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캠프
박세종
엄마가 영어캠프가 재밌다면서 신청을 했다. 추첨에서 당첨되어야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작년 추첨에서는 떨어졌다. 날짜는 1월21일이라고 했다. 추첨 날이 왔다. 우리 반 몇 명과 소강당에 갔다. 소강당에 와보니 사람이 아주 많았다. 거의 100명쯤 되어 보였다. 3학년과 4학년이 아이들이 있었다. 100명을 뚫고 당첨이 될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추첨이 시작됐다. 제일 빨리하는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행운인가! 내가 4~5번째로 추첨을 하게 되었다. 당첨이 됐다. “얘들아 나 당첨됐다. 메롱메롱”
우리 반에 돌아왔다. 우리 반에는 4명 정도가 나갔는데 나를 포함해서 2명밖에 안 뽑혔다. 다른 반은 많이 나갔는데 한 명도 되지 않았다고 했다. “와~ 다음 주부터 영어캠프 시작이다. 아싸!”
드디어 영어캠프가 시작이 됐다. 그런데 선생님이 한국인 선생님이 아니었다. 우리 학교 원어민 선생님이었다. 나는 영어에는 자신이 있지만 회화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살짝 두려웠다. 9시에 시작이었는데 조금 늦게 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아직 애들이 별로 없었다. 내가 왔을 때는 내가 아는 친구들이 몇 명 도착해 있었다. 조금 있다가 원어민 선생님이 들어왔다. 여자 선생님이었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내 걱정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내가 질문도 하고 얘기도 하다 보니까 거의 제일 많이 말한 거 같았다. 선생님이 이제 성을 만든다고 했다. 나는 평면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야 너희들 성 어떻게 만들 거야?”
“나? 나는 입체로 할 건데”
아이들의 거의 다 입체로 만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평면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내가 그릴 성을 설계하고 먼저 틀을 그렸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선생님이 끝났다고 했다. 나는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3시간이 훅 지나갔다. 처음으로 몰입의 힘을 알 수 있었다.
영어 캠프 두 번째 날이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식탁 매너를 동영상으로 배웠다. 동영상을 다 본 후 그에 대한 퀴즈를 풀었는데 선생님이 사탕을 주셨다. 내가 좋아하는 젤리도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이제 진짜로 성을 만들기 시작했다. 글쓸 때 먼저 제목 또는 글감을 정하듯이 성을 어떤식으로 그리고 어떤 분위기로 만들 것인지 생각을 했다. 그 후 조금 색칠하고 그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옆에있는 모둠이 큰 종이를 막 색칠하고 있었다. 나는 뭐하나 물어봤다. “야 너희들 뭐해?”
“우리? 우리 지금 색칠하고 있잖아 보면 몰라?”친구가 말했다.
“막 그렇게 대충 칠하는 건 처음봐서 그래. 조금 심한거 아니야?”
“에이 우리는 만드는거에 초·집·중 이거든!”
짧은 이야기를 나눈 후 각자 일에 집중했다. 하지만 내가 이제 막 하려는 순간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1시간 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어캠프 셋째 날이 되었다.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무비데이! 과자를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날이다. 나는 집에서 프리미엄 간식봉지를 가져갔다. 그런데 애들은 음료도 과자도 가져오지 않았다. 먼저 《Brave》라는 영화를 봤는데 재미가 없어서 다른 영화를 봤다. 이번에는 황당하지만 은근히 재미가 있었다. 영화를 보다가 친구들과 쉬는 시간에 피구를 했다. 항상 쉬는 시간마다 피구를 한다. 그런데 항상 놀다 보면 쉬는 시간이 금방 끝나있다. 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성을 내일까지 완성하라고 했다. 그리고 나한테 충격적인 소식이 왔다. 선생님이 입체로 만들라고 했다. 나는 놀랐다. ‘어? 평면으로 만들어도 된다고 했는데...’
“선생님 평면으로 만들어도 된다고 했잖아요?”
“그래? 어쨌든 입체로 만들어야돼 OK?”
“네~”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또! 시간이 끝났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야! 시간아 작작 좀 해라 제발’
영어캠프 넷째 날이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성을 완성해야 한다. 먼저 그림을 마져 다 그렸다. 그 다음 색칠을 했다. 그런데 색칠을 알록달록하게 했다. 그래서 악마의 성은커녕 무지개 성이 됐다. 하지만 마음에 들었다. 색칠을 열심히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입체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빨리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전날 엄마한테 물어봐서 쉽게 한트를 얻었다. 독서대 형식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스카치테이프를 엄청 많이 써서 성그림을 튼튼하게 만들었다. 그 다음 세워서 만들어야 했는데 혼자서는 안돼서 옆에 있는 모둠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야 나좀 도와주라 플리즈~”
“알았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알았지?”
“오케이 그 대신 빨리해라 내 테이프 다 쓰지 말고!”
그래서 친구한테 도움을 받아서 성을 완성했다. 근사해 보였다. 혼자 한것 치고는 제법 잘했다. 신나는 일이 생겼다. 내일은 성을 평가하는데 누가 제일 잘했다. 평가하는 거다. 나는 떨렸다. 그리고 내일은 그냥 노는 날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냥 논다니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오늘이 영어캠프 마지막 날이다. 노는 날이어서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게도 했다. 하기 전에는 5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너무 짧다고 생각이 들었다. “야! 조금 아쉽지 않냐? 그리고 5일은 너무 짧지 않아?”
“그러니까! 너무 짧지? 야 근데 이거 5학년도 할 수 있나?”
이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침시간을 보냈다. 아침시간이 끝나고 수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수업은 아니고 그냥 노는 거여서 수업이라고 하기에는 쫌 그렇다. 먼저 과자 파티를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을 가진 다음에 춤을 배웠다. 총 세가지를 배웠는데 첫 번째는 슬릭백, 두 번째는 나루토춤, 세 번째는 너진구 춤이다. 셋다 재미있지만 나는 슬릭백이 제일 좋았다. 하지만 잘하지는 못한다. 영어캠프가 끝나갈 무렵 교장선생님이 오셔서 시상식을 했다. 모두 받는 것이었지만 받을 때 기분이 아주 좋았다. 영어캠프가 끝나서 아쉬웠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나는 영어캠프를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먼저 말하기가 두려웠던 나를 편하게 말하게 해줬다. 그리고 뭐를 만들 때 영어캠프에서 만든 경험이 있어서 더 잘 할 수 있을거 같다. 또 식탁에서 먹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영어캠프에서 보낸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영어캠프에서 어떤 친구들은 노력을 하지 않고 대충 만들거나 노력은 했지만 만든 것을 함부로 다루는 것을 봤다. 나는 앞으로 항상 노력하고 열심히 하고 내가 만든 것을 소중이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 5학년 때 하고 싶은데 그때도 수업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5학년 때는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 했는데 2024년 여름방학에 5학년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정말 기뻤다. 엄마한테 다음에도 신청해달라고 해서 꼭 추첨에서 당첨되어 또 참여하고 싶었다. 그리고 영어캠프를 신청해주신 엄마에게 정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