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LG가 10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구단의 ‘비 전경영’이다.그것은 허창수 구단주(LG전선 회장)가 비전을 제시하고 축구단 장을 2년간 맡았던 스포츠단 권혁철 대표와 LG트윈스 야구단 단장 출신 최종 준 축구단장이 살을 붙인 합작품이다.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 축구의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해야 할 국내 굴지의 그룹회사 일원이라는 책임의식도 비전경영의 산파노릇을 단단히 했다.
축구에 대한 이해와 야구흥행 노하우가 있는 이들의 결합은 축구단을 그룹 내에서 야구에 치여 살던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세계인이 사랑하는,그래서 우리도 키워야 하는 존재로 인식을 바꾸어 나갔고 그것은 곧장 과감한 투자 로 이어졌다.
지난해 예산 80억원을 올 시즌 100억원으로 늘린 것도 그렇고 그 상당부분 은 국내 구단 중 최초로 실시된 출전 승리급제의 재원이 됐다.실제 기본연봉 25억원에,선수가 출전해 이길 경우 받게 되는 출전승리 수당으로 15억원이 지출됐다.총 40억원이 임금부분으로 투자돼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시즌 초반 상승세의 터전을 마련해놓고 불의의 부상을 하긴 했지만 이적료 120만달러(약 14억원)의 ‘값비싼 용병’ 드라간을 영입,‘거 두기 위해서 뿌리려는’ 적극적인 마인드를 보여줬다.
90년대 중반 LG전자 가전제품 홍보사절로 가는지,전지훈련을 가는지 모를 정도로 현지 기후에 상관없이 정해졌던 전지훈련장소도 올해 초엔 실제로 전 력상승에 도움이 되는 따뜻한 키프러스로 정해서 다녀온 것도 달라진 마인드 의 좋은 사례다.
대규모 투자로 일찌감치 명문의 기틀을 마련한 수원 삼성,뒤이어 적극적인 자세 변환을 통해 10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안양 LG.역시 명문구단으로 발 돋움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좋은 성적의 왕도라는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