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지손가락에 사랑의 징표인 결혼(약혼) 반지를 끼는 것은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비롯됐다. 당시 로마인들은 약지에서 심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혈관이 있다고 믿었고, 이를 ‘베나 아모리스(Vena Amoris, 사랑의 정맥)’이라 불렀다.
중세시대 서양 기독교 문화에서도 이러한 관습은 이어졌다. 9세기 경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 혼인 예식 중 신부의 약지에 반지를 끼는 관행이 확산되었고, 이는 유럽을 거쳐 전 세계로 퍼졌다.
약지손가락이 다른 손가락에 비해 사용 빈도가 낮아 반지가 손상되거나 일상생활에서 방해가 될 가능성이 적다는 실용적 이유도 한 몫했다. 또한 약지손가락의 힘줄이 상대적으로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은 연인과의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모든 문화권에서 약지에 반지를 끼는 것은 아니었다.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엄지손가락에, 고대 이집트에서는 중지에 반지를 끼기도 했다. 서양 문화의 영향력이 강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약지가 사랑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형법(手形法)에서도 약지는 연인(배우자)를 의미한다. 나(자신)을 상징하는 ‘중지손가락’과 밀착된 약지손가락은 두 사람의 친근한 관계를 형상화한다.
약지손가락은 중지보다 첫째 마디의 중간 정도가 표준이다. 테스토스테론의 지배력이 강한 남성은 약지가 ‘검지’손가락보다 길고, 에스트로겐의 비중이 높은 여성의 경우는 검지에 비해 약지가 조금 짧다.
약지는 배우자(애인)을 상징하므로 손가락 기저선부터 손톱까지의 두께가 일정해야 한다. 손가락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가늘어져 마치 볼링핀 모양처럼 되면 어느 순간 결혼반지가 빠져버릴 지도 모른다. 사랑을 이어갈 수 없는 것이다.
위 사진의 손금은 이러한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검지에 비해 약지가 짧은 이 손은 여성의 손이다. 약지손가락 위쪽이 가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지(새끼손가락) 아래 수성구에 있는 ‘결혼선’은 장애선에 의해 공격받으면서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애정관계의 불안함은 감정선의 하향지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감정선 아래쪽으로 여러 개의 가지선이 나타나는 것을 ‘감정선 하향지선’ 또는 ‘비애선(悲哀線이)’라고 하는데, 오랜 기간동안 우울, 불안, 침체등의 심리적 요소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때 나타나는 선이다. 이 손은 그림에서처럼 상당히 많은 하향지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애정문제의 불확실성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전체적으로 잔선이 많이 보이는데, 생각이 많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이라서 그런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생명선과 두뇌선이 분리된 ‘독립형 두뇌선’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많이 언급했던 것처럼 생명선과 떨어진 두뇌선의 소유자는 규율, 관습, 전통과 같은 사회적 규정에 갖히기 보다 스스로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집단(조직)에서의 소속감보다 개인의 활동과 성취가 중요한 타입이라 통제되지 않고 억압받지 않는 공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이러한 성향은 위 손금에서처럼 1cm 이상으로 생명선과 두뇌선이 떨어져 있을 때 확실하게 나타난다.
이 타입은 자유로운 연애는 적극적이지만,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고 자녀와 남편, 시부모와 같은 다양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에는 큰 불편함을 느낀다. 가정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일상이 반복되고, 어머니/아내로서 책임감을 갖는 것도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개방적이고 이해심 있는 남편이라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겠지만, 보수적이고 이기적인 남자라면 결혼생활을 지속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독립형 두뇌선‘ 여성에게 궁합에 대한 중요성과 성급하게 서둘러 결혼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위 손금은 ’남자‘라는 존재가 약하게 자리하고 있고, 스스로도 ’남자‘와의 관계를 책임감 있게 유지하기 어려웠다. 사랑했던 남자와의 반복된 실패는 마음 한켠에 상처를 남기고 있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 관명 관상학 연구원 / 010 3764 43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