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역사적인 죄를 지어 그렇게도 당신의 가슴에 못을 박았고,
당신의 인격과 당신의 체면에 그렇게도 용서할 수 없는 상처를 입혔던 인간들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그 누구한테도 사정을 토로할 수 없는 외로운 심정을 홀로 품고 오셨고,
하늘과 땅을 당신의 기쁨의 터전으로 밟아야 할 텐데도 불구하고 연속적인 나날을,
한과 슬픔의 터전으로 밟아 왔던 당신의 사정을 이제는 이 땅 위의 보잘것없는 소수의 무리들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릇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하여 이스라엘 민족을 찾아 나서 가지고,
노아를 거쳐서 야곱에 이르는 2천 년 기간 동안 하늘이 품어 오신 슬픈 한을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에서와 야곱을 중심삼고 벌여온 싸움의 역경 가운데서 숨은 섭리의 일점을 바라보시며,
생살을 에이는 것 같은 아픔의 심정을 가다듬고 20여 년 생애를 더듬어 나오지 않으면 안 되었던 아버지의 심정을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야곱이 의연한 당신의 심정을 따라 그 마음을 당신 앞에 바쳐 천신만고 21년만에 고향을 찾아드는 노정에서 승리의 한 흔적을 남긴 것이 역사에 복귀의 운(運)을 가져올 수 있는 하나의 터전이 되었고,
거기 가운데서 이스라엘 한 민족을 찾아 나선 아버지는 소망의 한날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중심삼고 2천 년의 역사를 지내 오면서 또 다시 피어린 대가로서,
사탄세계에 있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 이스라엘 선민을 희생의 자리에 내세우면서 길러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스라엘 민족을 고이 키워 당신 앞에 봉헌하여야 할 유대교의 사명이 역사시대에 있어서 얼마나 지대한 사명인지 그들은 알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바라보고 메시아를 보내서 복귀의 한때를 기대하신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해 볼 때,
4천 년의 역사가 얼마나 원통한 역사였는가를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아버지! 인간의 사정이 통할 수 없는 환경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예수 ― 아버지도 모르는 자리에서 누구에게도 나타낼 수 없는 자리에서,
비참한 환경 가운데서 몸을 가누어야 했던 예수의 생애가 당신만이 아는 외로운 입장이요, 외로운 길이었다는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예수의 탄생을 민족과 더불어 영광으로 맞이해야 했고, 그 일생이 당신의 영광을 대신하여 만역사 가운데서,
악한 세계의 어떠한 왕자도 갖지 못한 영광의 날들이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영광의 소원을 탄식과 절망으로 변하게 했던 용서받을 수 없는 이스라엘의 망동에 대해서,
아버지께서는 아픈 가슴을 참으시기에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하는 것을 저희들은 미처 몰랐습니다. 골고다 산정을 항하여 십자가를 지고 나가는 노정에 있어서 쓰러지는 것이 슬픈 것이 아니라, 당신의 뜻에 상처를 입히고,
아버지의 가슴에 못을 박지 않으면 안 되는,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가는 예수의 짐이 더 컸다는 것을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명을 남기고 간 예수의 한스러운 행로는 피와 더불어 이 땅의 인류의 발걸음에 밟히는 걸음이 되었고,
역사시대에 있어서 4배 년 동안 박해 속에 처량하게 피를 흘리는 대가를 치른 기독교의 역사가 되었음을 생각하게 될 때에,
메시아를 맞지 못한 민족의 한날의 실수가 이 세계에 이와 같이 남아져 탕감하지 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예수와 더불어 이 땅 위에 거름이 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조롱과 비난을 받지 않으면 안 되었고,
혹은 남이 모르는 가운데서 홀로 죽어 가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는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2천 년 역사를 거치며 당신의 소원의 한날, ‘다시 오마’ 한 약속의 날을 찾아오시던 아버지의 그 심정을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세계에 널려 있는 수많은 기독교 국가를 중심삼고 이루어야 할 당신의 한날을 택하려고 한 당신의 심정을 그 누구도 몰랐던 것이옵니다. 그러한 당신이 불쌍한 한국, 한반도를 찾아오신 것을 생각할 때, 당신은 이 한국을 키우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하셨고,
한국 민족은 불쌍한 민족으로서 역사에 없는 처량한 역사과정을 거쳐 오는 가운데 당신의 심정의 인연을 남겨 왔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기독교 문화를 받아들인 짧은 역사과정에 있어서, 아시아에서 세계적인 사명을 해야 할 이 한민족이 서러운 길을 걸어 나왔고, 금세에 들어와 가지고는 중첩되는 시련의 노정에 있어서,
역사시대의 종적인 모든 것을 횡적으로 탕감해야 할 당신의 내연을 짊어졌기 때문에,
그 내연을 모르는 한민족은 불쌍한 역사의 운명을 짊어지고 죽음의 길을,
수난길을 허덕이며 더듬어 온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남이 모르는 가운데서 당신은 한 줄기의 생명의 인연을 더듬어 오늘날 이 통일의 인연을 세우기 위하여 너무나 너무나 수고하셨다는 것을,
그 인연을 당신이 너무나 너무나 고대하고 찾아오셨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아버지, 저희들은 이제 옷깃을 여미고 당신의 뜻을 위하여,
천만 년 소원하신 뜻 앞에 있어서 충복(忠僕)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다짐하지 않으면 안 될 마음을 다시 가누게 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님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7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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