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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사회 역시 인간 사회라 거기에도 재미난 자율적 규제가 있다.
소위 (텃세)의 일종으로 선후배의 구분이 뚜렷하여 남성 사회를 능가하는 면도 있다.
예컨대, 담배를 처음 배우는 內人에게 선배상궁이 주는 호된 시험이라든가,생리 현상마저도 어른 앞에서는 조심하라는 평소의 수련 등이다. 그보다도 지상명령적 계율은 <입조심>이다.
수백 궁녀 인구가 한 울안에 살고 있는 궁중에서 말조심을 다짐하는 행사는 수천 마디의 말보다 오히려 생생한 교훈이었다.
(1) 담배잡히기
(2) 방굿례 (放氣禮)
(3) 쥐부리 글려_!
(3) 쥐부리 글려_!
대궐서 연말 연초의 의례적 行事가 있다.
신입 나인에게 앞으로 말조심의 절대성을 깨우쳐 주는 산 교육이다.
그해에 入宮한 아기 內人들을 저녁 식사 후
대궐뜰에 한 줄로 세워 놓고 內官들이 횃불을 들이대며
[쥐부리 글려, 쥐부리 지져 !]
하며 위협을 하는 행사이다.
이 횃불(炬火) 행사는 正月 上亥日과 上子日에 민간에서 그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적 취지에서 시작된 연례행사라 할 수 있다.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쥐ㆍ기타 해충들의 입부리를 지지는 뜻으로 무엇인가를 태우는 형식이 본래의 目的이다.
대궐에서는
섣달 그믐날 밤 젊은 내시 수십명이 햇불 행진을 하면서 쥐 아닌 어린 內人들의 입을 지지는 시늉을 한 것은 민간 행사의
원용(援用)이다.
이날 어린 內人들은 입에 밀떡을 물리고 그 위에 수건을 접어 양쪽에 끈을 달아서 마스크 같이 귀에 걸게 한 뒤,어둠이 깃든 대궐 뜰에 횡렬 한 줄로 세워진다.
수박색 관대에 자주색 띠를 두르고
사모(紗帽)를 쓴 젊은 내시들이 긴 바지랑대 끝에 횃불을 붙여 그녀들 앞으로 다가오면서 외친다고 한다.
(덕수궁 시절에는 함령전 뜰에서 엄비ㆍ嚴妃도 참석한 가운데 시행되었다 함.)
어린 內人들은 겁에 질려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부짖고, 이것을 먼 발치에서 왕비 이하 온 內人들이 나와서 구경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관례적인 의식에 불과 하지만 어린 內人들에게 있어서 이날 저녁의 생생했던 경험은 일새을 두고 잊지 못한다.
그리하여 궐내에서는
보고도 못 본 체,
듣고도 못 들은 체 하는 삼가고 조심하는 처신을 무서운 체험을 통해서 어린 뇌리에 새겨 놓는 것이다.
感謝합니다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