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건 얼마든지 환영할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비가 많이 오다 보니, 여기도 피해는 있습니다.
우습잖게 저 개인적으로도요.
정말,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역시 정확히는 모르지만, 하루 반 정도를... 끊임없이 비가 내렸던 것인데요,
여기도 비 피해가 안 생길 수가 없었던 거지요.
어느새 기온이 쑥 내려가서, 역시 하루 종일 난방을 틀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숙소 안에서 틈틈이 바깥을 내다 보니,
바로 옆 아스팔트에 토사가 길게 내려오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또 다른 창으로 옮겨가 보았더니,
아, (여기는 폐교된 학교 부지인데, 그 학교 운동장에 모였던 빗물이 갈 곳이 없어 한 곳으로 몰려 내려가는 빗길이 바로, 제가 만들어놓았던 꽃밭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그 많은 물을 견딜 수가 없었던 거겠지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꽃밭이 깊게 파여,
거기로 물이 흘러내려갈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제가 심었던 꽃들도 일부는 씻겨 내려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었지요.
그러니,
저는 우산을 받쳐들고 밖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거기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분천천'은?' 하는 생각에, 부리나케 가 보니,
역시 거기도 물이 콸콸 흐르지 않겠습니까?(아래)
제가 여기로 옮겨온 이래 처음 일로,
원래 이랬던 개천의 모습을 찾았던 거지요.
그래서 '동영상'까지 찍어두었는데요, (아래)
그리고 돌아와서 재확인해 보니,
꽃밭은 그 와중에도 꽃이 피고 있었는데(아래),
그 돌로 쌓은 축대(?)는 전혀 이상이 없었는데,
꽃밭의 흙은 많이 파여나가 있었지요.(아래)
그래서 위로 가 보니,
상추밭은 말 그대로 물에 잠길 태세였구요,(아래)
'폐교' 운동장의 물이 다 모여 이쪽으로 내려오고 있었고,(아래)
그러니, 제가 뭘 어찌 할 수 있었겠습니까?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는데......
더구나 학교 운동장 물이 다 이쪽으로 쏠리고 있는데, 뭔가 건드려 봤자... 어차피 역부족일 터라......
그런데 그 와중에도 코스모스 한 그루엔 꽃이 피고 있드라구요.(아래)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고,
안으로 들어왔답니다.
'농사,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라더니,
꽃밭도 마찬가지드라구요.
제 정성은 물거품이 되었고(특히 요 며칠 동안은 꽃밭에 새카맣게 나던 풀을 뽑아주느라 또 정성을 쏟아부었었거든요.),
그냥 놔둘 수는 없으니, 조금 복구는 하겠지만,
이전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봤자, 도루묵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