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제 장화가 없어져서 찾다가 포기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전에 무당이셨던 할머니가 기르는 개가 범인임을 알았습니다. 두 번 정도 반복이 되다가 개를 묶어 키우시거나 대문 안에 가둬서 조용했습니다. 그러다 가끔 몰래 도망쳐서 한 번은 아예 장화를 못 쓰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하나는 원래 바닥이 갈라져서 바꿔야 하는 것이고 하나는 여자용 장화였습니다. 저도 장화가 필요해서 인터넷으로 아주 싼 장화를 하나 구입을 했습니다. 그런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형편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얼마 전 장화 한 짝이 또 사라졌습니다. 개도 묶여 있는 것 같은데 누가 가져갔을까 생각하다 혹시 몰라서 할머니 댁에 가서 개집을 들여다봐도 없었습니다. 한 짝만 사라진 걸 보니 사람이 한 것 같지는 않고 제가 고양이 사료를 그만 주자며 저는 밥을 잘 주지 않았는데 고양이들이 장난쳤나 추측을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어머님이 할머니로부터 들었는데 개가 풀린 사이에 또 물어 갔다는 것입니다. 아마 한 짝을 찢어놨는지 돌려주시지도 않기에 저는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차라리 이 기회에 제대로 된 장화를 구입해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어머님이 할머님이 장화 값으로 주셨다며 돈 얼마를 건네 주셨습니다. 왜 받아오셨냐며 돌려 드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차피 살 생각이었기에 그러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도 됐다고 하셨는데 무당 할머님이 그래야 자신의 마음이 편하시다며 어쩔 수 없이 받아왔으니 하나 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가 돌려드려야지 생각했다가 그냥 하나 사 신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결국 인터넷을 통해 하나 구입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무조건 싼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장화를 찾아서 신청을 했는데 어제 도착을 했습니다. 가격으론 거의 두 배 정도 비싼데 중국산이 아닌 우리나라 제품이고 고무의 질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흙이나 먼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위 부분을 묶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장화를 신고 처음으로 일을 해 봤는데 편하고 무엇보다도 흙 작업을 해도 장화 안으로 흙이 들어가지 않아서 양말이 깨끗해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처음엔 할머니에게만 감사하단 생각이었는데 개에게도 나름 감사하지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