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아래 할머니
김일연 목사
작은
텃밭을 이고 와
장터에 고랑을 펼쳤다
고구마 줄기
정구지, 대파
헝클어진 세상을
가지런히 다듬는 풍경
백발조차 빛나는
조국을 업어 키운
등 굽은
우리 대한의 어머니!
/
요즘
함안 5일장에 가면
텃밭에서 키운
맛있는 옥수수를 파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옥수수 5개 5,000원
아내가 하나 더 달라고 하면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시며
하나 더 주십니다.
장터는
사람을 만나고
정을 나누고
인생을 배우고
시를 쓰는 곳입니다.
유모차 하나 없이
6남매, 7남매를
업어 키우신 우리의 자랑스런 어머니!
대한민국을 키우신
자랑스런 우리 모두의 어머니!
/
이혜좌 권사님!
교회 행사로 바쁘신 가운데
경남기독문학을 위하여
7. 16. 주일 밤~ 22. 토 까지
한 주간 청지기로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별
알퐁스 도데, 조정훈 옮김
더 클래식 출판
프랑스 작가
프로방스 지방 목동의 이야기 / 뤼브롱 산
풍부한 서정성, 잔잔한 감동,
몽드뤼르 산
칩거 주민, 약초 캐러가는 모습
피에몽 숯굽는 사람 검은 얼굴
아가씨 양식 싣고 목장으로 올라옴
모닥불 피우고 밤샘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
근처 마을에서 가장 예쁘다
뤼브롱 산 양지키고 몇 주 동안 사람ㄴ 구경을 못해
사냥개 라브리와 양떼와 같이 산다
방목지에서 홀로 생활
혼자 생활 하는 것에 익숙
말을 잃어버린 사람들
순박한 사람들
대화의 재미를 잃고 산다
아랫마을에서 일어난 일도 모른다
도시에서 일어난 일도
15일마다 보름치 양식을 싣고 산으로 온다
오솔길 노새 방울 소리
농장 꼬마의 신이 난 모습
늙은 노라드 아주머니가 오기도 한다
갈색 머리
아랫마을 소식 궁금
누가 세례를 받았는지, 누가 결혼을 했는지
가난한 산골 목동
내 나이 20살, 본 사람 중에는 아가씨가 제일 예쁘다
보름치 식량을 기다리고 있는데 늦도록 아무도 오지 않는다
오전에는 주일예배에 갔겠구나 생각하고
정오에는 세찬 소나기가 내려서 길 상태가 나빠져 노새가 못 오는구나 생각
오후 3시, 마침 하늘이 맑아지고 산은 물과 햇빛으로 빛이남 반짝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소리
냇물 넘치는 소리
부활절 종소리처럼 명랑하고 활기판 노새방울 소리
그런데 노새를 몰고 온 사람이 꼬마도 아니고 노라드 아주머니도 아닌 아가씨
꼬마는 병이 났고 아주머니는 휴가를 갔다 자식들 집에
버들가지로 만든 바구니에 양식 담아
곡식 바구니 사이에 타고 온 여자
아가씨 허리 곧게 펴고 앉아
산바람 소나기로 날이 서늘해지고
그녀 얼굴도 붉게 상기되어
아름다운 스테파네트
노새에서 내리면서 그런 상황 이야기를 한다
자신은 언덕길을 오다가 길을 잃어 시간이 늦었다고
그녀 꽃장식 리본, 레이스 달린 화려한 치마
덤불 속 헤맨 것 아닌 무도회에 갔다 온 것 같아
어찌나 귀여운지
여태껏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
겨우내 양들과 평지 머물 때 저녁 먹으러 농장이 있는 주인집에 가면
옷을 예쁘게 입고 하인들과 말을 하지 않는다
도도하게 거실 지나쳐 가버림
그런데 아가씨가 내 양식을 싣고 나를 위해 이곳까지 왔다
어찌 허둥대지 않겠나
바구니 담긴 식량 꺼내 준다
눈빛 호기심, 살펴보는 아가씨 양떼, 우리 산 위의 풍경
소년이 잠자는 방
밀짚 위에 양가죽을 깔아놓은 침대
벽에 걸림 외투, 긴 외투
지팡이, 부싯돌, 모든 것을 신기하게 봄
늘 혼자 있으면 심심하겠다
무슨 생각하며 사니
아가씨 생각하고 산다 말하지 못함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함
짓궂은 말로 난처하게 하면서 웃고 있다
즐거워여친은 널 보러오니
그녀는 황금염소, 이거나 산꼭대기에 뛰어다니는 에스테렐 요정이거나
고개 젖히고 웃는 모습, 요정 에스테렐같아
잘 있어 목동아!
하산 인사
비탈길 아래로 사라진뒤 노새 발굽아래 구르는 조약돌 소리
구르는 소리
내심장으로 구르는 기분
그 소릴 아주 오래 듣고 있었다
그 추억 사라질까봐 꼼짝 않고 서 있다
앉아 있음 누워있다
저녁 계곡 어슴푸레 해 질
양들이 메~ 하며 우리로 들어가는 시간
언덕길에서 누군가 날 부르는 소리
아가씨 모습 나타나
명랑한 표정과 달리
물에 흠뻑 젖어 추위. 두려움 떨어 산길 아래쪽에서 폭우 만남
불어난 소르그 강 못 건너
물에 빠질뻔
지름길이 있지만 아가씨가 찾기 어려워
소년은 양떼를 지켜야
산에서 밤 보내야 하는데
심란, 가족걱정 안심시키려 7월은 밤이 짧아 요
옷 발 말리기 위해 모닥불 우유와 치즈를 먹으라고 줌
눈 커다랗게 맺힌 눈물
나도 같이 울컥해져
밤이 찾아와
서쪽하늘 뿌연 빛 조금 남아
아가씨 양우리 안에 들어가 쉬라 연정은 불꽃처럼 일어나고
젊은 피 속에 끓어 오르고
나의 보호 속 잠이 든 아가씨
책임감
오늘은 하늘이 더 높고 별은 더욱 빛나고 있다
우리의 문이 열리며 스테파네트가 나온다
잠이 오지 않아
밀짚 바스락거리고 꿈꾸는 양이 메~ 울고
차라리 불 곁에 있고 싶어
소년은 양가죽을 그녀 어깨에 덮어 줌
모닥불을 지피며 따뜻하게 해 주고
아무말 없이 나란히 앉아
신비로운 세상에 눈뜨는 시간, 별빛 총총
소녀는 작은 소리에도 오들오들 떨고
바짝 다가와
산 아래 연못 쪽에서 깊고도 큰 짐승 울음소리
산 위로 올라온다
아름다운 유성 하나 떨어지고
별 가까운 곳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앉은 소녀
천국의 어린 목자인양 밤하늘 별을 보고 있다
별이 정말 아름답구나
목동아! 너는 별들 이름을 알고 있니
물론이죠 아가씨
바로 위의 별은 은하수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곧장 뻗어있고
저 별은 오리온 시계 역할
지금 자정이 지났다
시리우스
마글론
목동의 별을 보고
새벽에는 양떼를 내 보내고 저녁에는 들여보내고
서늘하고 부드러운 것이 내 어깨에 내려 앉는 느낌, 어깨를 누르고
머리 기대어 잠든 소녀
날이 밝아 하늘의 별이 희미해질 때까지 잠자고
어깨 기대어 가만히 있다
맘 깊은 곳 작은 떨림이 일고
아름다운 생각만 하고
경건한 밤이 목동을 지켜주고
한 무리의 별이 양떼처럼 조용히 행진하는 모습
저 별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든 것이라고 / 잠자고 있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