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야 왕이 유다를 다스린지 13년이 되는 해에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부르셨습니다(BC 627년). 그리고 3절을 보면 예레미야는 유다의 왕 시드기야가 다스리던 때에 예루살렘 사람들이 포로로 끌려갈 때까지 예레미야를 통한 예언은 계속되었다고 기록합니다(BC 586년). 약 41년 정도 선지자로서 사역을 했는데, 예루살렘이 멸망한 이후에도 선지자로서 사역을 했었던 것으로 볼 때 약 50년 정도 선지자로서의 사역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레미야가 선지자로서 활동을 시작한 때인 요시야 왕이 유다를 다스린 때엔 요시야 왕에 의해 종교개혁이 이뤄져 우상들을 제거하고, 성전을 수리하는 중에 발견된 율법책을 통해 더 본격적인 종교개혁을 시행하면서 요시야 왕 즉위 18년에는 유월절을 대대적으로 지키도록 했었습니다. 영적으로 회복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애굽의 느고와 전쟁을 수행하다가 BC 609년에 전사(戰死)하였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요시야의 죽음을 슬퍼하는 애가(哀歌)를 지어 부르게 하기도 했습니다(대상 35:25). 요시야 왕의 이전 왕들인 므낫세, 아몬도 하나님 앞에 악한 왕이었고, 요시야 왕이 죽은 후에도 유다의 왕들은 악을 행한 자들이었기에 요시야 왕 때에 잠깐 영적 회복이 일어나다가 끝난 것입니다. 유다 왕국에 잠깐 영적 회복이 일어나던 때에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불러 선지자로 섬기도록 명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제사장의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예레미야를 불러 선지자로 세우시면서, 이 일은 예레미야가 이 땅에 태어나기 전부터 계획된 일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5절). 어쩌면 요시야 왕의 종교개혁으로 인해 영적으로 회복되고 있던 시기에 굳이 특별한 선지자가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하나님은 이미 미래를 내다보고 있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예레미야를 세우시기로 하신 것입니다. 지금 내게 맡기신 사역이 지금의 상황에 굳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도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반드시 계획이 있음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예레미야는 슬픔을 느끼며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모릅니다”라고 답합니다(6절). 에레미야가 하나님으로부터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았던 나이가 몇 살이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18세에서 20세 정도의 나이가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여기서 “나는 아이입니다”라고 대답했을 때 “아이”는 그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갓 태어난 아기부터 청년까지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되었었기에, 이 표현은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다”(5절)는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을 겸손하게 일컫는 표현이라 보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고백한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유다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우시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심적 부담을 크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번 선지자로 섬길 것을 명하십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 보내든지 가서 하나님께서 무엇을 명령하든지 그것을 말하라고 말씀하십니다(7절). 그리고 누구에게든지 전할 하나님의 메시지를 예레미야의 입에 주시겠다고 말씀합니다(9절). 즉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선지자로 부르시면서, 누구에게 가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하나님께서 정하셔서 그 말씀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예레미야가 “나는 말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을 땐 어떤 말씀을 어떻게 전할지 모른다는 의미였을 것입니다. 예레미야 스스로 뭔가를 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네 말”이 아니라 “내 말”(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주님의 메신저(Messenger)는 주님께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역할입니다. 누가 보내는가, 누구의 말을 전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내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가 메신저입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네가 전해야 할 말을 내가 주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말을 전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메신저들은 주님의 말씀을 대언(代言)하는 자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내 생각과 내 주장을 넣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마음과 주님의 뜻만을 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하게 말씀을 전하라고 권면하십니다(8절, 9절).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질 때 그 말씀은 유다 백성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좋은 소리가 아니라 쓴소리를 전하는 것은 늘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상황에서도이 “내가 함께하여 구원해줄 테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십니다(8절).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예레미야를 싫어하고 미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예레미야는 유다 사람들에게, 유다의 왕들에게 핍박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레미야를 거부하는 것을 넘어서서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10절의 말씀은 예레미야가 할 사역을 한 구절로 요약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여러 나라와 여러 왕국 위에 세워서 그것들을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고, 넘어뜨리며, 건설하고 심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죄악이 관영(貫盈)한 유다 왕국과 유다를 둘러싼 여러 나라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전하고, 그들이 회개하지 않을 경우 그들을 심판하셔서 멸망하게 하실 것임을 전하게 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심판에 그치지 않고 다시 회복시켜서 새롭게 세워가실 은혜도 전하게 하십니다. 이것이 예레미야가 전해야 할 메시지임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멸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시 회복시켜 세워가심으로 끝납니다. 우리가 전해야 할 하나님의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앞에 죄악을 돌이켜서 그 죄악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회복의 은혜로 나아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시대에 우리를, 우리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을 떠난 죄악을 지적하고, 하나님의 심판을 예고할 뿐만 아니라, 돌이켜 하나님의 회복하게 하시는 은혜를 누릴 수 있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러한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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