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걸이 보시려고요?
빛의 각도에 따라 제 색을 바꾸는 오로라 크리스털, 흰 새
의 윤기 나는 깃털과 같은 진주, 여름날 가끔 불어오는 바람
에 흔들리는 초록 잎사귀 같은 오닉스.....
물건을 보여주는 직원의 귀에선 작고 푸른 보석이
형광등 빛을 받아 흔들리고
나는 그 보석 안쪽으로 서둘러 사라지는
물고기의 꼬리를 본다
오늘도 일기에 그림을 그려 왔니?
수족관의 물고기 친구들이요.
푸른색을 항상 잘 표현해요!
붉은 색연필, 칭찬 도장
횟집 수족관 앞에 앉아 할머니 퇴근을 기다린다
횟집의 수족관 언제나 물감 같아
이런 색을 무엇이라 부르지
내 크레파스엔 비숫해도 똑같은 색은 없는데
할머니, 왜 난 아버지가 없어? 애들이 자꾸만 뭐라고 해.
한쪽 손엔 인형을 들고 할머니에게 업힌 채
별도 없는 탁한 하늘, 제멋대로 깜박이는 가로등, 바로 옆
에서 스치는 자동차와 매연 사이를 매일매일 지나간다
턱을 괸 얼굴을 감싸는
수조의 푸른빛
혹시 지금하고 계신 귀걸이는 무엇인가요?
아, 터콰이즈예요.
터콰이즈
터콰이즈
구나
나와 귀 끝이 햇빛에 닿을 때마다
터콰이즈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의 꼬리를 매일
본다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창비,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