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성공, 그리고 섹시함, 화려한 소비의 분신으로 스타를 보려는 대중의 욕구는 스타를 이상적인 대상으로 동경하면서 스타의 결혼, 행동, 패션, 소비생활을 궁금해하며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하게 된다. 특별함으로서의 스타의 모습을 보려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스타를 동일시하며 나와 같은 존재로서 즉 평범성의 전형으로서 보려는 욕구 또한 강하다. 그래서 검소한 소비생활을 하고 일반 사람처럼 생활하는 스타를 좋아하기도 한다.
스타의 화려한 결혼이 이상적인 동경의 상징이라면 스타의 이혼은 스타역시 사랑의 좌절이 존재할 수 있다는 평범성을 확인하는 하나의 단서라 생각하기에 대중은 스타의 결혼과 이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스타의 결혼이 한때 ‘인기의 무덤’으로 작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만인의 연인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대중의 의식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신성일과 엄앵란의 결혼이 그랬고 나훈아와 김지미의 동거가 그랬다. 이로 인해 여자 스타들의 경우는 상당수가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다. 영화 1대 여성 트로이카 스타라는 남정임 문희는 결혼과 함께 스크린을 떠났고 윤정희 역시 결혼과 함께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다. 2대 트로이카인 장미희, 유지인, 정윤희중 결혼하지 않은 장미희만 활동하고 결혼과 동시에 정윤희와 유지인은 활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대중의 인식이 바뀌면서 연예인의 결혼이 더 이상 인기의 무덤으로 작용하지 않으면서 결혼은 스타들의 연예계 활동의 중단 사유로 작용하지 않았다. 3대 트로이카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미숙, 이보희, 최명길은 모두 결혼했지만 지금까지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스타의 이혼역시 한때 연예인으로서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했었다. 남진이 윤복희와 이혼을 하면서 인기가 급락해 국내를 떠나 미국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고 이미자 역시 이혼후 대중매체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선정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제 스타의 이혼은 연예계 활동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대중의 인식이 그만큼 성숙해지기도 했지만 일반인들의 이혼률이 급증하면서 스타의 이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때문이다. 또한 스타들 상당수가 이혼을 해 스타의 보편적 현상으로까지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혼 사실을 숨기고 연예계 활동을 하는 스타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텔레비전에 나와 두세번의 이혼도 당당하게 밝히는 연예인도 생겨나고 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사는 스타를 보는 것이 매우 힘들어진 정도다. 최근 이경실, 금보라, 최진실, 허준호, 김혜선 등 스타들의 이혼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이들이 활동을 중단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에는 스타들이 사랑의 좌절보다 사랑의 영속함으로 사랑의 완결태 즉 사랑의 이상형으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그것을 보며 자신의 결혼생활을 사랑으로 채우려는 노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 여러분들, 이혼은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지만 자랑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 이혼하는 것을 비난할 하등의 이유는 없지만 제발 텔레비전에 나와 이혼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늘어 놓는 것은 하지말기를 바란다. 그것은 그대들을 동경하는 대중에 예의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