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위력 앞에 무지막지하게 온 천하를 지배하던 여름이라는 점령군도
드디어 철수를 시작하나 봅니다.
기온이 아침 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추위를 느낄 정도이고,
며칠 전 들린 고향 마을 감나무에 달린 감들도 수줍은 색시의 볼 같이
주황색, 또는 붉은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도로변 코스모스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고,
고성 바닥들판도 서서히 노란 빛을 띠기 시작했습디다.
허나,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라고 비유해도 될랑가 ?
낮엔 가을 답지 않게 제법 덥기도 하네요.
심한 일교차....
건강 조심. 다시 한 번 더 강조해 봅니다.
지나간 일주일은,
바쁠것 없는 일상인데도 바쁜 척 해가며,
해 놓은 일 없이 바쁘게 보낸 일 주일이었습니다.
우선,
고성 고향마을(양화리)에 들러 거둘 것 좀 거두고....ㅎㅎㅎㅎㅎ
그래서 집안에 식구깨나 불려 놓고....(아래 사진 참조)
또, 어떤 날(금요일)은 낚시라고는 문외한이지만,
마치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꼬드킨 뱀 같은 지인들의 달콤한 꾐에 빠져
고기 보다는 세월을 낚으며 거가대교를 마주 보고 앉아
망중한의 하루를 보내기도 했네요.
낚시 전문가 못지 않게 연방 낚아 올리는 지인(거제 성포 출신) 덕분에,
어린 숭어 (일명, 모찌), 떡 전어, 보리 멸, 놀래미, 등등.....
여늬 횟집이나 식당에서 감히 쎄(혀) 끝에 대 볼 수 없는 달콤하고, 고소하고,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 갯가 즉석 회 & 구이를 안주 삼아
허리띠 풀어 놓고 며칠 굶주린 뱃속의 주충(酒蟲) 들을 달래 가면서
그렇게..... 그렇게......
또 세월은 흘러 갑디다.
청명한 가을 날씨 아래,
동행한 일행들은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었지만,
나야 뭐, 애시당초 싱싱한 안주에 소주로서 주충 달래기에 뜻이 있었으니
조황(釣況) 이야 좋던 나쁘던 별시리 관심이 없었고요.
어종 관계없이 썰어주면 먹고 마실 뿐......
그저, 그렇게 주충 좀 달래 놓고서리,
일상생활의 반성 모드로 돌입해서 인생이 무엇이며 삶은 무엇이던고....
속세의 고뇌를 해탈해 보고자
명상에 젖어 멀리 바다쪽으로 내다 보고 앉아 있노라니,
당장 고뇌를 풀어 줄 해답은 보이질 않고 선문답을 하듯,
콘테이너를 잔뜩 싣고서 "부산 신항"으로 드나드는 엄청 큰 배들만
눈 앞으로 왔다리, 갔다리 하네요.
온 국민들을 분노와 슬픔에 빠뜨렸던,
"천안함" 비스무리한 군함정들도 지나가고.....
해질 녁,
석양의 전송을 받으며 콘테이너를 잔뜩 실은 배가 넓은 바다로 나섭니다.
목적지가 어딘지는 내 알바 아니지만,
어디론가 떠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이 아려옵니다.
마치, 거칠고 끝없는 인생항로에 나서는 사람을 보는 듯 합디다.
오늘밤은 어느 항구에 닻을 내리고 쉴려는지.......
드디어,
바다란 놈이 해를 꿀꺽 삼키더니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이런 기가 막힌 장면을 보여주네요.
거가대교의 화려한 야경을......
일요일.
"방콕" 이나 "방글라데시" 하며 하루 쉬어 볼라했더니,
저녁 때, 백년 손님이 저녁 먹으러 온다네요.
해서 마눌님께서 나에게 내리신 명령이,
"저 마늘 좀 까서 뽀사(찧어) 주소." 하네요.
얼마전,
벌초 갔을 때 고성에 사는 지인께서 마늘 두 접을 주길래 갖다 놨더니,
그게 또 이렇게 내 일상의 족쇄가 될 줄이야.......
아이고, 내가 못 산다.
그래도 우짜겠습니꺼.
노후대책을 쥐락펴락하는 지엄한 분의 명령이니 까라면 까야지.
별 수 없지요.
오늘은 방콕도 틀린 상 싶습니다.
첫댓글 그게 사는 재미,행복이라는 거여.
사위, 따님과 함께 좋은 저녁시간 되십시오. 부럽습니다.
어이쿠 !!!! 백 교수님. 귀한 걸음 하셨네요.
잘 계시지요 ? 사모님께도 안부 삷아 주시길.......
술꾼은 다르군요.담근주 보니까 먹을 때가 된거 같은데....
부산 갈 일이 있으면 연락해서 맛이라도 봐야겠네.귀한 하수오도 보이고....
대 환영입니다. 단, 술 익은 다음에....ㅎㅎㅎㅎㅎㅎㅎ
아니면, 들고 가서 궁전 삼계탕을 안주 삼아서 한 꼬뿌 꼴깍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