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토정비결
조선 중종 때. 형중(馨仲) 이지함(李之函)이란 인물이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남다르게 총명했다.
주역팔괘(周易八卦)에도 능했다.
그리고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 문하에서 학문을 쌓았다.
한때는 아산(牙山) 현감으로 재직했으나, 적성이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그는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는 일에 힘을 썼다. 식구들도 남을 도와주는 일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사람은 날로 늘어갔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는, 병이 낫지 않거나 장사가 잘 안될 때, 토정 말 대로 하면 잘 풀렸다.
그러다 보니 소문에 소문을 물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는 겁이 많았다.
Mbc 드라마 “옥중화”에서 옥녀의 사부로 나오는 토정은, 갓 대신 가마솥을 쓰고, 집신 대신 나막신을 신었다.
마포 나루터에 기둥과 상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흙으로만 쌓은 토굴집을 지었다.
세상 사람들은 이지함의 집을 토정(土亭)이라고 했다.
토정은 하늘이 무너질까?, 비가 올까? 땅이 꺼질까? 걱정을 달고 살았다.
토정비결(土亭秘訣)의 탄생
사람들이 한꺼번에 운수를 보러 오는 통에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그런 폐단을 줄이고자, 미래를 알아보는 예언서, 토정비결을 만들었다.
이 책이 기가 막히게 잘 맞자, 악용하는 폐단이 생겼다. 그래서 두루뭉술하게 반 만 맞고 반은 틀리게 토정비결을 고쳤다.
남긴 저서로는, 신년 운수를 보는 토정비결과, 나라의 운세를 보는 토정가장결(土亭家藏訣)이 있다.
그는 나라 운세를 이렇게 예언했다.
원숭이 쥐 용해에는 병란이 있고, 범 뱀 돼지해에는 옥사가 일어날 것이다.
그의 말대로 임진왜란 병자호란 을사사화가 일어났다.
기문기답(奇問奇答)
"세상에서 가장 부자는 누구고?"
부막부어불탐(富莫富於不貪),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 부자다.
"세상에서 가장 귀인(貴人)은 누구고?“
귀막귀어부작(貴莫貴於不爵), 벼슬하지 않는 사람이 귀인이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 누구고?
강막강어부쟁(强幕强於不爭), 가장 강한 사람은 다투지 않는 사람이다.
토정과 율곡
당파싸움으로 나라가 시끄러워지자 율곡은 귀향을 결심했다.
선생마저 귀향하면 당파싸움은 누가 막을 것이며, 백성은 누가 다스리겠소?
이래서 율곡의 귀향을 막은 적도 있었다.
조정에서는 토정을 이조판서에 제수하고 강문공(康文公) 시호를 내렸다.
경남 양산 통도사(通度寺) 경내에 걸려있는 토정의 생활 지침서
남의 잘못을 탓하지 마라!
남의 단점을 보지도, 정당화하지도 마라.
오로지 자신의 단점을 고치는 데 힘쓰라!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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