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비가 내리네( Let it Rain )
성령송가
오소서 성령님.
당신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 이 아버지 은총의 주님.
오시어 마음의 빛을 주소서.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생기 돋워 주소서.
일할 때의 휴식을 무더울 때 바람을
슬플 때에 위로를
지복의 빛이시여 저희 맘 깊은 곳을
가득히 채우소서.
주님 도움 없으면
저희 삶 그 모든 것 이로운 것 없으리
허물은 씻어 주고 마른 땅 물 주시고
병든 것 고치소서
굳은 맘 풀어 주고
찬 마음 데우시고 바른길 이끄소서.
성령님을 믿으며 의지하는 이에게
칠은을 베푸소서
공덕을 쌓게 하고 구원의 문을 넘어
영복을 얻게 하소서.
성령께 드리는 노래 / 류해욱 신부
성령님,
당신은 하느님의 숨결,
하느님의
얼이시며 영이시나니
창조의 힘, 생명의 근원이어라
창조 때에 물위를 휘도시던 분
때가 되자
마리아를 휘감으시어
강생의 신비를 이루셨나니
하느님이 인간이 되게 하신 분이어라
님 세례 때에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시어
메시아이심을 깨닫게 하신 분이시나니
님의 생애는 당신의 이끄심이어라
님에게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알려 주시어
우리도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하시었어라.
성령님,
이제 저희에게 오시어
저희 마음을 비우시고 새롭게 하시옵소서
당신은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 안에서
빛과 생명을 택하도록 이끄시나니
우리의 상담자이시며 위로자이어라
당신은
어둠과 고통 안에서
우리가 참고 견디도록 격려하시고
용기를 주시나니
미풍으로 살랑이시는 바람이시며
투명한 물이 솟는 샘물이시며
어둠을 쳐부수시는 불꽃이어라
당신은
우리 마음 안에 선물로써 오신 분
평화와 기쁨 안에서
님과 일치를 이루시게 하시는 분
당신은
님과의 일치 안에서
이웃과 일치시키며
삶을 나누도록 이끄시는 분이어니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통로이어라
오소서,
성령님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여시어
당신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게 하시고
바른 길로 이끄소서.
인생의 여정에 빛을 비추어 주시고
우리가 삶에 지칠 때
당신의 따뜻한 손길을 펴시어
위로와 기쁨을 주소서
오늘 성령강림 대축일 맞아서 사도행전 2, 1-16의 성령께서 강림하시는 대목으로 기도하면서 성령이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로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타오르게 해 주시도록 청하기로 해요.
하느님이 여러분 각자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하느님의 현존'을 청하면서 기도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성 이냐시오가 일러주는 대로 먼저 장면을 그려보십시오. 성령강림이라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게 될 장소는 제자들이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모여 있던 이층 다락방입니다. 오순절이 되어 그들은 모두 함께 모여 있었습니다.
'함께 모여 있다'라는 이미지도 중요한 어떤 상황의 시작으로 느껴진다면, 거기서 기도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소리가 났다고 하니, 여러분들의 상상 안에서 그 소리가 얼마나 큰 소리인지를 들어보십시오. 위이--잉, 윙, 휙, 바람 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큰 소리에 전율이 느껴지면 그 느낌에 머무르십시오. 그리고 불같은 혀들이 갈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십시오. 붉게 타오르는 색깔의 강한 이미지로 혀의 모양을 띤 성령이 모여 있던 사람들 각자에게 내려앉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여러분 각자에게 어떤 느낌이 오는지 느껴보십시오.
힘 있는 이미지의 강렬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여러분의 머리 위에도 성령이 불같은 혀처럼 내려오시기를 청하면서 그 느낌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 느낌 안에 머물다가 성령이 혀의 모습으로 내려온 의미를 가만히 헤아려 볼 수도 있겠습니다. 혀는 말하는 능력을 지녔지요.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는 부활을 증거해야 할 것입니다. 부활을 증거하기 위해서는 말로 선포해야 할 것이고요. 저에게는 성령을 내려 주심으로써 무엇보다도 사도들에게 말로서 부활을 선포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이제 성령이 일러주는 대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자기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일러주는 대로 말하게 됩니다.
소리가 나자 무리가 몰려왔다고 하니, 얼마나 크고 이상한 소리였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 큰 소리를 듣고 몰려온 사람들은 사도들이 저마다 자기 고장 말로 말하는 것을 듣고 어리둥절하고 놀라워서 넋을 잃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광경이었는지 느껴보십시오. 사도들은 모두 함께 있던 다른 사도들에게 성령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을 것이고, 같은 모양으로 바로 자기에게도 성령이 오셨음을 강한 느낌으로 알았을 것입니다. 두려워 떨며 숨어 있던 그들이 입에서 저절로 말이 나오는 것을 체험하며 얼마나 놀랐을 지 헤아려 보십시오.
이제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의 언어로 사도들이 말하는 것을 알아듣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이미지 안에 오래 머물러 보십시오. 아마 하나로 모으시고 일치시키는 이미지가 연상될 것입니다. 오래 전에 하늘까지 오르겠다는 교만한 마음을 지녔던 사람들이 바벨탑을 쌓았었지요.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의 말을 뒤섞어 놓아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심으로써 사람들을 온 땅으로 흩으신 하느님이 이제 반대로 그들을 하나로 모으시는 것입니다. 성령이 강림하심으로써 사도들은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 말하는 능력을 받았고,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이 모두 각자가 아는 자기네 말로 알아듣게 하심으로써 그분이 서로를 일치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다른 열한 사도들과 함께 일어서서 소리를 높여 말하는 베드로의 설교를 들어보십시오. 지금은 오전 아홉시이니까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고 논리정연하게 말하면서 이 모든 일이 예언자 요엘을 시켜 말씀하신 대로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성령으로 가득 찬 베드로가 힘 있게 선포하는 말씀을 들으며 마치 막혔던 가슴이 뚫린 듯 어떤 시원함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베드로는 성령의 인도를 받아 이 놀라운 설교를 하는 것입니다.
승천으로 부활하셨던 예수님께서 떠나가셨지만 이제 성령강림으로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부활하신 당신의 영, 곧 성령이 오게 하셔서 전에 당신이 하시던 일을 이제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을 통해 새롭게 하십니다.
이로써 교회가 탄생합니다. 이제 공생활의 예수님은 계시지 않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이 그들과 함께 계심으로써 새로운 공동체, 바로 교회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 기도 안에서 성령강림은 바로 새로운 교회 공동체의 시작이라는 것을 더 깊이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청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에게 오시는 성령께서 여러분 인생의 여정에 빛을 비추어 주시고, 때로 삶에 지칠 때 당신의 따뜻한 손길을 펴시어 위로와 기쁨을 주시도록 청하시면서 기도를 마치십시오.
“성령님, 이제 저희에게 오시어, 저희 마음을 비우시고 새롭게 하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