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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상담심리자료창고 원문보기 글쓴이: 차양근
나를 잘 설명하는 화술 나의 이미지를 높이는 화술
윤치영 지음
책이있는 마을/2002년
1. 프리젠테이션은 스피치다
대화란 곧 말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다. 작게는 개인과 개인끼리의 대화에서부터 청중을 상대로 하는 강연이나 웅변, 기자회견, 또는 정치인의 정견 발표나 직장에서의 보고, 브리핑, 사업(제품) 설명회 등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말로써 설명하는 모든 행위를 통틀어 프리젠테이션이라 하고, 말하는 당사자는 프리젠터라 한다. 다시 말해서 남을 설득시킬 목적으로 하는 모든 이야기가 곧 프리젠테이션의 범주에 드는 것이다.
말로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은 생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말솜씨가 능숙한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능숙하다.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사회생활에 적응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난관에 부딪치기도 한다. 말을 솜씨 있게 잘하는 방법은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일단 그것을 긍정한 뒤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화술의 달인들을 보면 여유를 갖고 말과 말의 간격을 충분히 둠을 알 수 있다. 말에 자신이 없거나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마치 뭔가에 쫓기듯 말해 버린다. 그것은 마치 자판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 같아 온기를 느낄 수 없다. 여유를 갖고 말의 속도와 완급을 조절하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여 일체감을 갖게 할 뿐 아니라 강한 소구력(訴求力)을 갖게 한다.
프리젠터는 청중 앞에서 자신을 소개할 땐 장황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한 패턴에 따라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패턴이 바로 SSS공식이다. 이 SSS는 Subject(주제), Significance(의의), Speaker(강사명)를 말하는 것으로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첫 번째의 S(주제)는 그 날의 연설이나 연수의 테마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다. 다음의 S(의의)는 이 테마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이 대목에서는 청중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와 연결지어 흥미를 유도한다. 마지막 S(강사명)는 자신의 경력 및 활동상을 홍보함으로써 스스로 그 날 주어진 테마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있음을 청중에게 어필하는 단계이다.
프리젠터가 자기 소개를 할 때는 가능한 한 개인적인 이야기 보따리를 많이 풀어놓는 것이 좋다. 잘 모르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들려 준다는 것은 그만큼 청중과의 거리를 좁혀 주는 구실을 한다. 우리들은 잘 아는 사람은 공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프리젠터가 자신의 인간적인 면을 알 수 있는 사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청중으로 하여금 그를 잘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함으로써 그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단 청중 앞에 서면 아무리 노련한 프리젠터도 마음이 떨리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당장은 청중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천천히 좌중을 둘러보아라. 그 짧은 시간 내에 장내의 분위기가 잡히고 프리젠터인 당신도 웬만큼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연단에 올라선 순간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었다면 눈에 뜨이는 그 사람과 직접 눈길을 맞춰 보는 것도 좋다. 일부러라도 씽긋 웃어 보라. 그리고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하라.
말이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의 일대일 관계이다. 그러므로 청중이 많다고 해서 목소리를 지나치게 높여 고함을 치듯 할 필요는 없다. 평소 대화할 때의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기분으로 말하라. 평소 화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 한 자기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듯 프리젠테이션하는 것이 좋다. 청중 앞에서의 대중화술을 감격조, 웅변조의 포효절규형 화법으로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프리젠터들은 자기만의 음성 스타일을 개발해야한다. 목소리를 바꿀 수는 없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음성에 변화를 줄 수는 있다. 소리를 좀더 크게 하면 강조의 효과가 있고, 소곤거리는 말투를 사용하면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음성의 변화는 이야기를 좀더 다채롭게 꾸며나가는 구실을 하게 된다.
또, 청중을 깔보는 식의 프리젠테이션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겸손을 가장하는 듯한 태도 역시 역효과를 초래할 뿐이다. 조사된 바에 의하면 변명이나 사과의 말로 시작된 프리젠테이션은 90% 이상이 실패했다고 한다. 그리고 프리젠터의 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저질스럽고 경박한 표현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쉽더라도 반드시 프리젠터 특유의 관점과 논리가 추가되어야 한다.
프리젠테이션 기법의 핵심은 청중의 주의력을 집중시키는 데 있다. 프리젠터가 자기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중의 경청하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중의 주의력을 끌기 위해서는 청중이 직접 몸을 움직여야 하는 실습이나 역할놀이 등을 프리젠테이션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며, 시청각 보조자료의 활용과 청중의 복창, 유머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명프리젠터는 5분 늦게 시작하고 5분 일찍 끝낸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10분 정도 강의를 단축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결코 주어진 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엄한 경고임을 알아야 한다. 프리젠터에게 일정한 시간이 주어지는 것은 그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는 절대불변의 원칙과도 같다. 특히 종료시간을 철저히 지켜 주는 것은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기법 중 하나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다른 프리젠테이션 기법 중에는 “강연의 서론과 결론은 강렬하게, 강연의 중반은 빈약하게.”란 말이 있다. 그만큼 강연에서 서론과 결론의 중요성을 크게 보는 것이다. 아무리 유익한 내용이라 해도 시간을 질질 끌어가며 이야기를 해서는 여지없이 청중을 질리게 만든다. 이야기의 핵심을 부각시키는 짧고 명쾌한 결론으로 프리젠테이션의 종료를 알리는 절도 있는 매너는 명프리젠터의 필수조건임을 잊지 말자.
또한 지루하고 가라앉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청중은 졸게 마련이다. 대개 청중이 조는 것은 강연이 재미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원인은 긴장감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청중의 졸음을 가시게 하려면 질문을 던질 것(ask questions), 구체적 사례를 제시할 것(give examples), 적당한 속도를 유지할 것(tempo)의 3가지 원칙을 지키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2. 이상적인 프리젠테이션 화법이란
미국의 앨버트 메리비언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단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는 것은 단어, 목소리, 보디 랭귀지이다. 이 3요소 중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단어의 영향력이 약 7%, 목소리 부분이 38%, 그리고 보디 랭귀지가 55%를 차지한다고 한다. 결국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무엇을 말하는가’보다는 ‘어떻게 말하는가’,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시각적인 면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강의라도 전달하는 방법이 나쁘면 성공할 수 없다. 웅변술 중에는 ‘성난 파도의 기술’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때는 성난 파도와 같이 커다란 소리로 박력 있게 이야기하고, 어떤 때는 파도가 ‘쏴아!’하고 밀려오는 것처럼 속삭이듯이 이야기하는 기술이다. 유능한 프리젠터라면 이런 변화 있는 화법을 잘 구사한다. 강의 도중 강조하고 싶은 곳은 일부러 큰소리를 내거나 백묵으로 칠판을 두드리거나 또는 책상을 치는 등의 변화 있는 연출로 청중의 시선을 모으는 것이다.
아무튼 소리의 변화는 아주 신경써서 전략적으로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에 의하면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감정이나 본심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만으로도 표현되지 않은 내면까지도 파악이 가능한 것이다. 또한 얼굴을 보면 좀더 자세한 부분까지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리에 감정을 넣어 청중을 끌어당기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리젠테이션에는 귀납적인 접근법과 연역적인 접근법이 있다. 연역적인 접근법은 프리젠터가 청중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연설의 서두로 삼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이유와 논거를 설명한다. 귀납적 접근법은 프리젠터가 먼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와 논거들을 설명하고 결론으로 가면서 청중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연역적 접근법이 보다 효과적이다. 이것은 청중이 따라가기가 쉬운 논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중이 프리젠터의 목적에 어긋나는 반응을 나타 낼 것을 미리 아는 경우라면 귀납적인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청중은 적어도 프리젠터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논리적 근거를 경청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나아가 프리젠터의 입장에 대한 저항을 누그러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뢰성은 프리젠테이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프리젠터에 대한 신뢰성이 높을 때 사람들은 프리젠테이션이 완벽하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서두의 농담이 썰렁하기 짝이 없거나 메시지의 내용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도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프리젠터의 인격이 의심스럽다고 판단될 땐 프리젠테이션이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아무도 그의 말을 신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신뢰성이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의 켄 세레노 교수는 “프리젠터의 신뢰성은 청중에게서 나온다. 청중만이 프리젠터의 말을 신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말은 프리젠터에게는 자신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만한 힘이 없다는 뜻일까? 아니다. 결코 그렇지는 않다. 청중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인격, 특정학문이나 주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의 유능함, 침착성 등을 겸비하는 것으로 이 외에도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또한 프리젠터는 상대를 설득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의 견해를 입증할 만큼 충분한 연구 자료나 정확한 통계를 제시할 수 있을 때만이 프리젠테이션은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견해 속에서 일치점을 찾아 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우리 나라에 밝은 미래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여기에 있는 우리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정치인들은 완전히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상대를 향해서도 첫 부분을 이렇게 시작한다.
이는 곧바로 상대와 대치되는 부분으로 돌입하면 즉각적인 대립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당신의 의견에 상대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서로 긍정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그로 인해 당신의 메시지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내기도 쉬워진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라.
시각적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말을 할 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경우와 말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잘하긴 하는데 전혀 핵심을 찾을 수 없었던 경우 등의 경험들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이는 무슨 차이일까? 전자는 시각적인 언어를 사용한 경우이고, 후자는 논리적인 전개에 급급한 경우이다. 사람들은 정보를 감지할 때 시각을 통해 83%, 청각을 통해 11%, 촉각을 통해 3%, 미각을 통해 2%, 후각을 통해 1%를 감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3. 프리젠터는 청중을 리드해야 한다
우리는 즈닌의 ‘최초의 3분간’이라는 이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즈닌에 의하면 사람은 상대방을 만나서 최초의 3분 이내에 대부분 모든 인상을 결정해 버린다고 한다. 최초의 3분간에 만들어지는 이 이미지는 그 후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첫인상은 두 번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상대의 인품이나 인간성을 알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초의 인상이 그 사람의 본래 모습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능한 프리젠터가 되려면 항상 최고의 컨디션, 최고의 상태로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말이 있다. “눈은 입으로 하는 것만큼 말을 한다.” 보디 랭귀지 중에서도 시선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이 말을 할 때에 마음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을 보면 대충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특히 청중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시선조절에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된다. 미국의 경우 프리젠테이션 전문가들은 이른바 아이 콘택트라하여 끈질길 정도로 청중과 시선을 맞추며 이야기할 것을 강조한다. 이것은 설득을 목표로 하는 대화에 있어서는 철칙이므로 반드시 익혀야 한다.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기 전에 청중을 바라보는 것은 다이빙 선수가 다이빙할 때와 같다고 생각하라. 다이빙 선수들은 다이빙 보드에 올라서자마자 바로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는다. 일단 심호흡을 하며 신중하게 자세를 갖추고 시선을 집중한 뒤에 스스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다이빙 보드에서 뛰어내린다. 마찬가지로 프리젠터는 여유와 자신을 갖고 걸어나가 연단에 선 후 신중하게 청중을 쭉 둘러본 다음 다이빙 선수가 물 속으로 뛰어들 듯 청중 속으로 뛰어들어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 콘택트는 대중을 상대로 한 프리젠테이션뿐만 아니라 대인 스피치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상대방에게 시선을 주지 않으면 무시되고 있다, 차별 받고 있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등의 인상을 주게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프리젠테이션에서의 아이 콘택트는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도록 하자. 청중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부딪치면서 이야기하게 되면 분위기도 한결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사실상 청중을 졸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눈을 감지 않게 하는 것뿐이다. 결국 눈을 뜨고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계속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청중은 자극을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각물(visual aids)을 사용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거의 매일같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고 있지만 예외 없이 오버헤드 프로젝터나 플립차트, 메모판 등의 시각물을 적극 활용하여 청중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강의를 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연구팀은 말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의 이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결론으로 유도하기 쉽다, 공감대를 얻기 쉽다, 발표자에 대한 평가가 높다, 청중의 참가 의욕을 높인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시각물 사용법은 절대 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질구레한 그래프나 숫자의 단순한 복사본, 청중을 무시하고 시각물의 설명만으로 시종일관하는 태도, 이것저것 여러 가지의 요소를 담아 넣은 어수선한 시각물, 쉽게 말로도 설명이 가능한 것을 일부러 도식화하려는 것.
그러므로 시각물을 이용할 때는 단순화하여 짧게 보여주는 ‘KISS의 법칙’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Keep it simple, short"의 약자로서 직역하면 ”가장 간단히 설명해라!“라는 의미가 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시각물 활용의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시각물을 사용하는 것은 청중을 졸지 않게 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임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사람 한 문장 원칙’을 지켜라. 이것은 한 문장을 말하는 도중에 다른 사람에게 눈을 옮기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하나의 의미를 갖는 문장을 한 사람에게 완전히 납득시키고 나서 다음 사람에게 시선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통상 3~5초 정도가 적당하다. 한 사람에게 6초 이상 시선을 주면 상대방이 어색함을 느끼므로 가급적 문장을 짧게 끊어서 속도를 빨리 하되 주어진 5초간은 확실하게 아이 콘택트를 해야 한다.
이렇게 차례 차례로 한 사람씩 상대를 바꿔 가면 최종적으로는 청중 전원과 대화하는 셈이 된다. 그리고 이때 강사의 시선이 지그재그로 움직이므로 이것을 ‘지그재그 응시법’이라고 한다. 이 지그재그 응시법은 얼핏 간단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연습을 필요로 한다. 끈질길 정도로 상대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연습을 해 보라. 습관이 되면 뭐든 어려울 게 없는 법이다.
4. 프로페셔널한 프리젠터의 조건이란
프리젠테이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을 이해, 설득시키는 일이다. 그것은 프리젠터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논리적 호소와 감정적 호소를 병행해야만 한다. 곧 양수겹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논리적 호소는 프리젠터의 해박한 지식과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주장으로 청중의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며, 그 이론적 근거를 올바로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설명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감정적 호소는 프리젠터의 열정을 바탕으로 청중의 마음에 호소하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논리적인 판단보다 감정적인 판단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프리젠터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줄 아는 기술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특히 프리젠터는 이 과정에서 예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화는 일반적인 것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훨씬 효과가 크다. 사람들은 평범하고 일반적인 사실보다 개인적인 이야기에 훨씬 관심이 많은 법이기 때문이다.
한편 도산 안창호 선생, 존 F. 케네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은 알려진 대로 역사에 길이 남는 명 연설가들이다. 그들이 청중을 사로잡았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마도 그 해답은 그들만의 독특한 카리스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카리스마란 사람을 끄는 독특한 매력, 또는 수많은 사람들을 헌신할 수 있게 만드는 그 자신만의 매력을 뜻한다.
카리스마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말’에서 당신의 카리스마는 발휘된다. 청중들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라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오직 당신만의 특별한 상황이나 경험담, 당신만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듣고 싶어할 뿐이다. 청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준비하라. 그것이 바로 프리젠테이션의 카리스마적 요소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야기할 때의 열정적인 태도 또한 카리스마의 위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만약 당신이 청중 가운데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이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주제를 다루고 있을 지라도 열정적인 태도를 보일 수만 있다면 사람들은 곧 당신의 이야기에 관심과 반응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열정은 그만큼 전염성이 강한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젠터가 하는 모든 이야기가 다 청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황이나 분위기가 전혀 예기치 않게 반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때에는 청중도 집중력이나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를 대비하여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여러 가지 개발해둘 필요가 있다. 필자는 두 개의 이야기보따리를 항상 옆구리에 차고 다니라고 권하고 싶다. 왼쪽 옆구리에는 ‘상비유머’ 보따리를, 오른쪽 옆구리에는 인간미 넘치는 진솔한 ‘휴먼 스토리’ 보따리를.
물론 이런 이야기 보따리들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와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보따리를 적절하게 풀어놓음으로써 청중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켜 상황이나 분위기를 다시 처음의 상태로 이끌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저기서 감동적인 이야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할 때 호기심을 자극하는 좋은 이야기는 일단 메모하고 스크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좋은 이야기를 수집하여 기록해두는 것은 프리젠터가 갖추어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강연이나 프리젠테이션의 서론에서는 무엇을 말해야 할 것인가 보다 무엇을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특히 ‘시작하기에 앞서서~, 이름이 뭐더라~, 차라리 다른 곳에서 강연을 했어야 하는데~,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죄송합니다,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강연 내용은 지난번에도 했던 건데’ 등의 말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설령 시청각 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사과의 말로 강연을 시작하지 말라. 그 이유는 첫째, 사과의 말은 청중에게 불길한 예감을 갖게 하거나 나쁜 결과를 예측하게 만들기 때문이고, 둘째, 사과의 말은 청중의 관심을 쓸데없는 곳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만약 사과의 말을 꼭 해야 한다면 강연이 다 끝나고 나서 해도 결코 늦지 않다. 그리고 감정을 상하게 하는 유머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청중의 흥미를 잃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5. 면접도 프리젠테이션이다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과정을 보면 면접관이 직접 응시자와 대면하여 질의와 응답이라는 과정을 통해 응시자의 잠재적인 능력, 책임감, 인내력, 사고력, 창의력, 업무추진력, 대인관계, 성격 등을 알아본다. 최근 경향을 보면 기업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필기시험보다는 면접시험을 통한 인물평가에 많은 비중을 둔다. 결국 면접시험도 이제 적극적인 프리젠테이션의 영역이 된 것이다.
다음은 면접 승리 10계명이다. 잘 살펴보도록 하자.
① 면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와 지원 동기에 대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지원한 회사와 업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② 자기소개서에 사교성, 협조성, 호기심, 지도력, 기획력과 같은 추상적인 어휘를 남발하지 말라.
③ 자기소개는 첫째, 지금까지 해온 일 가운데 특기사항을 둘째, 가장 최근의 성과를 셋째,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내용만 말하도록 한다.
④ 면접시험에 임할 때는 구체적인 기획안을 가지고 간다.
⑤ 면접관이 보는 것은 대답의 내용보다 당당한 태도임을 유의한다.
⑥ 커다란 목소리로 이름을 또박또박 말하면 긴장이 가라앉는다.
⑦ 대답의 내용은 하나로 정하고, 결론부터 말한다.
⑧ 고유명사와 숫자를 많이 넣어서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말하라.
⑨ 당당하면서도 예의 바른 태도를 잊지 말라.
미국의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의 ‘대인지각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30초 동안에 처음 만난 상대의 성별, 나이, 체격, 직업, 성격, 신뢰감, 성실성 등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첫인상을 관리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첫 만남에서 매력적이고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면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좋은 첫인상을 주려면 처음 만났을 때 가능한 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도록 해야 한다.
첫인상이 형성될 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부분이 시각적인 요소이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시선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이 바로 얼굴이고 그 얼굴의 표정에 의해 그 사람의 인상이 결정된다. 표정이 밝은 사람은 대체로 성격도 밝고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건강한 이미지를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까이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표정연습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진작부터 충분히 대비하고도 막상 면접 당일에 알고 있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호감 가는 태도를 보여주지 못하면 그간의 노력이 부질없는 것이 된다. 면접관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다음의 7가지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
① 첫 대면에서 깨끗하고 참신한 인상을 심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②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③ ‘예’, ‘아닙니다’ 라고 자기 생각을 소신 있게 전달하는 것도 호감을 사는 방법이다.
④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어휘나 유행어를 쓰면 경박해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예절바른 경어를 사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⑤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짓궂은 질문을 받더라도 재치 있게 받아넘길 수 있어야 한다.
⑥ 집단토론의 경우 대개 옳고 그름을 뚜렷하게 구분 지을 수 없는 주제가 제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느 쪽이든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한다.
⑦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면접이 끝난 뒤의 태도이다. 기껏 면접을 잘 치르고도 ‘볼 장 다 봤다’는 식으로 나갔다간 따놓은 점수도 모두 잃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한편, 자기를 소개할 때 꽁무니를 빼거나 적당히 얼버무리는 사람, 한 마디로 자기소개를 끝내고 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자기소개는 글자 그대로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줌으로써 인간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만드는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자기를 어떻게 소개하느냐는 그 자신의 앞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를 소개할 때 자신을 브랜드화 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 자기소개란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신의 장점들을 모나지 않게 소개함으로써 상대방에게 호감 가는 인상을 줄 때 효과가 있다. 만약 자기를 알아줄 필요도 없고, 그 모임의 사람들과 유대를 맺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침묵을 지키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자기소개를 할 때는 이름, 직업이나 직위, 출신지 및 학교, 경력과 나이, 근무지, 특기와 취미, 그 모임과의 관계 및 그 모임에 대한 의견 등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의 요인들을 아무 때나 모두 소개할 필요는 없다. 즉 모임의 때와 장소, 목적 등에 따라 적당히 몇 가지는 생략해도 무방하다.
또한, 스피치에 있어서 유머는 이야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소개를 하면서 가벼운 웃음을 유발시킬 수 있다면 일단 성공한 것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미국의 뉴욕 시장을 역임한 지미 워커 씨는 키가 작았다. 그는 자기를 소개할 때 남들은 결점이라고 여겨 극구 피했을 법한 자신의 키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놓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고 한다.
“여러분! 큰 관청에서 일하는 아주 키 작은 사나이를 소개하겠습니다. 뉴욕시장 지미 워커입니다!” 그는 항상 자기소개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스피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미리 계산된 유머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유머는 즉흥적이면서도 톡 쏘는 맛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그 모임의 분위기에 잘 어울릴 수 있어야 유머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프리젠테이션에서는 먼저 발언한 사람의 이야기를 인용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예를 들면 “앞서 ㅇㅇㅇ 선생께서는 음악이 취미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저도 음악이 취미입니다. 음악 중에서도 특히 국악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남이 써버린 방법을 되풀이해서 쓰거나 똑같은 말재주를 부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