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직후, 수도 서울에서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당시 인구 180만의 서울에서 <국도극장> 단일관에서만 무려 13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한국영화 중흥기의 활력소가 된 영화이자, 당대 최고의 화제를 불러 일으킨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춘향전>이다. <이규환>감독의 작품으로, 미남배우 <이민>이 이몽룡으로 <조미령>이 춘향이로 등장 한 영화다. 특히 부산 송도에서 촬영한, 춘향의 옥중 환상장면인 <바다장면>이 일품이라고 전해 지나, 현재 우리 세대가 이 영화를 볼 수없음은 통탄 할 일이다.
<조미령>.
동양적인 외모와 우아한 기품으로 한국영화 중흥기를 장식한 1세대 배우인 그녀는 1937년 <임자없는 자식들>이란 연극무대를 통하여 배우로 처음 데뷔한다. 무대활동을 하다, 해방이 되고, 1948년 이규환감독의 <갈매기> 라는 영화를 통하여 영화배우로 입문을 하는데, 이어 6,25전쟁이 일어난다. 휴전이후 1950년대와 1960년대 <최은희>, <문정숙>과 더불어 한국영화의 황금기를 장식 된다. 흔히들 <윤정희>, <문희>, <남정임>을 한국영화 1세대 트로이카라 일컫는데, <청춘극장>의 생각으로는 한국영화사 1세대 트로이카는 바로 <조미령>, <최은희>, <문정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당시 그녀의 대표작들을 나열하면.
한국영화 중흥기의 불을 붙인 고전 <춘향전> - 이규환/연출 1955년작.
한국영화 최초 베를린영화제 출품작 <시집가는날> - 이병일/연출 1956년작.
당시의 결혼풍조를 꼬집은 <자유결혼> - 이병일/연출 1958년작.
김기영감독의 걸작 <10대의 반항> - 김기영/연출 1959년작.
벙어리 딸로 열연한 <마부> - 강대진/연출 1961년작.
인현왕후로 열연한 당대 흥행작 <장희빈> - 정창화/연출 1961년작.
분단을 주제로 한 걸작 <비무장지대> - 박상호/연출 1965년작.
인간의 업보를 주제로 한 문예영화 <역마> - 김강윤/연출 1967년작.
그외에도 <아리랑>(1957), <장마루촌의 이발사>(1959), <혈맥>(1963), <아빠안녕>(1964>, <신식할머니>(1965), <몽땅드릴까요>(1968) 등 수많은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당시 관객들의 사랑을 흠뻑받으며 톱 여배우로 군림하였다. 소녀배우로 출발하여, 한국영화 황금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여배우 <조미령>. 그녀는 <윤정희> 등 신인 여배우들이 등장한 1960년대 후반에도 조연으로도 맹 활약 하였으며, 이후 1969년 <눈나리는 밤>을 마지막으로 영화계를 은퇴한다.
화와이에서 생활하던 그녀는 1981년 귀국하여 한편의 영화를 찍게되는데, 바로 조문진감독의 리메이크작 <두아들>이다. 1970년 흥행에 크게 성공한 조문진 감독의 <두아들>을 리메이크하였으나, 1981년작 <두아들>은 흥행에 실패한다. 그후 또 다시 20년. 우리는 그녀를 스크린에서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 이미 오래전에 전설이 되어버린 대 여배우 <조미령>. 우리가 어찌 그녀를 잊을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