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가 가수로 데뷔한 건 1978년 "너무합니다"였고, 1979년엔 서울국제가요제에 참가하기도 하고 1981년에는 "김수희 VOL. 1"을 내며 "남포동 부르스", "정거장"으로 인기가수 대열에 합류한다. 그렇지만 성에 차지 않은 김수희 스스로 심기일전하여 제대로 된 길을 걷기로 하고 공식 1집으로 발표하는 [김수희 1집] 은 최고 가수 반열에 올려놓은 노래를 탄생시킨다. "멍에"를 발표하고 1983년 봄 KBS 가요톱텐 5주 연속 1위를 하며 골든 디스크를 수상하게 되면서 정상에 선다.
김수희를 최고의 가수반열에 올린 곡으로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김수희의 노래 스타일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 여러군데서 포착되는데 가수들이 노래할 때 음의 강세를 단어의 어디에 두는 가 살펴보면 대부분은 첫머리가 많고 그리고는 마지막 어절에 강세를 두어 끌고 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김수희는 아주 드믈게 단어의 두번째 어절이나 중간에 액센트를 두는 창법이다. 그렇기에 김수희의 노래가 강렬한 느낌을 주면서 김수희만의 느낌으로 들리는 것이다.
오랜 무명 생활을 벗어나게 해준 이 앨범은 앞서 말한대로 그동안의 자작곡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대중성을 고려해 기성 작가들의 곡으로만 구성했다. 이 앨범에 실린 10곡 중 가장 주목을 받은 '멍에'는 발라드와 트로트를 적절히 가미한 곡으로 잔잔한 피아노 간주로 시작해 현악 사운드가 뒤따르는데 김수희의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에 독특한 떨림이 빛을 발한다. 김수희는 녹음할 때 한번에 끝낸다는 얘기가 주간잡지에 실린 적이 있고 이 곡도 한번의 녹음으로 끝냈다는 전설 같은 애기가 전한다.
이 앨범에서 "멍에"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으나 대중들 사이에서 꽤 불려진 노래가 "못잊겠어요"다. 오히려 이 노래가 젓가락 장단에는 더 맞았는지 노래방보다 술집에서 목청을 돋구웠던 기억이 있는 노래다.
김수희는 18살 때 미8군 무대에 가수로 데뷔하였고 이어 1년 후에는 기타리스트로, 다시 1년 후에는 작곡가와 작사가로도 데뷔하였고, 이후 여성밴드의 리드싱어, 영화배우로 활동하기도 한다. 판소리 명창 박초월에게 사사하기도 하였으며, 심령치료와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어 곡절을 겪으면서도 식당을 하면서 가사를 돌보고 수필집을 써 책을 내기도 하고 소설을 써 영화로 만드는 등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 주기적으로 다시 일어나 노래를 빅히트시키는 불사조와 같은 삶을 사는 철인의 면모를 지녔다.
김수희
춘수
가로등도 졸고 있는
비 오는 골목길에
두 손을 마주 잡고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애태우던 그날들이
지금도 생각난다
자꾸만 생각난다
그 시절 그리워진다
아 지금은 남이지만
아직도 나는 못 잊어
사람 없는 찻집에서
사랑노래 들어가며
두 눈을 마주보고
푸른 꿈들을
그려보았던
행복하던 그날들이
지금도 생각난다
자꾸만 생각난다
그 시절 그리워진다
아 지금은 남이지만
아직도 나는 못 잊어
지금도 생각난다
자꾸만 생각난다
그 시절 그리워진다
아 지금은 남이지만
아직도 나는 못잊어
아직도 나는 못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