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서 6시 30분 부산 출발하는 기차타고 서울가서...
이제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시각이 12시 42분이네요.....
면접 잘 본 것 같지 않고, 피곤해 죽을것 같지만...
어제 답답했던 제 심정과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일거 같아서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우선 저는 11시 양재역 모임이었습니다...
지하철 7번 출구에서 나와서 길따라 조금 가시다 보면 편의점이 있고 버스정류소가 하나 있습니다.
그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으니 반도체분들 주차장으로 들어가세요~ 하더군요...
버스타고 용산시 기흥으로 이동해서(이동시간 50분가량) 대회의실(?)인가 하는 곳에서
간단한 조 설명을 하고 빵을 줍니다.....
면접 진행은 이미 많은 글이 올라왔겠지만.....
그래도 한번 더 써봅니다....(..)
일단 저희 오후조는, 16명 가량씩 순환 5~9조까지 나뉘었습니다.....
면접엔 기술면접(일명pt), 집단토론, 영어면접, 임원(인성)면접. 이렇게 4가지가 있습니다..
반도체 총괄의 경우는 인성면접을 볼때 한 조를 2 팀으로 나눠서 한팀이 인성보는 동안 다른
한 팀은 영어면접을 보는 식으로 인성과 영어를 동시에 진행을 했습니다. (물론 각기 다른방에서)
저는 순환 9조였는데 저희 조의 진행순서는 대기-과제-기술-대기-집단-인성 순이었습니다.
(대기는 말 그대로 대기입니다 ...;)
과제 시간에는 기술면접때 자신이 다룰 내용에 대해 준비를 하는 시간인데 35분 주어졌습니다.
우선 3가지 주제가 적힌 A4 한장을 나눠줍니다...
제가 받은 종이의 경우는 대충...
1. 유기 고분자 박막의 강도를 더 세게 하려면?
2. 반도체 공정의 신기술 개발?
3. Bake 온도의 고정화?
말 그대로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종이를 받는 순간, 이게 뭔 내용이지... 종이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번호 선택하세요 라는 진행요원의 말이 들리고 저는 그나마 좀 공부해 갔던 반도체 내용인
2번을 선택하였습니다.....(비슷하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2번을 선택...)
다시 2장의 새로운 문제지가 나왔는데 대략 내용이...
반도체 기술이 고집적화 되면서 렌즈를 이용한 웨이퍼 현상방법이 회로의 세밀한 부분을 따라가
지를 못한다. 렌즈 이용을 제외한 방법으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라. 뭐 이런거 였습니다....
렌즈 이용을 제외한 방법으로 새로운 대안?
막막한 심정으로 마스크와 렌즈, 웨이퍼만 똑같은 그림 5개 정도 그려보다가 준비시간 다 갔습니
다....;;;
아는 건 하나도 없는데 왠일인지 긴장도 안되고 걱정도 별로 안 되더이다....=ㅇ=;;
제 차례가 되어서 딱 들어가니 4분의 면접관님께서 앉아 계시고, 저는 자리에 앉아서 제가
생각했던 신기술에 대한 내용을 횡설수설 주절주절 ;;;;;; 얘기를 했는데.....
솔직히 제가 한말 제가 들어도 이해 못할 만큼 엉망이었는데.... 그래도 고개 끄덕거려 주셔서
면접관님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ㅠ_ㅜ;;;;;;
엉터리 프리젠테이션이 마치고 질문이 들어오더군요..
뭐.. 전공에 대한 질문보다는 반도체에 대한 과목을 들은적이 있는가, 하드웨어를 지원했는데
그 까닭은? 특별히 삼성전자 반도체를 지원한 이유가 있는가.. 등등의 인성 면접같은 분위기였
습니다...
편하게 웃으면서 말씀해주셔서 분위기는 좋았구요.....
기술 면접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사실 다 모르는 건 마찬가지 ;;
다음으로 집단 토론 시간이었는데, 저희 조는 중간에 대기 시간이 길어서 그 시간동안 사회자를
정하고 대충 어떤 식으로 진행을 할 것인지를 미리 말을 많이 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미리 준비했다고는 해도 문제지를 받는 순간 뻥~ 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
문제의 내용인즉슨, 대충 H사로부터 공급받던 물품이 6개월후 50%로 감소된다.. 이 경우 다른
회사로 부터 물품을 받아야 하는데 A,B,C,D회사 중 어느 것이 적당한가, 차선책은? 이었습니다..
그리고 각 회사별 자료가 쭉 나와있었는데......
처음 봤을 때 이게 뭔 소린가 3~4번은 계속 문제만 읽어댔습니다 ...;
그렇게 5분인가 10분의 준비시간이 지난 뒤(이 시간동안은 타인과 대화 금지 ;),
면접장소로 들어갔습니다.... 첨에는 들어가기전 결론을 정하고 하기로 했는데... 문제를 받는
순간 멍멍해져서 미리 결론 짓는 것도 제대로 못한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토론이 시작하니까 다들 정말 굉장히 잘 진행되었습니다...
의견들도 훌륭했고, 사회자분의 의견 조율도 좋았고, 결론 도출과정도 정말 좋았습니다..ㅠ_ㅜ;;
시간도 35분 제한이었는데 거의 30분 정도 걸렸으니 딱 적당했고.....
그.러.나... 왠일인지 면접관 분들의 표정이 안 좋습니다.....
계속 안경을 꼈다 뺐다 하시고..... 마지막엔 하품도 하시고.....
이걸로 집단토론을 마치겠습니다 하고 꾸벅 인사하고 나오는 뒤통수로 뭔가 암울한 기운이
계속 맴도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잘 된 편이었습니다....
다음 면접은 저같은 경우는 영어면접이었고, 저희 조의 다른 반은 인성을 보았습니다..
영어면접....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내 인생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만큼 창피스런 순간이었습니다..=_=;;;;
우선 주제는 중국의 발전은 우리나라에게 있어서 위기인가, 기회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원어민 3명이 앉아있었고 토론 진행은 중간 분이 하셨습니다....
처음 분이 우선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왠걸....
너무나 잘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ㅜ_ㅡ;;
다른 분들 모두 마찬가지로 유창하진 않아도 크게 버벅거림 없이 줄줄~
그나마 있던 영어 실력도 다 달아나버리는 기분이었습니다..... 크흑....ㅠ_ㅜ;
전 스스로 안하려고 버티고 있었는데... 결국 시키더군요....
전 이렇게 말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발전은 우리에게 있어 위기이다. 중국엔 많은 사람이 있고, 다양하고 뛰어난 두뇌들도
많다. 그것은 한국의 시장에 있어 큰 위협이 될 것이기에 한국의 기술 발전도 시급한 문제이다..
벗..... 벋........ 벝............
첫 문장 말하는 것도 엉망이었습니다... 동사 두개 연달아 말하질 않나... 주어를 이상하게 쓰질
않나... 엉터리 동사 쓰고... 정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차마 말은 못하겠지만......
원어민 표정도 장난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이 뭔 소리를 하는가 하는 표정으로....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 반, 안타깝다(?)는 표정 반......
버벅버벅 거리다가 결국 끝까지 말 못하고 어설프게 씩 웃으니까 담으로 넘어가더군요...
비참.....;;;;
다음 단계는 개별 질문이었습니다...
원어민 3분중 2분이 각각 토론에 들어간 8명중 4명씩을 맡아서 질문을 하셨습니다...
앞에 4명이 먼저 질문이 왔다갔다 하고..... (역시나 막힘없는......;;; )
다음으로 제 차례가 왔습니다....
무슨 TV쇼를 좋아하느냐?
순간, 할말이 없었습니다..... 아이 돈 라잌 왓칭 티비......
말하고 나니 뭔가 이게 아닌데 하는 기분이 슬슬 들면서 머리가 띵해지기 시작하더군요...
뭘 읽는 걸 좋아하느냐? ..... 아이 라잌 노블....
뭔 소설을 좋아하냐?... I like historic novel or magazine.....
저 말을 하는 순간 스스로도 어이없어 하며(소설 얘기하는 데 왠 매거진....; 게다가 or;;;)......
온갖 생각이 다 들더군요....
아... 내 생애 첫 면접이 영어땜에 망했구나... 아니다 집단토론때부터 면접관의 태도가 심상치가
않았다... 아... 인성면접 내가 젤 먼전데.... 아.... 배고파.....ㅠ_ㅜ;; 등등....;;
이런 잡생각으로 담 질문을 못 듣고 말았습니다....
파든? 하고 다시 물었음에도 불구하고 못 알아들었습니다....ㅠ_ㅜ;
걍 대충 짐작으로 소설 내용 말하라는 소린가 싶어서 말하고 싶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소설도 없었습니다....
잇 이즈 코리안 에이션트 히스토리 ....... 앤드..... (침묵).... 앤드......
그랬더니 됐다고 넘어가데요.....ㅎㅎㅎ;;
머리가 멍~하고 무거워지면서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것 같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얼굴이 화끈거리진 않더이다....;;;
그렇게 내 생애 최악의 영어 시간(?)을 뒤로 한채 나와서 전 곧바로 인성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인성면접에서는 여태까지 중 제일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앞의 영어면접에서 받은 충격으로 머리가 멍해져서 독한 코감기약 먹은 기분으로
들어간 저는 처음 자기 소개 간략히 하라하는데도 저는, 저는... 다시 하겠습니다... 저는... 등등
초반부터 온갖 실수투성이였습니다...
다행히도 다들 웃으시며 편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인성 면접은 뭔가를 따로 준비해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한테 온 질문은 대부분 아르바이트 경험과 관련된 질문이었고...
같이 지원해서 좀 전에 면접 본 같은 과 친구에 대해 평가하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하는 것...
꼭 대답할 필요는 없다고 미리 전제하신 뒤 성매매와 관련된 질문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맘에 걸리는 건... 마치고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나오는 데 뒤에서... 면접관님이...
갈 길도 먼데 잘 가세요...
헉.... 정녕 잘가라는 인사인가... 아니면 앞으로 볼일이 없겠구나 라는 암시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들고.....;;;;
어쨋든 이렇게 모든 면접을 마치고 나서 면접비 5만원을 받고 나니 6시 30분 정도.....
7시에 출발하는 서울시청행 버스를 타고 내려서 택시타고 서울역 도착하니 8시 30분...
9시 KTX를 타고 부산역 도착하니 11시 50분..... 택시타고 집에오니 차비가 2만원가량 =ㅇ=
5만원으로는 갈때 한번 차비밖에 못하는데..... 이걸로 무궁화호를 타고 왕복하라는 의도인지...
어쨋든 이리저리하여 면접 마쳤고.....
지금 시간 1시 45분이니 1시간동안이나 후기 썼는데 고만 마쳐야겠고......
이제 그만 씻고 자야겠습니다......
다들 면접 잘보세요 !! 홧팅~
카페 게시글
[이야기방] 삼성그룹
[반도체총괄] 면접후기 입니다....
나무야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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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26
04.10.27 01:53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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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됬네요.. 전 내일인데..벌써부터 간담서늘입니다.. 님의 합격을 빌어드립니다~.
화이팅 입니다!!
후기 쓰고 확인해 보니 LG칼텍스, LG건설, 동부한농 다 떨어졌습니다..... 이런 우울할 때가...... 크흑...............ㅠ_ㅜ;;;;;
엄청 긴장되네요. 프리젠테이션도 그렇고 영어면접도...;;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잘봤습니다~ 꼭 합격하세요~!! ^^
저도 전반기에 처절한 영어면접을 경험했습니다....거의 답변 못했는데...최종 합격시켜주더라고요...영어는 넘 맘에 담지 마세요...^^화이팅!
전공이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화공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꼭 합격하세요! 저도 영어면접 무지 걱정.. 차라리 종이에다가 영작하면서 말하면 좀 나을텐데.. 당췌 입밖으로 잘 안튀어나오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