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감사
(골 3:12-17)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한 해를 결산할 때 그리스도인은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립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에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지난 시간 속에서 주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에 감사드리는 시간입니다. 꼭 연말에 결산하고 난 뒤 감사해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날마다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감사의 또 다른 이름은 기쁨입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은 기쁨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예수 믿으면 무조건 기뻐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엇이든지 기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쁨은 웃고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로 표현해야 합니다. 내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든 것이 감사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불행해지기 가장 쉬운 방법은 ‘비교’하는 것입니다. 비교하면서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시기하고, 질투할 수도 있고,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남 탓으로 돌리며 원망과 불평을 쏟아낼 수도 있습니다. 비교하는 것은 자신을 판단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얕보고 무시하는 교만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비교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불행해집니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합니다. 모든 이들을 이롭게 하는 ‘공동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의지와 결단으로 선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선은 기쁨이 충만한 사람이 실천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선한 일을 하려고 하지만, 쉽게 낙심하고 포기하기 때문에, 자기 의지가 아니라 선한 일을 하려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기쁨은 어디서 올까요? 복을 많이 받으면 기쁨이 충만할까요? 물론 받은 것이 많고, 가진 것이 많으면 기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을까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면 기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 마음이 서로 같지 않아서 기쁨은 사라지고 슬픔과 고통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영원한 기쁨은 하나님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시고 영원하시기에 하나님 안에서 우리는 영원한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곧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인 신앙에서 우리는 기쁨을 얻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라고 하면 예수 잘 믿어 복 받는 관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는 그 이전의 관계, 곧 우리의 신앙고백을 말합니다. 하나님에게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알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어떤 존재일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 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면 나를 구원하시려고 독생자를 보내셨을까요? 얼마나 나를 귀하게 여기시면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내 죄를 용서해주셨을까요? 우리의 신앙고백은 모두 내가 주님의 사랑 받는 자라는 것을 알게 합니다.
주님의 사랑 받는 자가 되었으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오늘 말씀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오늘 말씀뿐만 아니라 예수님 말씀이나 모든 사도들의 말씀이 두 가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말씀하시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의 삶을 가르쳐주시는 것입니다.
골로새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도 1, 2장에서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말씀하시고, 3, 4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3장에서는 새 사람이 되었으니 옛사람을 버리라고 하십니다. 옛사람의 모습인 악한 행위를 죽이라고 합니다. 그 목록이 5절에 나옵니다. 옛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버리고(9절) 새 사람이 되었으니 선한 행위, 선한 삶을 살아야 한다며 12절에 선한 삶의 덕목이 소개됩니다.
왜 선한 일을 해야 할까요? 12절에 설명합니다.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밝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영광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흠이 많고, 약하고, 부족한 우리를 예수님의 피로 깨끗하게 하시고, 부활의 생명으로 영생을 얻게 하시며 성령으로 충만케 하사 거룩하게 하십니다. 또한 우리를 사랑하셔서 모든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십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받는 자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마음가짐은 12절의 내용입니다. ‘긍휼과 자비, 겸손과 온유, 오래 참음’입니다. 다른 목록도 있는데, 여기서는 다섯 가지만 소개합니다. 이것은 성령의 열매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을 살피는 따뜻한 마음, 동정심, 남을 높이는 겸손, 부드러운 마음, 인내심 등 다른 이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마음가짐입니다. 그리고 실천하는 것은 용납하고, 용서하는 것입니다. 차별하지 않고, 시기와 질투하지 않으며, 미워하고 욕하지 않고, 관용과 용서를 통해 어울려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 마음가짐과 실천은 의지가 아니라 ‘사랑’에 기초한 것이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마음 먹은 것, 실천하는 것을 온전케 하는 것, 완성하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14절에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케 매는 띠’라고 하십니다.
선한 일을 많이 하고도 기쁨을 얻지 못하거나 마음에 불평이 생긴다면 선한 행위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한 일을 할 때도 내 마음이 기뻐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15절)고 권고합니다. 주님의 평화를 누리는 사람이 모든 이들의 평화를 위해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십니다. 죄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시기, 질투, 미움과 폭력, 차별, 모든 악한 것에 의한 염려와 걱정 등 불안한 우리의 마음과 삶에 평화를 주시려고 주님은 세상에 오셨고,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라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주님의 평화를 얻고, 평화를 위해 일꾼으로 부름 받았으니 감사하는 자가 되라고 사도 바울은 말씀하십니다. 평화를 얻은 것은 기쁨을 얻은 것이고, 기쁨이 충만한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 풍성하게 되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권면합니다. 말씀은 우리를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말씀 충만은 우리를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같은 말씀이라도 날마다 새로운 은혜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말씀은 살아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날마다 새롭게 만드는 말씀이 풍성하니 우리는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찬송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주님의 이름을 힘입어 기쁨으로 일할 수 있으니 하나님께 감사하라고 권면합니다. 성경에는 말씀에 의지하여 순종한 사람은 생명과 복을 얻고, 자기 생각대로 행한 사람은 생명을 얻지 못했다는 말씀이 많습니다. 우리가 말을 하든, 일을 하든 믿음으로 순종할 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우리의 부족함, 약함이 많이 생각날 수 있습니다. 예수 잘못 믿고, 불순종한 삶을 살았다고 죄의식에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도우셨고, 우리를 통해 계획하신 일을 이루셨기에 오늘 우리는 감사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는가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며 기뻐하며 살고 있는지를 보십니다.
어쩌면 주님은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믿음을 칭찬하실지도 모릅니다.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은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인의 감사는 복을 받았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된 것,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가 되고, 주님의 생명과 평화와 기쁨을 얻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축복에 날마다 감사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