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학교에서 폭력이 마이너스되는 순간,
갇힌 누군가의 이름이 선명해진다!
『마이너스 스쿨』은 십대를 위협하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다섯 편의 짧은 이야기를 모은 단편집이다. 십대가 하루의 대부분을 머무르는 곳이지만, 어떤 누군가에게는 두렵기만 한 학교의 현재를 독특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담아 바라본다. 이번 앤솔로지에는 다채롭고 기발한 이야기로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여러 문학상을 수상해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작가가 참여했다.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학교폭력 이야기는 왕따, 학교 내 무법자, 성매매 같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물론이고 피해자 캠프, 뱀파이어의 복수까지 다양하고 폭넓게 펼쳐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십대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다섯 작가의 눈에 비친 위태로운 학교에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도, 나를 괴롭히는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은 아이도, 친구의 고통을 외면하며 또 다른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도 있다. 이들을 통해 작가는 학교폭력의 현실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지금이야말로 고통과 두려움에 떠는 십대의 손을 단단히 붙잡아 줄 때라는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한다.
목차
이진_옥상 아래 그 언니
주원규_아주 도덕적인 캠프
김의경_나비
김설아_뱀희
정명섭_즐거운 나의 학교
저자 소개
이진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디자인과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로 일하다 2012년 첫 장편소설 『원더랜드 대모험』으로 제6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4년 청소년 장편소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을 냈으며,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미 군부대 클럽에서 활동하던 연예인들의 삶과 시대상을 정밀하게 그린 장편소설 『기타 부기 셔플』로 제5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카페, 공장』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 그 외 단편 앤솔러지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 『콤플렉스의 밀도』등이 있다.
주원규
소설가이자 목사.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부터 소설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2017년 tvN 드라마 [아르곤]을 집필했고, 2019년 『반인간선언』을 원작으로 한 OCN 오리지널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의 기획에 참여했다. JTBC, 연합뉴스, MBN 등에 패널로 출연해 세상과 이야기 사이의 교감에 힘써왔다. 현재는 소수가 모여 성서를 강독하는 종교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상의 예술과 문화 발견을 탐색하는 공유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열외인종 잔혹사』를 비롯해 장편소설 『메이드 인 강남』, 『반인간선언』, 『크리스마스 캐럴』, 『기억의 문』, 『너머의 세상』, 『광신자들』, 『망루』, 『무력소년 생존기』, 청소년소설 『한 개 모자란 키스』, 『주유천하 탐정기』, 『아지트』, 에세이 『황홀하거나 불량하거나』, 청소년 인터뷰집 『이 괴물 희생자』,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평론집 『성역과 바벨』, 번역서 『원전에 가장 가까운 탈무드』 등을 펴냈다.
김의경
1978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에 『청춘 파산』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콜센터』로 제6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 『쇼룸』과 단편 앤솔러지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등이 있다.
김설아
1980년생. 부산에서 태어났다. 2004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 단편 소설 부분에 당선되어 글을 쓰게 되었다. 밤낮으로 이야기를 생각하고 틈만 나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쓴 글들은 대부분 책상 서랍 안에 있지만 가끔 지면에 발표되는 글로 돈을 받기도 한다. 혼자 지은 책으로는 장편 소설 『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 단편집 『고양이 대왕』이 있다. 같이 지은 책으로는 『피크』, 『캣캣캣』,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가 있다.
정명섭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일했다. 파주 출판도시에서 일하던 중 소설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현재 전업 작가로 생활 중이다. 『기억, 직지』로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으로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으며 2019년 ‘원주 한 도시 한 책’에 『미스 손탁』이 선정되었다. 2020년에는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다양한 글을 쓰고 있으며, 주요 출간작으로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일상 감시 구역』, 『귀신 초등학교』, 『앉은뱅이밀 지구 탐사대』, 『미스 손탁』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방향 없는 폭력 앞에 무방비하게 놓인 십대들
다섯 작가의 시선으로 전하는 위태로운 학교 이야기
학교는 어른들은 모르는 전쟁터가 되어 버렸다.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초등학생, 심지어 유치원생까지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늘었다. 게다가 폭력의 세기는 갈수록 심해지고, 그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마이너스 스쿨』은 이처럼 폭력으로 얼룩진 학교 안에 담긴 고민과 비밀을 이야기하는 소설집이다.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 사이에 벌어지는 여러 폭력의 모습을 그려냈다. 십대에게 지금 학교는 어떤 곳인지, 그 속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얼마나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는지 등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다섯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신체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따돌림,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같은 일들은 청소년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폭력의 피해자가 훗날 가해자가 되는 일도 빈번하다. 피해자, 가해자와 마찬가지로 방관자 역시 폭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야말로 지옥 같은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은 폭력을 방관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된다.
학교폭력의 중심에 있는 친구는 끝없이 계속 이어지는 깜깜한 밤에 사막을 걷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틴다. 학교라는 지옥에서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는 십대에게 우리는 지금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마이너스 스쿨』의 다섯 이야기가 남긴 질문들은 그럼에도 오늘을 지나 내일을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어차피 세상은 정글이야. 가해자 아니면 피해자.
폭력은 반복되는 거고.“
이진의 「옥상 아래 그 언니」는 SNS에 쓴 기억도 나지 않는 한 줄 때문에 반에서 이름 없는 유령이 되어 버린 소녀의 이야기다.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옥상으로 달려갔다가 이상한 언니를 만나면서 그동안 혼자 견뎌야만 했던 외로움을 조금씩 치유받는다.
주원규의 「매우 도덕적인 캠프」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단 일주일 만에 참가자들을 ‘멘털 갑’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캠프에 참가한 동호의 일주일을 담았다. 캠프에서 동호는 지금껏 자신이 학교폭력에 전혀 무관하다고 착각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김의경의 「나비」는 지적장애를 가진 친구 ‘나비’를 이용해 성매매를 하게 되는 세 여고생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죄책감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이 나비에게 저지르고 있는 일에 점점 무감각해해지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김설아의 「뱀희」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소녀 범희가 폭력의 희생자가 된 뒤에 학교에 남은 이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사실 오랫동안 열여덟 살로 살아온 뱀파이어인 범희는 피해자로 남기보다 오히려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들을 부숴 버리는 것을 택한다.
정명섭의 「즐거운 나의 학교」는 전학생인 안상태가 학교의 지배자로 군림해 온 대니 최 습격 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을 담았다. 사건을 파헤치면서 그 속에 얽힌 여러 가지 상황들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이번 소설집으로 작가들은 방향 없는 폭력 앞에 무방비하게 놓인 십대들의 모습과 학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폭력의 내밀한 모습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