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중곡동 어린이 회관 한쪽에
조촐하게 회갑연을 준비해놓았다고 올라오라는
마누라와 자식들의 성화에 못 이겨 시외버스를 타고
남부터미널에서 내려 담배 먼저 한 대 물려고 보니
길바닥이고 전봇대고간에 큼지막하게 ‘금연 거리’란 글자가 붙어있다.
사거리를 놓아두고 어디는 붙어있고 어디는 붙어있지 않은 것 같다.
방향도 모르고 금연거리란 글자가 붙어있지 않은 길을 찾아
그것도 골목에 숨어들어 한 대 피우고 나와 보니 교대가 보인다.
온 김에 두어군데 들러 볼일을 보고 연회를 마친 뒤
그냥말 수 없다고 뒤풀이로 동대문 뒷골목에 가서 한잔 더 하자는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술집에 갔지만
술집 역시 ‘금연’팻말이다. 술은 둘째고, 바깥을 나와 담배를 피우고 있자니
애를 들쳐 안은 젊은 부부가 지나가며 지금도 담배피우는 사람이 다 있냐는 듯
도끼눈을 하얗게 뜨고 쳐다본다.
에라이, 요놈의 동네는 사람 살 곳이 못 되는구나.
담배가 얼마나 좋은 식품인데
담배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어 얼마나 좋은 역할을 하는데
실존주의 거장 사르트르도 담배는 삶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담배 때문에라도 빨리 내려가고 싶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가보니 거기도 역시 온통 금연 팻말뿐이다.
쫓기듯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하다보니
용케도 Smoking Area 란 노란 띠가 눈에 보인다.
건물을 올려다보니 신세계 앞이다.
ㄷ자 형태의 흡연구역인데 막상 들어가려다 보니
순전히 이삼십 대 여자들뿐이다.
세어보니 전부 열일곱 명인데 젊은 남자가 넷, 여자가 열셋이다.
벤치 한쪽에 끼어들어 한 대 피우자니 자꾸 젊은이들에게 눈치가 보인다.
자신이 참 초라하다는 생각이 든다.
에이, 사논 것만 빨리빨리 다 피면, 이놈의 것 내가 끊고 말아야지.
첫댓글 ㅎㅎㅎㅎㅎㅎ
아직 많이 남았어요?
ㅎㅎ 세어보니 딱 백갑 남았네요. ㅎㅎ
@파림 많이도 모아 두셨네요,,,ㅎㅎ
원가에 조금 더 붙여서 팔아버려요~ㅎ
@대만 홍매화 ㅎㅎ 그래도 많이(60여갑) 피우고 남은 게 그래요. ㅎㅎ
빨리빨리 피워없애야지요. ㅎㅎ
그냥 금연 하세요~ㅎㅎ
제맘이 다 아푸네요
ㅎㅎ 그래도 사논 것이 아깝잖아요. ㅎㅎ
요즈음은 담배 피기 어려워요~~
술먹다가 밖에 나가 피우는 신세 저도 겪습니다~~
참! 재미없는 세상이 되어 갑니다............
각설하고 회갑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에민살이다보니 항상 해를 넘겨 생일을 맞지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ㅎ 정말 아까워 버리기도 그렇고 담배를 끊기도 그렇고해요.
@날개. ㅎㅎ 요즘 솔직히 갈등이 좀 생기긴 생기죠.
일반병원에서도 금연치료제를 대준다고(정부 보조70%)해서 ㅎㅎ
십 년차 금연인 하루 세갑 골초출신인 저늘 이 글을 읽으며 새우눈을 뜬채 빙긋이 웃습니다. 에헴~
ㅎㅎㅎ 나도 주위에 그런 친구들이 많아 놀림을 당하곤 하지요. ㅎㅎ 에구, 빨리 끊어야할텐데.. ㅎㅎ
담배는 피워서 없애야지요.
ㅎㅎ 아, 그럼요. 인류의 적인데요. ㅎㅎ
담배는 나의 친한 친구
한때 등 돌려 입도 안 마주쳤지만
이제 다시 화해해서 틈만 나면 입 맞추고
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ㅎ
ㅎㅎㅎ 어쩔수없이 그렇게 되더라고요.
남은 담배 다 태우신다고 담배 절대 안끈으실듯 하네요 .(제생각일뿐) ^^
20개피한갑중 19개피 피우고 1개피 남는거 책상 머리 앞에 보이도록 남겨놓코 끝내는 금연하는사람 봤어요.진정 금연은 "한개피의 유혹을 이겨내자" 요기 가장 중요한듯^^
마저요. 그런 결단이 중요하죠.
끊는다 해도 못끊는걸 어쩐데요?
벌금만 먹이지 말고 담배를 팔았으니 이건 정부가 책임 져야
지요 염생이 담배피다 재체기
하는 격 입니다
아예 아편식으로 엄히 다스렸으면 좋겠어요
가만히 보면
파림님은 웃기십니다.
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걸,
꼭 영어로 씁니다.
중요한 걸로 알고
괜히 읽었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쓰여있었습니다. ㅎㅎ
ㅋㅋ그러게 요즘 담배태우시는 분들 참 초라해보이더라구요..예전에 어떤이는 남자의 손가락 끝에서 타들어가는 담배가 멋있고 뿜어내는 연기에도 반했다는 여자도 많더만..
고독한 남자의 담배태우는 모습조차도 요즘은 전혀 안멋있는건 ...아마도 노란때두른 장소탓이겄쥬?
ㅎㅎㅎ 내가 초라하다는 걸 느끼면서 거기에 있었던 이삽십대의 여자분들은 그리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ㅎㅎ
ㅎㅎ~담배값 올리고 초라한
구역으로 내 몰려두 애연가라면
초지일관 자릴 지켜야죠~~!!
저는 촉이 좀 높아서,,, 27년전
어느날 홀연히 아무 이유없이 담밸
끊엇답니다,,, 오날날 사태가 예견
되어서요~~^^
선견지명이 대단 하십니다
27년전이면 함보자 하루에 한갑
그때와 지금 평균으로 1,000 x 30 x 12 x 27 =9,720,000 원
이거 어디에 짱 박아 두셨는지 실토 하십시요~^^
하루에 두갑 피셨으면 19,440,000원입니다
아, 일찍이 앞을 내다보셨군요. ㅎㅎ
끊어도 그렇게 일찍 끊어야 몸이 맑은데요. ㅎㅎ
@알흠다운 ㅎ 담배끊으니,,, 술 더 받아가
그 2천만원 음주가무로 탕진
햇슴다~~^^
@청포도^ 그러면 끊으면 안되겠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니말입니다 ^^
아이고 참 ~~~
내돈내고 피우는디......ㅎㅎㄹ
그라마
이쁘게 생긴님 곁에 거서 ~~
벗하며 한대 나란히 피우세요...!!!^^
ㅎㅎㅎ 너무 젊다보니 쩔리더라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