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세 번째 지리산 길을 다녀왔다.
3개도 5개 시군을 품고 있는 지리산.
작년 10월은 매동에서 금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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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은 금계에서 동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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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월에는 수철에서 동강까지
(http://drspark.dreamwiz.com/cgi-bin/zero/view.php?id=ski_talk&page=1&sn1=&divpage=1&sn=on&ss=on&sc=off&keyword=서종수&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947)
오늘은 그 네 번째 인월에서 운봉까지 가기로 했다.
이번 코스는 옛날에 자주 다녔던 지역이라 매우 낯이 익으며 지리산의 북향에서 서향으로
돌아가는 편안한 산길이 되겠다.
이번에는 산길이 해발 약 400미터에서 출발하여 500미터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운봉 황산벌의 긴 둑길을 걷는 조금은 편안한 산길이 될 것
같아 처제들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둥이들만 동행했다.
오전에 인월에 있는 지리산길 안내센터를 차를 주차하고 알고있어도 간단한 이동경로와 유의사항을
아이들과 함께 문의하고 그들의 손에 안내 지도를 쥐여주고 앞서 걷게 했다.
지리산의 북향인 매동에서 동강까지는 민족사의 이데올로기의 풀지 못한 잔상들이 남아있다면
지리산의 서북향은 황산벌, 이성계, 동편제, 흥부가, 명창 박초월 등 몇 가지 단어들이 그래도
남도의 풍류와 해학 그리고 오랜 전설과 같은 역사의 끝자락들이 남아있는 곳이기도하다.
특히 1970년대에 고 박 대통령께서 호주로부터 무상지원 받은 양들을 키울 곳을 찾아서 헬기로
직접 전국을 순회하던 중 지리산 서북 능선인 덕두산 아래 약 30만 평의 임지를 발견하고
이곳에 국립종축장을 설립하여 양을 키웠고 1980년대 당시만 하여도 운봉하면 양 솜이불로
유명하였다.
지금은 육우만 방목하여 키우는 것같다.
인월교를 지나 붉은 삼각표시는 인월방향 검은 삼각표시는 운봉방향이라 알려주니
아이들이 날아가듯 산길을 타고있다.
고만고만한 또래끼리 지리산 길을 같이 걷게 하니 얼마나 재잘거리던지.
흥부 자연휴양림을 향해서 가고 있다.
목책 손잡이와 그 안에서 자라는 고사리가 운치가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관리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이 넝쿨식물들이란다.
요즘은 외래종까지 들어와 온 산하를 넝쿨로 감아 각종 산림자원의 정상적인 생육을
방해하고있다.
그래서 아마도 이렇게 정리하여 고사 시키고 있는 모양이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 하느라 모든 것이 관심 밖이다.
인월 안내센터에서 출발한 지 30여 분 지나자 벌써 아이들이 배가 고픈 모양이다.
준비해온 군고구마와 우유로 체제들이 아이들 배를 달래주고있다.
아이들은 배고프면 세상만사가 귀찮아진다.
가다가 쉬고 또 가다가 쉬고 배고프면 먹을 것을 주고 또 재잘거리고 또 걷고.
흥부 자연휴양림을 지나면서 자기들이 가고있는 산길이 제대로인지 지도를 보면서
확인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내가 앞에서 끌어주고 있는데 아이들은 자기들끼리만 산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묻혀 있는 모습이다.
완만한 임도와 수려한 수종들로 이루어진 자연휴양림이다.
다람쥐와 청솔모가 있는 것을 보니 어딘가 잣나무도 있는 모양이다.
곧 청솔모에게 다람쥐가 다 잡혀먹히겠다.
임도에 놓인 도로 사각반사경이다.
이렇게 찍히는 것도 좋네.
운봉에서 인월로 이어지는 지름길인 임도이구나.
옥계저수지 둑이다.
큰 암석으로 제방을 쌓아 튼튼해 보인다.
아이들은 그 제방을 타고 뛰어 다니며 놀고 있다.
우리가 걷는 거리보다 약 두 배를 아이들은 걷는 셈이다.
인월의 끝을 지나 황산벌로 가는 들머리인데 국도를 지나야 한다.
차도이다 보니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안내 삼각표식이 아스팔트 도로에 새겨져 있다.
그 길로 아이들이 현재까지는 씩씩하게 가고 있다.
옥계저수지를 지나 황산벌로 가고 있다.
앙상한 가로수와 높고 푸른 가을하늘.
힘든 추수를 막 끝낸듯한 마을이다.
끊임없이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슬슬 힘들어지는 모양이다.
하나 둘 자기 엄마 등을 찾아서 업히기 시작했다.
약 4km 정도 되어 보이는 운봉까지 놓인 긴 둑을 거닐고 있다.
철 늦은 박꽃도 보이는구나.
온 둑에 고들빼기꽃이 노랗게 피어 있다.
보기만 하여도 쓰다.
긴 둑에 놓인 갈대들.
걸으면서 따고 따면서 걷고 있다.
약 4km 정도 되는 긴 둑길을 자기들의 엄마 등에 업혀 가고있다.
처제 등에 업힌 저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상태일 것이다.
아이들을 품고 업는 것이 가장 좋은 스킨 쉽인 것 같다.
해발이 높고 지리산 아래가 되어서 그런지
바람이 차다.
들녘에 들깨를 거두는 농부의 모습도 보인다.
아마 그 들깨는 도회지로 떠난 그 분의 자식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다.
아이들이 가다가 힘들어 둑길에서 쉬고있다.
긴 황산벌 둑길을 지나 비전마을에 도착하였다.
비전마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검색하니 이렇다.
"황산대첩비가 세워지고 이 비각을 관리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을 형성하였다.
마을이 비(碑) 앞에 있다 하여 마을 이름을 비전(碑前)으로 불리게 되었다.
또한 마을 5리 전에 하마정이 있어 말을 탄 관리가 황산 대첩비를 지날 때면 하마비(下馬碑)가 서 있는
이 곳에서 말을 내려 걸어와 비 앞에서 절을 하였다.
이곳에는 구한 말까지 2층 정자가 있어 주변의 주막과 기녀(기생)와 소리꾼, 가마꾼(轎軍)이 상주하던 곳이었다.
그래서 비전을 역촌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조선말 동편제의 가왕(歌王)이라 일컫는 송흥록과 송만갑이 태어난 곳이고
명창 박초월이 성장한 곳으로 동편제의 고향으로 국악의성지가 있는 곳이다.
비전 마을이 동편제의 발상지가 된 것은 이곳 하마정과 무관하지 않다."
지리산 길을 한마디로 표현한 문구이다.
"산과 들과 내를 따라 생명의 소리 들으며 삶의 길을 걸었다."
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냥 편안하고 좋구나.
운봉으로 가는 둑길.
가을걷이 후 볏짚 타는 내음과 개천에 고인 물 비린내가 가을을 느끼게 한다.
저 멀리 덕두산 바래봉과 국립종축장의 널따란 초지가 보인다.
봄에는 연녹색 새싹 물결.
여름에는 검푸른 은빛 일렁임.
가을에는 누런빛으로 사계절 풀밭의 색상이 변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지리산 길을 찾고 있다.
긴 둑에 지리산 길을 찾는 사람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다.
지리산 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며 긴 산길을 두벅걸음으로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는게 제 맛이다.
운봉 읍내로 가는 길.
지리산 서북 능인 덕두산과 바래봉을 울타리로 한듯한 교회 높은 탑.
아버지와 아들이 주차장에서 콩 타작을 하는 모습.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고 인월행 버스를 탔다.
첫댓글 아이들이 힘들었을 것 같지만, 참 보기 좋네요. 저는 제가 놀러다니기 바빠서리... 그리고, 숲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덩쿨류 제거사업이 각도별로 시행되고 있고, 경남도만도 그 예산이 백억단위입니다. 제가 칡줄기를 이용한 섬유소재 개발 계획서를 만들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덩쿨류들이 산림황폐화의 주범이랍니다. 덩쿨잎들이 햇볕을 막아서 자라나는 나무들의 성장도 방해를 한다더군요.
대나무로 만든 섬유가 있다는 소릴 들었는데 조만간 칡으로 만든 섬유도 나오겠네요.
예전에 있었고, 갈포라고, 중국산은 수입도 되어 벽지로도 쓰입니다. 필리핀산 바나나섬유도 있습니다.*^^* 바나나줄기를 가늘게 벗겨 모시와 비슷하게 만든 섬유지요.*^^* 제주도에 자생하는 신서란도 섬유를 만들기도 하구요.
지리산 님은 한 문장을 놓고 생산적인 해석을 하는 능력이 있네요. 생태계의 정점은 인간이고 가장 큰 천적도 인간이죠. 하여 넝쿨식물을 원재료로 하여 유익한 무엇인가를 생산하면 바로 해결, 옛날에는 칡도 식용이라 찾기 힘든 시절도 있었죠. 또 해양생태 파괴범인 해파리, 불가사리 등도 산업원재료화 시키면 바로 해결됩니다.
형님 잘 계시죠? 늘 멋지십니다. 저도 가족들과 트레킹 한번 해줘야하는데, 막내녀석이 언제 클지...^^
TO. 愛.漁. 가내 두루 무탈 하시지요. 일년이 쏜 살과 같다는 말이 무색한 요즘. 곧 훌쩍 커 버릴 그대의 사랑스런 막디를 푹신한 바구니에 담아 등짐하여 사랑스런 아내 그리고 자식과 손 꼭 잡고 겨울이 오기 전에 무작정 다녀오세요.
예전에 남원갔다가 지리산 입구만 구경하고 왔는데............남원 음식,인심 넘 좋드라구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보고 (서)남도의 풍류와 삶을 조금 알았는데, 운봉이 "동편제"의 본고장이란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형님 여전히 멋지세요 .. 멀리도 걸어가셨네요 ..사진 잘봤습니다.
올만이요. 타이거에서 여름내내 칼을 갈았는데 곧 그 빛을 발할 날이 얼마 안남았네요.
캬~ 부럽다.. 서종수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하늘을 날 던 그 기상으로!! 모글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