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당시 한빛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강도경과 박정석이 스카이배 스타리그 16강 재경기에서 맞붙었다.
당시 팬들의 응원은 딱 두선수에게 집중됐다. 연승을 달리던 임요환과 암울하던 프로토스를 되살릴 영웅 박정석.
결국 강도경은 박정석에게 지며 8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그 날 강도경은 밤 늦게 이재균 감독에게 문자 메시지를 날렸다. "팬들의 눈초리를 보니까 도저히 제가 이기면 안 되는 분위기더라구요…."
결국 이 대회의 결승전은 임요환과 박정석의 맞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지난해 9월 사상 최초의 지방투어였던 스타리그 부산경기에서는 전대회 우승자였던 서지훈(슈마GO)까지 무너졌다. 직접적인 패인은 역시 부산 팬들의 열렬한 응원 때문. 서지훈에게는 경기 외적인 부분에 동요됐다는 것이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6개월 뒤. 이번에는 그랜드슬래머 이윤열(투나SG)마저 무너졌다. 숱하게 결승을 치르며 어지간한 상황에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이윤열이 박정석에게 개스 러시를 당했다. 이 때문에 팩토리 건설 타임이 늦어졌고, 이 틈을 타 드래군을 모은 박정석이 차분하게 승리를 따냈다.
흔히 스포츠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표현을 쓴다. 그 지역 출신으로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는 슈퍼스타를 칭하는 말.
스타리그 우승자 서지훈과 이윤열을 자신의 안방에서 연속으로 무너뜨린 박정석. 박정석은 "이 모두가 부산 팬들의 응원 덕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