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처음 모스크바에 갔을 때, 공항에 내리니 부서져서 검은 속을 드러내 보이고 있던 에스켈레이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표정한 경찰들이 마치 스파이 색출이라도 하듯 여권을 샅샅이 살피고........
시내 모습은 소박하다 못해 촌스럽고 낡은 러시아제 자동차들이 매연을 뿜으며 달리고 있었다.
도로에 중앙차선이 그려진 곳도 얼마 없었고 무질서 해 보였으며 시장에서는 고기 덩어리를 도마위에 올려 놓은채 몇 킬로 달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도끼로 내려쳐 잘라 주었다. 집에와서 깨진 뼈를 발라내고 고기를 썰어 요리를 하고...ㅎㅎ
이제 그런 모습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공항에 입국장 바로 앞에서 도심까지 논스톱 고속 전철이 달리고 (50분)
모스크바 강에는 분수가 뿜어져 나온다.
새로 건설된 인도교도 보이고
유람선이 수도 없이 강을 오간다.
여기저기 대규모 쇼핑센타의 화려함은 우리를 압도한다.
관광지에 매점이나 카페도 산뜻해 졌고
교외의 신축된 서민 아파트들도 날로 산뜻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러시아의 대부분의 모습은 아니다.
극심한 빈부의 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스킨헤드 족을 양산하고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현대판 짜르, 푸틴을 믿지 않는다.
그는 가장 강력한 올리가르히 (러시아 개방을 통하여 부와 권력을 거머쥔 재벌 겸 지도층, 러시아의 자원을 독점해 회사를 세워 세계적 부호들이 많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개인의 부와 허영만을 추구 할 뿐 러시아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수십년간 교사로 일한 할머니의 연금은 한 달에 50만원 정도 이다. 집세가 비싼 모스크바에서는 도저히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그넒은 국토의 자원을 잘 분배만 해도 1억 5천 정도의 인구를 풍족하게 먹여 살릴수 있을텐데...매우 안타깝다.
이 모든 자산이 공산주의 시절엔 국가 소유였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붉은 광장에는 에딘버러의 밀리터리 타투를 본 따서 군악대 공연을 하겠다고 공연장을 짓고 있었다.
완전 흉물덩어리다.
광장은 비어 있을 때 아름다운법......
어떤 기획자가 이런 엉뚱한 발상을 했는지...... 어떤 부패한 공직자가 이 과정에서 뒷돈을 챙겼을지........
크렘린도 굼도, 역사박물관도, 레닌묘도 바실리 성당도...모든 풍경을 망쳤다.
첫댓글 모스크바 사진들을 보노라니 옛 생각이 절로 나네요?
그런데 개인 배낭여행이세요?
저는 10년전에 선배님 부부와 넷이서 보름간 러시아 일주를하는데....
블라디보스토크로 들어가 시베리아황단 열차로 이르쿠츠크로 가서
바이칼 호수를 보고 항공으로 모스크바로 들어가 황금의고리 도시까지 보고
밤기차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가서는 페테르고프와 푸쉬킨까지 보았네요?
네~~ 개인 배낭이었어요. 그것도 친구가 일이 생겨 먼저 귀국하는 바람에 3주간 버려졌었어요~~ㅎㅎ
와우~~~~~~
하라쇼!!!^^
공항의 모습도 10년전 방문했을때의 모습과 이번에 방문했을때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졌더군요
일단 비행기내부와 승무원들의 인상부터 다르던데요?
그땐 온몸에서 풍기는 포스가 장난아니었던 기억이 나네요
엥? 올 여름에도 붉은 광장에 이런 흉물거리가 없었는데......
ㅋ 러시아의 비싼 물가와 맛났던 러시아 맥주가 생각나네요.
양식이 사고를 규정한다? 오랜동안의 공산주의체제로 전체주의적 의식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더군요. 호텔내 24시간 서서 근무하는 경비원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러시아 가 이리멋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