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온통 강한 비바람의 호우주의보 와중에 놓여있습니다. 먼저 밖으로 나가 엄마가 나오기를 잠시 기다리던 녀석 둘이 비에 꽤 젖어있습니다. 태균이는 거의 초단위나 분단위를 헤아리며 하루의 일정을 체크합니다. 태균이의 시간확인은 주로 휴대폰으로 하니 휴대폰을 보여달라라는 신호인 손목 손가락으로 툭툭치기가 요즘들어 너무 잦아졌습니다.
딱 시간만 확인하고는 잠시 빌렸던 휴대폰을 바로 돌려주기는 하는데 그래도 선생님들이 번거로울 새라 요즘은 사원증처럼 휴대폰을 목을 걸고 다닙니다. 시간에 얽매이는 현상은 예전보다 성숙해졌습니다. 8시반에 아침식사를 해야 센터를 가든 도예실을 가든 시간에 맞춰 갈테니 7시부터 엄마가 주방에 서야 합니다. 7시에 주방 앞으로 가지않으면 태균이의 재촉이 심해지죠.
논리성의 기본은 시간개념입니다. 시간개념을 터득하지 못하면 눈 앞의 현실 밖에 없기 때문에 과거도 미래도 의미가 퇴색합니다. 인간이 동물들과 지능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는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오로지 현재만 사는 듯한 수 많은 자폐친구들이 얼른 전정감각 회복을 해야하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날씨에 대비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요즘은 내진설계를 해서 집을 짓지만 실제로 집이 버티고 있는 동안 한번도 지진을 만나지 않거나 아주 약한 지진 한 두 번의 경험으로 그칠겁니다. 그럼에도 최극단의 자연 재해 상황에서 문제가 없도록 건축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오늘과 같이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아무 문제없도록 건축물을 짓고 부착시설물을 단단히 고정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일반 아이들도 재해상황은 닥치게 되어있고 이럴 때마다 부모가 잘 대비를 시킨 경우 아이는 위기를 잘 넘기고 다음 위기를 향해 나아갈겁니다.
우리 아이들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거의 매일 자연재해 상황이니 여기에 대비가 잘 되어있지 않는 경우, 아이의 문제행동은 불거지고 부모의 힘든 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하게 됩니다.
일반사람들에 비해 비바람도 잦고, 눈보라도 더 세며, 심지어 지진까지도 잦은 우리의 세계... 튼튼한 건축물짓는다는 마음으로 극단의 상황까지 대비한 최강의 요새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두 달 넘게 이어온 지지부진 공사들은 여전히 진행 중. 어제는 건자재상까지 가서 넓은 테이블 다릿발을 사가지고 와서 2.4미터짜리 긴 테이블을 완성해보았습니다. 하나는 멀바우 2.4T 집성목으로 멋진 테이블을, 또 하나는 건물에서 철거한 넓고 길다란 목재판을 두 개로 붙인 후 시트지까지 씌워 무려 3T 두께의 2.4미터 테이블을... 와 목재의 변신은 무죄를 넘어 멋진 분위기 창출의 공신!
비록 실제 작업은 전문가가 거의 다 했지만 자재공급과 아이디어 제공은 제가 한 셈이니 완성의 기쁨을 누릴 자격은 있을겁니다. 특히 멀바우 집성목은 한번 갈아내고 니스칠도 한번 더하면 더욱 좋아질 듯 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공부체질인가 봅니다. 다른 가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긴 테이블 욕심은 많은 편입니다. 영흥도 집에는 아직도 처리하지 못한 3미터 길이의 우드스톡테이블이 떡 버티고 있습니다.
긴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태균이가 좋아하는 노래방 테이블로 써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야외테이블들도 페인트칠을 통해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실내작업으로 떼우고 있지만 이렇게 조금씩 손을 보다보면 언젠가는 멋지게 바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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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희도 두께 10센티 정도 길이 2미터 사오십정도 긴 테이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좀 투박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