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조선후기 무관들의 군복(軍服)을 그려봤습니다. 흔히 구군복(具軍服)이란 명칭으로 알려져있습니다만, 구군복의 구(具) 자는 '갖춘다', '입는다'라는 의미로서 명사가 아닌 동사입니다. 즉, 구군복이 아니라 군복이 정확한 명칭이지요. (아마 갖출 구(具)를 옛 구(舊)로 착각해서 벌어진 혼동이라고도 생각됩니다.)
군복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등장한 군사 복식 중 하나인데, 흔히 협수(夾袖, 혹은 동다리) 위에 괘자(掛子 혹은 전복)를 착용하고 전대(戰帶)나 요대(腰帶)를 두른 뒤 전립(戰笠)을 쓰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초기의 군복은 이삼(李森, 1677~1735) 장군의 그림이나, 최원립(崔元立, 1618∼1690) 장군묘에서 출토된 유물처럼 옷의 소매 부분이 좁고 길이도 짧았습니다. 또한 전립의 형태도 우리가 아는 형태와는 좀 다릅니다.

이삼 장군 초상

최원립 장군묘 출토 협수

최원립장군묘 출토 전복
이후 시기가 흘러 군복에도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먼저 전체적인 길이가 길어지고, 소매가 넓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소매의 빨간 부분을 홍수(홍색 소매)라고 부르는데, 초기에는 길이가 짧은 편이었지만 후기에는 어깨까지 홍수가 올라가게 됩니다.

이창운 초상

김병기 일가 군복

흥완군 일가 군복

구한말 군복 사진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사또옷의 이미지는 19세기에 가서 만들어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흥완군 일가의 군복은 전복의 안쪽이 붉은 색이고 겉쪽이 흑색, 아청색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전복이 뒤집혀 있을 수 있기에 그림에선 흑색으로 그렸습니다.)
첫댓글 와, 이건 정말 대단합니다. 아주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