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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옥천군향우회 원문보기 글쓴이: 곽봉호
◆'탐방 온다고 대청소 했어요' 마을이 깔끔하다. 70년대 새마을운동을 거치면서 담장이며 집이 개량돼 지금의 마을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잡초는 뽑혀져 있고 길을 걷는데 쓰레기 하나 없다. 김인호(55) 전 이장이 답을 알려줬다. "오늘 옥천신문에서 탐방 온다고 마을 대청소를 했어요." 아침 6시30분부터 주민 전체가 나와 분주하게 움직였다. 옆에서 누가 거든다. "신문사에서 자주 오면 더 깨끗해 질 거야." 마을 대청소는 염종진(64) 이장의 작품이다. 김귀분(62) 부녀회장은 "이장님이 꼼꼼하셔서 말씀만 하면 주민들이 잘 따른다"며 단합이 잘 된다고 자랑한다. 회비 내는 것도, 눈 치우는 것도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잘 참여한다. 또 어른공경을 잘 한다고 한다. 어버이날, 정월대보름 같은 정기행사 외에도 수시로 어른들 모시고 음식을 해먹는다. 마을에 내년이면 백수(白壽)를 맞는 권순이(99) 할머니가 있다. 염종진 이장은 "백수면 마을의 경사"라며 "내년에는 마을에서 잔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구비(鳩飛) 마을은 구비(鳩飛)란 뒷산의 지형이 비둘기가 날아가는 형국이라 해서 붙였다는 말이 있다. 현재 마을에는 35가구 90여 명이 살고 있다. 마을에는 구음1리에 사는 지씨의 시조 전설이 내려오는데, 많이 떠나고 이제 2가구 남았다. 전설에 따르면 구음리 마을 입구 연못에서 말 우는 소리가 아홉 번이나 들려왔다. 이를 이상히 여긴 마을 사람들은 소리가 나는 장소로 나가보았고, 그 곳엔 포대기에 쌓인 아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를 신비하게 여겨 아기를 마을로 데려와 키웠고 이 사람이 구음1리에 사는 지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예전에는 잎담배가 마을의 가장 큰 소득원이었다. 잎담배 농가는 3가구로 줄고, 지금은 한 집에서도 다양한 작물을 재배한다. 고추를 제일 많이 심고 인삼, 벼농사도 짓는다. 마을에 감나무와 호두나무도 여전히 많다. 특이한 것은 마을에서 양봉 재배를 시작했는데, 벌통이 300통을 넘는다. ◆ 꼭 봐야 할 세 가지 돌
◆ 구음1리의 자부심, 짚풀 공예 경로당의 방 한 칸은 짚풀 공예를 하는 작업장이다. 방바닥에는 짚으로 만든 둥그런 멍석이 깔려있고, 곳곳에 짚신과 삼태기 등 완성된 작품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짚신 한 켤레 만드는 데 3시간이 걸린다. 지난 포도축제 때 작은 짚신은 8천 원, 큰 건 5천 원에 팔았다. 만드는 품에 비하면 가격이 낮은 편이다. 새끼를 꼬던 박종수(73)씨는 "요새는 장식용으로 작은 짚신을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같이 작업을 하던 이상열(74)씨는 짚신에 관한 추억을 풀어놓았다. "여기서 6Km 떨어진 청성국민학교를 짚신 신고 다녔는데, 뒤꿈치에 피가 나고 고생 많았어" 경로당 어른들은 농사도 지으면서 틈틈이 짚풀로 작품을 만든다. 지난 2006년 청주의 한 찜질방에서 멍석 주문이 들어왔고,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농촌건강장수마을'에 응모하면서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짚풀 공예를 다시 시작했다. 앞으로는 짚불 공예를 마을체험 사업의 일환으로 해보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 여전히 좁은 마을 입구 구음1리도 지난 집중호우에 피해를 많이 입었다. 마을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지만, 농로와 밭이 많이 유실됐다고 한다. 마을 위쪽 와이(Y)자로 흐르는 개울에 물이 넘치면서 농로와 밭에 피해를 준 것이다. 복구를 해야 하지만 농로가 유실돼 빠른 대처가 어렵다고 한다. 주민들은 추가적인 농로 포장과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구음1리의 오래된 민원은 폭이 좁은 마을 진입로이다. 마을 내의 주차공간이 부족했던 문제는 10여 년에 걸친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의 복개공사 준공(2007년)으로 해결됐다. 마을 진입로 2차선 공사도 오는 8월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확장 공사는 구음1리와 2리로 갈라지기 전까지 도로를 대상으로 해, 구음1리로 들어가는 도로는 여전히 차 한 대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폭이다. 염종진 이장은 "그 구간에서 차들이 만나면 누군가는 뒤로 후진해야 하는데, 폭이 좁아 위험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좁은 마을 입구 도로도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예정된 확장 공사를 할 때 같이 해치웠으면 하는 게 주민들의 바람이다. 한편, 주민들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대한 아쉬움도 표현했다. 지난 2007년 구음리를 포함한 청성면 한두레 권역이 사업에 선정됐지만, 지역특산물 가공시설 확충, 숯가마 복원 및 상품화 같은 마을 개발 사업이 중간에 취소됐다고 한다. 특히, 마을소득 사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주민들이 의견을 개진해도 반영이 잘 안된다고 한다. 김인호 전 이장은 "소득이 있어야 주민들도 열의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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