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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태양의 따가움을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8월. 바다와 산, 계곡을 두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다면 풍요로운 서해바다와 너른 들, 웅장한 산세를 고루 경험할 수 있는 충남 서산으로 떠나보자. |
서산은바다를 메워 너른 들을 얻은 풍요로운 고장이다. 천수만과 삼길포 앞바다를 가로막은 방조제는 A·B지구와 대산들판을 만들어내 서산의 지도를 새롭게 그렸을 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덕분에 오지였던 서산을 찾기가 쉬워졌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부터 고장의 특산 농수산물을 알리는 축제도 여럿 생겨났다. 서산 볏가릿대놀이, 굴부르기 군왕제, 창리영신제, 팔봉산 감자축제, 서산 육쪽마늘축제, 삼길포 우럭축제 등이 그것이다.
서산은 체험공간도 풍부하다. 별을 볼 수 있는 별 체험마을 오학리, 서산 특산품인 생강을 넣어 한과를 만드는 부석면, 감자요리 및 각종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팔봉 대왕리 등 저마다의 특징을 내세운 체험마을들이 조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서산의 특산품이 된 맷돌호박으로 만든 요리와 어리굴젓 체험, 산야초를 활용한 천연염색 체험 등을 소개한다.
노란 맷돌호박 속살로 만드는 요리체험, 참샘골농원
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5리에 위치한 참샘골농원은 1만5천여 평의 황토밭에서 연간 3백여 톤의 맷돌호박을 생산한다.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던 이곳에서 생산성이 높은 맷돌호박을 심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호박이 잘 안 나와 값이 비싼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출하하기 위해 저장성을 높이고 농약 대신 키토산을 쓰는 등 친환경 노력을 기울여 탄생시킨 것이 바로 키토산맷돌호박이다. 맷돌호박은 표면에 흰 가루가 있고 올록볼록하게 골이 졌으며 동화 ‘신데렐라’에 나오는 호박처럼 아래위가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요리체험은 2003년부터 시작했다. 농장을 찾은 사람들이 특이한 모양을 한 맷돌호박의 맛을 궁금해하자 아예 직접 맷돌호박을 이용한 요리까지 가르치기 위해 체험장을 만든 것. 이곳에서 만들어볼 수 있는 음식의 종류는 호박식혜, 호박꽃찜, 호박칼국수, 호박게국지, 호박전, 호박떡, 호박죽 등. 익숙한 것도 있지만 호박꽃찜, 호박게국지 같은 생소한 이름도 눈에 띈다.
“아니 호박꽃으로도 음식을 만든다고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라고 한다. 주인의 설명에 따르면 호박꽃 안에 고기 완자를 만들어 넣고 푹 찌면 꽃향기가 배어든 맛있는 찜이 된다고.
“원래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배워 가셔서 할 줄 아는 분들이 많아요. 게국지는 서산 향토음식이에요. 서산은 바닷가 마을이라 간장게장을 잘 해먹거든요. 게를 다 꺼내먹고 나면 간장만 남는데 게 맛이 우러난 거라 버리기는 아깝잖아요. 그래서 그 간장에 김치랑 호박을 넣고 찌개를 끓여먹어요. 그게 게국지예요. 맛이 아주 구수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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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체구의 안주인이 웃음 띤 얼굴로 설명에 열심이다.
“아이들은 호박칼국수 만드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노란 호박 속을 강판에 갈아 베 보자기에 넣고 즙을 짜내서 밀가루 반죽을 하거든요. 그 색이 얼마나 고운지 몰라요. 아이들은 반죽하는 게 재미있는지 땀 흐르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하죠.”
참샘골농원에서는 호박요리 체험 외에도 좋은 호박 고르기와 호박저장법을 배우는 호박저장실 체험, 보통 고구마보다 당도가 높고 속이 노란 호박고구마 캐기, 8월말 경부터 체험 가능한 호박따기 체험 등이 가능하다. 이 중 호박저장실 체험은 올 초 저장고에 불이 나는 바람에 남은 호박이 없어 다시 호박을 따서 저장하는 9월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요리체험을 원할 때는 음식재료를 준비해야 하므로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체험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인당 체험료는 호박칼국수 5천원, 호박죽 6천원 선. 호박떡 만들기 체험은 한 말 단위로 이루어지며 체험료는 7만원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IC로 나와 대호방조제를 지나 서산으로 진입. 29번 국도를 따라 대산읍 소재지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풍림아파트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대영카센터 방향으로 좌회전해 운산리로 들어가면 갈림길 오른쪽으로 참샘골농원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 따라 5분 정도 들어가면 농원이다. 문의 041-663-8183, www.camsemgol.com
물길 열어준 바다를 건너 만나는 곳, 웅도 어랑식품체험장
대산읍 사거리에서 오지리라는 안내판을 따라 좌회전하여 3km 정도 들어가면 웅도 분교 이정표가 보이고 이것을 따라 좌회전해 약 4km 더 가면 웅도로 이어지는 시멘트 바닷길이 나온다. 섬으로 들어가려면 사전에 물때를 알아야 하는데 썰물에는 이 길이 나타나고 물이 들어오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서산의 최북단 지역에 자리한 웅도는 해안선이 5km 정도 되는 섬이다. 외딴 곳에 자리한 이 섬은 바다가 길을 막아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간직하고 있으며 아직도 집집마다 겨울이면 장작을 떼고 달구지 등 옛 물건을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다.
갯벌이 좋은 웅도의 특산품은 낙지. 바로 서산의 명물 밀국낙지다. 밀이 다 익어 탈곡한 밀로 국(수제비)을 끓여 먹는 6~7월에 잡는 낙지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밀국낙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끓이면 갓 잡았을 때보다 크기가 더 커지고 통통해지는 것이 밀국낙지의 특징이다. 질기지 않고 쫄깃한 낙지 살이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원기를 북돋워준다.
여름철이 밀국낙지 잡이의 적기지만 처음 낙지잡기에 나선 체험자들에게는 낙지가 호락호락하게 몸을 내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낙지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 안내자의 설명. 그래도 한 마리 잡아보려고 눈까지 벌게진 체험자들에게 안내자가 뜬금없이 질문을 던진다.
충남 서산
호박요리 만들기, 갯벌 낙지 잡기, 천연염색… 즐거운 체험거리 풍성한 충남 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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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가 어떤 생물인지 아세요?”
“글쎄요, 한여름 농사에 지친 소에게 낙지 한 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스태미나가 강한 생물 아닌가요?”
“낙지는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암컷을 잡아먹습니다. 그리고 알들이 깨어날 때까지 수컷이 알을 지킵니다. 그러다가 알들이 깨어나면 수컷을 잡아먹지요. 낙지의 수명은 그래서 1년을 넘지 못합니다.”
한동안 흥미로운 낙지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다 운이 좋으면 웅도의 또 다른 진풍경을 만날 수 있다. 소달구지를 끌고 갯벌로 바지락을 캐러 나가는 아낙들의 모습이다. 이곳은 갯벌이 유난히 깊어 경운기나 차량 이용이 불가능해 아직도 옛날 방법 그대로 소달구지를 타고 다닌다.
웅도의 갯벌에는 이 외에도 능쟁이(칠게), 바지락, 소라 등 바다생물이 넘쳐난다. 그러나 웅도의 바다는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기 때문에 안내자 없이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어민들의 원성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어랑식품체험장에 1인당 5천원을 내면 1kg까지 바지락이나 굴 등을 잡아 가져갈 수 있으며 체험에 필요한 호미와 장화, 바구니 등도 빌려준다.
섬 끝에 자리한 어랑식품체험장은 섬을 돌아 다시 바다로 내려가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사철 삭히지 않은 싱싱한 생굴로 어리굴젓을 무쳐낸다. 때문에 굴 특유의 향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 찬바람이 가시고 나면 굴 따는 시기가 지나는데 어떻게 신선한 굴젓을 무쳐낼까. 그 답은 급속냉동고. 한겨울 싱싱한 굴을 캐내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급속 냉동시킨 후 필요할 때마다 적당량을 꺼내 냉장실에서 3일간 녹인다. 이렇게 해동시킨 굴에 각종 양념을 하면 굴의 신선함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것. 때문에 한여름이라도 굴젓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아무 때나 담그지는 않는다. 체험을 원하면 미리 문의해 담그는 날을 확인할 것. 굴젓은 1통에 1만5천원 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어리굴젓 담기 외에 바닷물에 배추를 절여 김치를 담그는 해수김치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료는 김치 값으로 대신한다. 가격은 1kg에 3천원 선. 문의 및 예약 017-420-8898
웅도에 들어갈 때 주의할 점은 미리 연락해 물때에 맞춰야 한다는 것. 당일 체험하고 돌아올 예정이라면 육지로 나가는 길이 물에 다시 잠기는 시간을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물이 조금이라도 들어온다 싶으면 절대 길에 들어서지 말라는 것이 웅도 주민들의 당부. 차를 끌고 가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서 건너다가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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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야초 이용하는 천연염색, 디어코리아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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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도에서 나와 서산 읍내로 들어온 뒤 오른쪽으로 현대아파트가 나오면 우회전할 준비를 한다. 롯데마트와 전자랜드가 있는 서해로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첫 번째 신호등에서 649번 도로를 따라 좌회전하면 부석·안면도 방향으로 접어든다. 인지면소재지를 지나 부석 안면도 방향과 산동리로 들어가는 삼거리까지 간 후 산동리 방향으로 들어가면 인정분교가 보인다. 분교를 지나고 약 700m 전방에 산동리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표지석이 보이면 그곳에서 우회전하여 농로를 따라 들어가면 꺾이는 부분마다 디어코리아 이정표가 있다.
인지면 산동리. 간월도가 내려다보이는 도비산 자락에 뿔 달린 사슴을 볼 수 있는 디어코리아 농장이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사슴농장. 7~8마리가 자라는 작은 농장이지만 이곳처럼 근사한 뿔을 달고 있는 사슴을 볼 수 있는 장소가 흔하지는 않다.
사슴 사육장 앞에는 염색 체험공간이 펼쳐진다. 건물 뒤로 이어지는 마당 한쪽에 천연염색 체험장을 만들어놓았다. 넓은 마당에 타일을 바르고 수도를 연결해 만든 체험장 옆으로 호두나무, 은행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 등이 마당을 둘러싸고 있다. 나무 울타리를 넘어가면 언덕 아래쪽에 염색한 천을 건조시키는 기다란 빨랫줄이 나온다. 조금 더 올라가면 쪽과 홍화를 재배하는 밭이다. 염색의 재료가 되는 쪽은 좀처럼 구하기가 어려워 아예 직접 농사를 짓는다. 7월이면 염색에 쓸 수 있을 만큼 자란다. 붉은 꽃이 예쁜 홍화도 염색재료로 사용된다.
이곳의 염색체험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이유는 염색에 사용되는 식물을 직접 관찰한 다음 그 식물을 이용해 염색을 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어떤 식물에서 어떤 색을 얻을 수 있는지 체득하게 된다.
“얘들아, 여기 있는 이 꽃이 뭔지 아니?”
식물을 관찰하는 아이들을 인솔하던 디어코리아 대표 김현주씨가 갑자기 아이들에게 길가에 피어 있는 노란 앉은뱅이 꽃을 가리키며 묻는다. 아이들은 그저 묵묵부답이다.
“애기똥풀이야. 이걸 한번 살짝 따보자. 여기 꽃이 꺾인 부분에서 노란 진액이 나오지? 그럼 이 꽃으로 염색을 하면 무슨 색이 나올까?”
아이들이 합창으로 대답한다.
“노란색이요.”
숲길을 따라 올라가며 식물 관찰은 계속된다. 어느새 간월도 간척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도비산 중턱에 다다랐다.
“이른 아침에 이곳에 오르면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답니다. 아이들과 올라와서는 간척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가지요. 너른 들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잖아요. 가을에 이곳에 오르면 천수만을 오가는 철새 떼의 장관도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조금 더 돌아가면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를 볼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장소라고.
산을 내려오면 본격적인 염색을 시작한다. 제일 먼저 할 일은 염색할 천을 고르는 것. 면에 물을 들일 경우 깨끗한 것을 골라 세제를 푼 40~50℃의 온수에 한두 시간 담가둔다. 그 다음 30분 정도 삶아서 깨끗이 헹구어 비틀어 짜지 말고 잘 털어서 말리면 준비 끝. 실크에 염색하려면 중성세제나 주방세제를 물에 풀고 끓여 천을 넣고 20~30분 정도 더 끓이다가 맑은 물에 하루 정도 담갔다 꺼내 쓰면 된다.
다음으로 색을 들일 염액을 만든다. 생쪽의 경우 직접 채취해와 바로 염액을 만드는데 염액에 준비한 천을 넣고 주물러 골고루 물이 들게 한 다음, 맑은 물에서 3~4회 헹구고 색이 잘 들도록 해주는 매염액에 다시 넣어 15분 정도 주물러 준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염액에 넣었다 맑은 물에 헹구고 매염액에 담그는 과정을 반복한다. 원하는 색을 얻었으면 가볍게 눌러 짜서 그늘에 널어 말린다. 손수건이나 스카프, 면티 등을 염색할 수 있다. 이 밖에 이곳에서는 천연 비누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천연염색 체험료는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손수건은 5천원, 사각 실크스카프는 7천원, 어른이 사용하는 실크스카프는 1만5천원 선. 아로마 비누만들기는 5천원, 기능성 첨가물이 더해진 비누 만들기는 7천원 선이다. 체험은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재료를 준비해야 하므로 반드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문의 041-662-4649, www.deercorea.com
▼ 가족여행전문가 한은희씨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여행지 소개를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이 달에 찾은 서산에서는 물때에 맞춰 웅도를 두 번이나 들어갔다 나오느라 바쁘게 보냈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 역시 웅도인데 웅도는 육지에 비해 두 배나 큰 엉겅퀴 꽃을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땅이 비옥하고 깨끗해 인상적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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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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