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9번째 편지 - ChatGPT를 훌륭한 비서로 만들려면?
작년 4월 초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아들이 흥분된 목소리로 '글로 컨셉만 입력하면 알아서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이 나왔다며 설명하였습니다. 바로 Open AI가 4월 6일 출시한 DALL-E 2입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파스텔 그린과 클린 화이트 외벽을 가진 정취 있는 꽃 가게 입구 사진(a photo of a quaint flower shop storefront with a pastel green and clean white façade)”이라고 입력하면 이런 멋진 그림이 저절로 그려졌습니다.
그림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일이 아니라 흥분이 가라앉자 제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인 11월 30일 아들이 다시 흥분할 일이 생겼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알아서 답변하도록 설계된 소위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ChatGPT'라는 괴물을 출시한 것입니다.
아들은 ChatGPT가 세상의 판도를 바꿀 거라며 열심히 설명하였습니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가입을 하고 사용해 보니 신기하기는 하였지만 다소 불편하였습니다. 특히 영어 기반이라 한국어로 입력하면 무엇인가 어색하고 답변이 불완전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영어로 입력하면서 ChatGPT와 대화를 나누는 아들을 보니 너무 자연스러웠습니다.
이 괴물은 단번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각종 뉴스를 장식하였습니다. 월 사용자가 2개월 만에 1억 명을 돌파했고 이는 틱톡의 9개월, 인스타그램의 30개월을 능가하는 신기록이라고 합니다.
ChatGPT를 잘 아는 분도 있고 오늘 처음 듣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 모두 ChatGPT 초보자입니다. 신기하게 뉴스를 접하고 있을 뿐 일상에서 사용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무료 가입만 하고 몇 번 사용하다가 그만둔 상태입니다. 그러던 중 ChatGPT가 불쑥 제 일상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저는 십수 년간 노트를 위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였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MS 원 노트, 에버노트, 롬리서치 등을 사용하다가 몇 달 전부터 딸의 권유로 'Notion'을 쓰고 있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그런데 그 노션에 <Notion AI>라는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화면에 갑자기 “AI Assist로 초안 작성 (알파)”라는 항목이 뜨고 그 밑에 “AI에게 작성 요청”이라는 버튼이 있었습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Notion에서 ChatGPT를 도입하여 알파버전으로 <Notion AI>를 출시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ChatGPT를 일반 사용이 가능하도록 수정하여 출시한 것이 분명하였습니다.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Notion AI>와 대화하며 사귀고 있습니다. 제법 제 말을 잘 알아들어 대화하는 맛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여러분들께 제 비서 <Notion AI>를 소개합니다. 처음 화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AI에게 작성 요청> 버튼을 눌러 보겠습니다.
그리고 네모 칸 안에 “ChatGPT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라는 질문을 넣어 보겠습니다.
이런 답변이 나왔습니다.
제목도 알아서 <ChatGPT의 기능>이라고 달고 썩 훌륭한 답변을 작성해 주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작성하여도 이런 문장을 쓰지는 못할 것입니다. 질문을 반복하면 같은 답변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시 시도>라는 버튼을 눌렀더니 유사하지만 다른 문장이 나왔습니다.
다른 기능을 계속 사용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번역>입니다.
영어로 번역을 시켰더니 이렇게 번역합니다.
이번에는 <줄여 쓰기> 기능을 사용하였더니 이렇게 줄여 줍니다. 이 정도면 꽤 똑똑한 비서 아닐까요.
<Notion AI> 비서가 코딩도 할 수 있을까요? 문장 쓰기는 저도 어느 정도 하는 일이라 비서가 필요 없지만 코딩은 제가 못하는 일이라 비서에게 시키고 싶습니다. “간단한 계산 작업을 위한 자바스크립트 코드 생성”이라고 일을 시켰습니다.
과연 <Notion AI> 비서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요?
정말 놀랄 일입니다. <Notion AI> 비서는 못 하는 일이 없나 봅니다.
ChatGPT 같은 AI의 성능 수준은 매개변수 숫자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ChatGPT는 GPT 3.5 버전입니다. ChatGPT의 매개변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GPT 3.0의 매개변수는 1,750억 개였다고 합니다. 연내에 공개될 GPT 4.0은 매개변수가 1조 개가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일까지 하게 될까요?
이런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대비하여야 할까요?
얼마 전까지 초등학생에게 코딩을 가르쳐야 한다고 전국이 떠들썩하였습니다. 과연 필요한 일까요? 전자계산기 시대에 주판을 가르치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 모르겠지만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방식에서 천재지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책의 시대가 인터넷 시대로 바뀌었다면 이제 AI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법연수원 부원장 시절 학생들이 시험을 볼 때 오픈 북을 할 것인지를 놓고 교수들 간에 격론이 벌어져 결국 금지시킨 것이 2007년입니다. 이제 시험 볼 때 인터넷 사용을 넘어 AI 사용을 허용할 것인지를 고민하여야 하고 저는 당연히 허용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 신입직원이 인사를 왔습니다. 특기가 무엇이냐고 하였더니 영어랍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ChatGPT 이야기를 했더니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이런 비전을 심어 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ChatGPT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고 했습니다. ChatGPT는 영어 기반입니다. 영어로 질문할 때 한국어로 질문할 때 보다 훨씬 답변이 정확하고 풍부합니다.
ChatGPT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첫째 가급적 영어로 질문하고, 둘째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이는 많이 해 본 사람이 최고입니다. 웹 서핑을 많이 한 사람이 인터넷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음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ChatGPT가 내놓은 답변이 정확한지를 판별하는 능력입니다. 영어로 번역했을 때 그 번역이 정확한지, 코딩을 하였을 때 그 코딩이 정확한지 감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ChatGPT에 대해 조금 이해가 되셨나요? 그리고 이 괴물을 어떻게 하면 훌륭한 비서로 쓸 수 있는지도 머리에 가닥이 잡히셨나요?
그러나 ChatGPT는 기계일 뿐입니다. 어떻게 잘 다루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자세와 능력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3.2.6. 조근호 드림
<조근호의 월요편지>
첫댓글 인터넷 시대에서 AI 시대로 가는 첫걸음 세상은급변하게 변하고있습니다.젊은세대 특히 공부하는 학생들은 배워야겠다 는 생각이듭니다.
좋은정보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