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아띠는 작은 연주회장 겸 녹음실 <율하우스>에서 20주년 <향상음악회>를 가졌습니다.
다같이 합주 두 곡을 하고, 개인 연주 한 곡씩을 했지요.
그때 어찌나 떨리는지 견딜 수가 없어 우황청심원 한 병씩 모두 마셨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떨렸습니다.
<그때 먹은 우황청심원- 비니샘이 안 먹는다고 하여 한 병이 남았지요.>
어제, 손자의 발표회가 있었대요.
연주회장까지 가는 도중에 잠이 들었다 깨어난 손자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연주회장 모습에 울면서 "연주를 안 하겠다"고 했답니다.
포기하면 안 될 것 같아 며느리와 아들은 계속 어르고 달래 겨우 울음을 그쳤고, 순서가 한참 뒤로 밀려 결국 무대에 올라갔답니다.
끄트머리에 작은 해프닝도 있었지만, 손자는 무사히 연주를 마쳤고요.
그 날 연주자가 40명 정도 있었고 모두 크고 작은 실수가 있었는데 하나도 틀리지 않고 연주한 아이는 손자뿐이라고 며느리는 흐믓해 했지요.
연주회 끝나고 보내준 영상을 보고,
제가 "너무 잘했다. 갖고 싶은 레고 하나 사주마." 했더니
손자 왈 "뭐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라고 했답니다.
무대에 서는 압박감을 벌써부터 갖게 된 것에 안쓰러워 그런 것인데...ㅠㅠ
큰 무대에 서는 압박감을 거뜬히 이겨내고 연주를 무사히 마쳤으니 아마도 두려움은 어느 정도 가셨을 듯.
손자의 다음 연주회가 기대됩니다.
* 12월에 아띠 20주년 연주 때는 그렇게 떨리더니 올해 5월 아동문예 연주 때는 하나도 떨리지 않더이다.ㅋ
첫댓글 손자가 대견하시겠어요
연주도 그렇고 선물 거절도 그렇고요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요.ㅋ
에고 너무 빠른 거 아닐까요?
글쎄, 저는 모르겠어요.
손자를 보니 어렸을 적 아들과 똑같다는 생각이...ㅋㅋ 그 녀석은 6살 때 연주 마치고 무대 가운데로 와서 인사 꾸벅하고 난 뒤 그 자리에 서서 엉엉 울었거든요.
@바람숲 ㅎㅎ 너무 귀여운데요?
우리 큰애는 초등1학년 때 피아노를 배웠는데 피아노 선생님이 귀가 있다고? 그러면서 콩클 나가라고 했더니 학원 그만 두더라는.
@산초 엥? 그 녀석 생각이 확실하네요.
무대도 어쩌다 서야 떨리지 자꾸 서 보면 담담할 겁니다ㅡ
포기하면 안 된다고 엄청 타일러서 겨우 했나 봅니다.ㅋ
의자에 올려 줘야 되는 아기가 훌륭하게 잘 마쳤습니다~
웃기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많이 떨렸을텐데 넘 귀엽네요. 어른도 떨려요 ㅋㅋ
그렇죠. 그러면서 하나씩 성장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