되었든 12시 15분 차는 무사히 탑승하고 PCC로 향했습니다.
버스 안에는 한국인이라곤 저와 남편 둘 뿐.
가이드는 영어로 하와이섬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더라구요.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열심히 들어보면 나름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해줘요.
하와이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들 이야기 (특히 드류 베리모어가 나왔던 첫키스만 50번째)를 많이 들었구요
하와이의 주된 산업, 여러 지명의 유래, 간단한 하와이 말 등등...
많이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꽤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특히나 저희 같이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요.
북치는 통가 부족 쇼를 하셨던 분과 기념촬영~
이 쇼가 꽤 재밌어요.
관중들의 참여를 유도해서 정말 웃기거든요..
들어가는 입구의 폭포에서 한컷~
이날 무지하게 더웠어요.
카누쇼를 햇볕 아래에서 보다가 완전 깜둥이 될뻔...@.@
훌라훌라~ 훌라춤도 배우고~
마지막을 장식한 루아우의 불쑈쑈쑈~~
사실 전 루아우 1부에서는 거의 졸았어요...ㅠㅠ
그동안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와서
앉아서 보는 공연은 힘들더라구요.
불쑈만 겨우 눈뜨고 봤다는....ㅠㅠ
PCC는 워낙 추천하는 분들이 많아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봤지만
저는 누군가에게 추천을 한다면 그냥 입장권 끊고 들어가서 사모아족, 통가족, 타히티족 쇼 정도 보고
식사는 근처 맛집에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하와이 왔는데 루아우 하나 정도는 봐야지요...라는 의미에서라면 좋았던 것 같습니다만...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거의 11시더군요.
전 바로 잘 수가 없었어요.
바로 오늘의 미션! 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미션이란 바로 빨래...-.-;;
제가 한국에서 가지고 온 옷, 수영복이 워낙 적어서
빨래를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더랍니다.
숙소에는 저희가 묵었던 층(5층)에 self laundry machine이 있었어요.
전 미국식 셀프 세탁기를 처음 써보는지라... 첫날 진짜 고생하고 완전 사고쳤답니다....ㅠㅠ
빨래방에 가보니 통돌이 세탁기와 함께 드럼세탁기 같이 생긴 것이 있더라구요.
전 집에서도 드럼 세탁기를 쓰기 때문에 거기에 빨래를 넣고 세제를 부은 순간!
오~ 마이~ 갓!!
그건 드라이어기더라구요......
다시 빨래를 꺼내서 빨래통에 넣고
흘려버린 세제를 물티슈, 티슈로 박박 닦았어요. 건조기에 세제를 넣다니....ㅠㅠ
우여곡절 끝에 여차저차 세탁을 마치고 돌아오니 또 자정이 넘었어요....
정성스레 빨래를 옷걸이에 걸어 방안에서 말렸답니다.
이 이후에는 자신감을 얻어 빨래를 두번 더했어요...^____________^
남편은 말릴수 없는 빨래 본능이라며 어이가 없어 했지만......ㅋㅋㅋ
첫댓글 와.. 정말 부지런 하시며.. 강철 체력이십니다. 하나우마베이 새벽에 가면 무료로 갈수도 있군요.. ㅋㅋ 저희는 렌트를 안해서... 버스타고 새벽에 갈수는 없을꺼도 같아요... ㅠ.ㅠ
오아후에서 렌트 안하면 갈 수 없는 곳들이 좀 있죠. 하나우마베이는 정말 새벽이 좋던데요..^^
버스타시면 새벽엔 못가실 것 같구요, 해가 떠오른 이후 시각이 하나우마 베이는 더 좋습니다. 물 속에 햇살이 비춰오고 환해지는 시간대!!에 저희는 나와야 했지요..
빨래까지!! 대단하세요!! 제 여친님도 아들둘맘님의 이런 습관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아...아..이러다가 내가 배우는건 아니겠지??;;)
네.. 정말 감사하더라구요.. 대단하구요.. 어이가 없어 하진 않았고, 존경스러웠습니다..
PCC는 와이프가 가기 싫어하는 것을 여기에 여러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제가 우겨서 집어넣은 일정인데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부페도 별로고, 무엇보다 마지막 공연이 최근에 내용이 바뀌었는데, 꽤 지루합니다. 하와이 탄생설화 비슷한 내용인 것 같기는 한데 와이프 눈치 보면서 졸았습니다.. 그냥 하와이 일주 중 들러서 부족들 공연 3개 정도 보시고 새우트럭에서 밥 먹고 가시면 좋을 정도입니다..
음... 내가 반대를 많이 했었지만 난 막상 생각보단 그래도 괜찮던데...^^;;
워낙에 시작 전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고 체력도 받쳐주지 않아서 PCC가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부족들 쇼도 나름 재밌었고... 사모아 쇼에서는 유일한 한국인으로 나라를 빛냈잖수~ ㅋ
엄청난 스케쥴을 소화 하셨네요.. ^^ 혹시 케에푸씨 아저씨가 조류가 심하단 얘기 하신거 아닐까요? 추측... 위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산호초가 물 밖으로 많이 보여서요.. 역시 스노쿨링은 새벽이 최고 인가봐요.. 우리도 빨래 할때 잘못해서 동전을 드라이기에 넣었는데, 요놈이 동전을 먹었어요.. (하얏트 나빠!) 그래도, 진짜 부지런 하십니다.. ^^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하시니 못알아듣지용....ㅎㅎㅎ 그날 하나우마베이에 산호초가 정말 많이 가까이 보이더라구요. 저는 허니문이 아니라서 이렇게 막강 스케쥴을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로맨스 보다는 여행이 우선~!^^*
푸하하.. 담에는 우리도 로맨스 만을 위한(으흐흐...) 하와이 다시 가야 할것 같아요..^^
수기 정말 재밌게 잘 보고 있어요~ 자유여행 은근 쫄아 있었는데 힘받고 있습니다~ 혹시 파란 머스탱 얼마에 렌트하셨어요? 렌트하신곳도 알려주시면 감사해요~~^^아직 렌트카 예약을 못해서요
렌트는 조인하와이 통해서 달러에서 했구요 full coverage 보험, tax 포함 24시간에 135불 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네비게이션 렌트 비용은 별도구요. 저도 자유여행 처음 해봤는데 패키지보다 5배 정도 재밌었습니다..^^
역시나 체력 짱~이세요~! ㅋㅋㅋ 하나우마베이를 새벽에 갈려면 렌트를 해야하니... 흠...ㅋ 후기 잘 봤습니다~^^
네 감사~ 저 평소 체력은 그냥 그런데 하와이 가니까 힘이 나더라구요~ ^^
다시봐도 체력짱! 새벽의 하나우마베이갈 생각을 하시다니. 좀 놀라워요~ 아들둘맘님처럼 시간안배 좀 배워야할꺼같네요.ㅎㅎ 잘 읽었어요 ^^
제가 수기 쓰면서 봐도 놀랍네요... 집에서는 아침에 출근 시간도 겨우 맞추는데 말이죠..^^
PCC의 나쁜 기억은 훌훌 버리시고 화창한 여름날 되시길 바래요^^ 저희는 토요일날 가기로 했었는데 결국 체력 안배 실패로 못가고 월요일 귀국이라 PCC는 다음 기회에^^ㅋㅋㅋ
감사합니다. 추억은 나중에 좋은 기억만 남는다더니 벌써 가물가물 하네요...^^ 참소년님도 좋은 여름날 되시길~
하나우마베이 수중에서 찍은 사진 방수팩으로 하신건가요?? 수중사진찍고 싶은데 방법을 고민중입니다...
카메라는 어떤기종 사용하셨는지도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아들둘맘님 수기보고 PCC는 과감하게 뺐습니다...
서핑에 꽂쳤습니다...^^
저희도 PCC 일정을 좀 줄이든지 다른 간략한 쇼를 보고 와이켈레를 한번 더 가든지 서핑을 한번 더 했었음 좋았겠다 생각해요..^^
참, 사진기는 아이 아빠가 잘 아는데... 저희는 카메라 자체가 방수였던 것으로 알고요 캐논 뭐였던 것 같은데..^^
수중 사진은 동생 똑딱이를 빌려서 해결했습니다. 예전 신혼여행 경험으로 1회용 수중카메라는 화질도 구리고 막 찍기도 애매하며 따로 현상해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기에, 방수 기능 있는 똑딱이 (요즘은 메이커마다 다 있는 것 같던데요. 후지, 올림푸스, 캐논, 니콘 등) 제가 빌려간 카메라는 캐논 파워샷 D10 이었는데, 괜찮더군요. 주위에 지인분 중에 방수 똑딱이 있는 분을 찾아 보세요. 그리고 서핑하실 거면 방수 똑딱이 가져가서 찍으시면 8만원 절약하실 수 있겠죠?ㅎㅎ
저희는 PCC 10시 20분 픽업시간 맞춰서 일나기도 힘들었는데... 원래는 에그앤씽즈에서 아침을 먹고팠으나 스팸무수비도 버스 기둘리면서 길에서 먹었다는.. ㅡㅡ;;
돌고래 님이 정상이세요...ㅎㅎㅎ 저희 너무 일찍 일어나서 하루종일 몽롱~ 어질어질~ ㅋㅋㅋ
PCC의 뜨거운 햇살에 그냥 녹아버려서, 저녁 공연 때는 자버렸습니다.. -_-;; 스팸무수비 먹고 싶었는데, 기회가 안닿았네요..
우리 일정이 좀 무리였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