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원한을 풀어주시리라!(눅18:1-8)
갈등
1. 마을 입구의 좁은 길목에서, 한 여인이 먼지를 일으키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눈가에는 이미 수많은 눈물이 말라붙어 있었고, 깊은 한숨을 내쉴 때마다 주름진 얼굴 사이로 지난 세월의 아픔이 흘러내리는 듯했습니다. 그녀의 손끝은 마치 바람에 말라버린 나뭇가지처럼 거칠었고, 마음속 한편에는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다시 가야지. 포기할 수 없어.”그녀는 나지막이 중얼거렸습니다.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고, 발밑의 흙길은 바싹 말라 갈라져 있었습니다. 그 길을 걸어가다 보면, 동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속삭입니다.“저 여인이 또 재판관을 찾아간대.”어른들은 눈길을 돌립니다.“그만 좀 하지. 저러다 무슨 일 당하겠어?”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습니다. 그녀가 향하는 곳은, 그 누구도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없는 곳, 그 도시의 재판관이 머무는 집입니다. 그곳에 가면, 그녀의 억울함이 풀릴까요? 그녀의 눈물을 닦아 줄 사람이 있을까요? 오늘도 그녀는 두드릴 것입니다. 오늘도 그녀는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제 원한을 풀어 주십시오!”이 과부의 이야기는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것이에요. 우리도 때로는 억울함 속에서, 기도의 응답을 기다리며 하나님 앞에 나아갑니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묻습니다.“하나님, 정말 제 기도를 듣고 계신가요?”“하나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예수님께서는 오늘, 이 과부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기도, 우리의 믿음, 하나님의 응답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를 함께 듣습니다.
2. 오늘 본문은 예수님이 말씀해주신 비유입니다. 비유는 하나님의 나라를 설명해주신 주님의 독특한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 비유의 목적을 누가가 설명해주었어요. 1절,“예수께서 그들에게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비유로 말씀하여.”성경을 읽을 때 항상 본문의 흐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면서 읽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이 비유를 전해주심은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3절,“이르시되 어떤 도시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을 무시하는 한 재판장이 있는데, 그 도시에 한 과부가 있어 자주 그에게 가서 내 원수에 대한 나의 원한을 풀어주소서 하되.”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는 참 다양하고, 그 소재도 광범위합니다. 사람들이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자연 이야기부터 오늘 본문의 한 재판장과 과부의 이야기까지요. 먼저 주님은 한 재판장이 있었다. 그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 사람들을 무시하였다고 소개했습니다. 대개 이런 부류의 재판관은 자기 이익을 좇아서 살아갑니다. 그의 삶이 불의합니다. 그래서 오늘 비유를 일컬어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라고 불러요. 이 사람을 이겨보려는 한 여인이 등장했습니다. 두 사람이 겨루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그런데 둘 사이의 갈등은 쉽게 끝납니다. 억울한 과부가 이겼습니다. 이 과부가 불의한 재판관을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갈등 심화
3. 이 과부가 무슨 원한이 있어서 재판장에 풀어달라고 요청했는지는 모릅니다. 매우 끈질기게 이 재판장에게 요구한 것을 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네 가지로 볼 수 있어요. 첫째는 경제적 착취로 인한 원한(재산 문제)입니다. 고대 유대 사회에서 과부는 법적 보호자가 없는 약자였습니다. 남편이 죽은 후 과부가 재산을 직접 상속받기가 어려워 친척이나 지역 사회에서 그녀의 재산을 빼앗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불의한 재판관이 아마도 뇌물을 받고 사건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추정해봅니다. 둘째는 불법적인 압박과 학대로 인한 원한입니다. 남편이 없는 여성을 쉽게 착취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율법은 과부를 보호하라고 명령했지만(출22:22-24, 신24:17-21), 현실에서는 과부들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남긴 빚이 있었는데, 채권자들이 과부를 강제로 노동하게 하거나 가혹한 조건으로 돈을 갚으라고 압박을 했을 수 있습니다. 그녀는 불법적인 착취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판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셋째는 폭력적 사건으로 인한 원한(정의 실현 요구)입니다. 과부는 단순한 재산 문제를 넘어서, 심각한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누군가 그녀의 남편을 죽였지만, 불의한 재판관이 사건을 무시한 것입니다. 강도나 폭력으로 인해 가족을 잃었지만, 아무도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4. 넷째는 사회적 불의와 차별로 인한 원한입니다. 과부는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했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소외되고 차별받는 존재였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남성 중심의 법과 권력 구조로 인해 과부의 목소리가 묵살되었어요. 부당한 세금이나 경제적 차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관리들이 뇌물을 받고 과부를 보호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과부는 재판장에게,“내 원수에 대한 나의 원한”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복수 요청이 아니라, 정당한 법적 보호와 정의를 실현해 달라는 간청이었습니다. 이 재판관이 과부의 요청을 들어주었습니다.
5절,“이 과부가 나를 번거롭게 하니 내가 그 원한을 풀어 주리라 그렇지 않으면 늘 와서 나를 괴롭게 하리라 하였느니라.”과부가 재판장을 번거롭게 한다고 해서 그녀의 원한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인가요? 번거롭게 한다는 말은 끊임없이 괴롭히고 압박한다는 의미에요. 과부의 끈질긴 요청이 그의 평안한 마음을 깨뜨리고, 신경을 거슬리게 한 것입니다. 괴롭게 한다"(ὑπωπιάζῃ)는 얼굴을 때린다, 지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과부의 끈질긴 요청이 그를 피곤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결국 판결을 내려 준 것입니다. 이 말씀을 이해하려면 더 설명이 필요합니다. 주님은 이 비유를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고자 하셨을까요?
실마리
5. 오늘 본문을 통해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비유 이야기를 통해서 과부가 재판장에게 구하여 원한을 해결한 비결입니다. 과부가 원한을 해결한 비결은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끈질긴 간청과 포기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과부는 재판장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그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을 무시한다는 것을요. 쉽게 자기의 원한을 풀어주지 않을 것을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과부는 재판장에게 거절을 당해도, 무시를 당해도 계속해서 찾아갔습니다. 과부의 끈질긴 태도가 결국 재판관을 움직였습니다.
둘째로 과부는 재판관을 괴롭게 할 정도로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라면 양심도 하나님도 팽개치고 살아온 재판장이었어요. 그런데 재판장이 이 과부를 보니 보통 여인이 아니었습니다. 평생 재판관으로 살면서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였기에 이 과부의 언행을 보면서 금방 알아차렸어요. 그는 시간을 끌지 않고, 이 과부가 나를 번거롭게 하니 내가 그 원한을 풀어 주리라고 말했습니다. 과부의 간청은 재판관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간절한 요청이었습니다. 이 재판장은 원래 정의를 실현하려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6. 재판장이 보기에 과부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고 시간을 끄는 만큼 자기의 마음을 괴롭게 할 것을 알았습니다. 재판장이 이렇게 판단했기 때문에 결국 과부의 억울함을 풀어주었습니다. 셋째로 과부는 믿음과 인내로 끝까지 기다렸습니다. 과부가 재판장이 끝내 자기 간청을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입니다. 과부는 재판관이 반드시 응답할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이 확신이 있었기에 매일 재판장에게 나아가는 그녀 마음은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우리가 풀어야 할 두 번째 과제는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무엇인가입니다. 모든 비유는 하나님의 나라를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이 비유를 통해서 주님은 첫째,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1절에 비유의 목적을 말씀하시고 비유를 소개해주셨어요.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은 절대 낙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기도할 때 즉각적인 응답이 오지 않더라도, 계속 기도해야 한다. 응답이 늦다고 해서 하나님이 듣지 않으시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어떤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7. 예수님은 둘째, 하나님은 불의한 재판관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가르치셨습니다. 7절,“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주지 아니하시겠느냐 그들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불의한 재판관도 과부가 귀찮게 하니 판결을 내려주었는데, 하물며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시겠느냐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가장 선한 방법으로 응답하신다!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을 신뢰하며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셋째, 예수님은 우리가 종말이 다가올수록 믿음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8절,“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시니라.”예수님은 이 비유를 종말과 연결하셨어요. 마지막 때가 다가올수록 믿음을 지키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이 세상의 유혹과 어려움 속에서 기도를 포기하고 믿음을 잃을 것이다. 우리는 종말이 다가올수록 더욱 기도하며 믿음을 지켜야 한다! 기도를 멈추는 것은 곧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기도 없는 신앙은 결국 흔들릴 수밖에 없다.
복음 제시
8. 오늘 본문에 복음적인 구절이 보입니다. 7절, 하나님은 우리를 택하신 자녀로 삼으셨습니다.(구원의 은혜)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버리지 않으십니다.(하나님의 신실하심)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듣고 반드시 응답하십니다.(하나님의 사랑과 정의)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그의 백성을 사랑하시고 정의를 이루시는 분이세요. 우리는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돌보시는 택한 백성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억울함을 풀어주시며, 우리가 기도할 때 응답하시는 분입니다.
8절에, 인자가 올 때 믿음을 보겠느냐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올 때는 예수님의 재림-종말을 말해요. 믿음을 보겠느냐는 말씀은 구원받은 자들은 끝까지 믿음을 지켜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종말이 다가올수록 세상은 불신앙으로 가득해질 것이다. 그러나 참된 믿음의 사람들은 남아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예수님은 다시 오시며(재림의 소망), 하나님의 나라가 반드시 완성될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기대
9.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를 보고 계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며, 우리의 눈물을 기억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입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물으셨습니다.“인자가 올 때에 믿음을 보겠느냐?”여러분,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여러분 안에서 믿음을 보실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기도하고 있지만, 혹시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습니까? 혹시 기도는 하지만, 믿음 없이 습관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다시 한번 기도의 자리로 돌아갑시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할 것입니다. 오늘은 3.1절 기념 주일입니다.
1910년 한일병탄(한일합방이 아니고) 이후 독립을 갈망하던 우리 조상들이 독립 만세 운동을 전개한 날입니다. 이 운동을 했다고 독립이 바로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때부터 중국 상해에 임시 정부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하며 독립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걸렸지만 1945년 8월 15일 우리 나라는 해방을 맞이했습니다.(36년 만에, 아시아-아프리카에서 제일 빠름, 스리랑카-150년 만에) 오늘도 주님은 우리의 믿음을 찾고 계십니다. 끝까지 기도하는 믿음의 사람이 됩시다! 이 시간 오늘 주시는 말씀을 생각하며 함께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