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산(鸚鵡山 394.6m)은 전남 순천과 여수의 경계선에 있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아름다운 순천만 갈대숲을 조망할 수 있는 산이다.
앵무산이란 지명은 여러 이름과 유래가 있어 헷갈리게 한다.
우선 앵무산의 ‘앵’자를 대부분 ‘꾀꼬리 앵(鶯)’자로 쓰지만 여수시 디지털문화대전이나 지형도에는 ‘앵무새 앵(鸚)’자로 쓰고 있다.
‘앵무’란 앵무새를 말하므로 후자(後字)가 더 신빙성이 있어뵈고, 산 밑에 닭이 많아 ‘꼬꼬산’, 산중턱에 곡식을 쌓아 두었다고 ‘곡고산(穀庫山)’,
또 ‘양미산(糧米山)’은 쌀을 쌓아놓은 창고가 있던 ‘해창(海倉)’의 뒷산이라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곡고산과 꼬꼬산, 앵무산과 양미산은 한자로 옮겨쓰는 과정에서 서로 발음이 유사해서이고, 거기다 그럴 듯한 역사의 살을 붙여 스토리텔링화한 듯하다.
또한 네이버지도와 국립지리원 지형도상에는 곡고산(343m)을 앵무산으로 표기하고 있으니 자료를 참고삼는 우리들은 더욱 헷갈리기만할 뿐이다.
앵무산은 여수반도의 영산(靈山)이자 조산(祖山)으로 여수지맥이 지난다.
예로부터 영험한 앵무산이 12산하를 거느리고 있다는 ‘앵무산 12머리’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여수지맥(麗水枝脈)은 호남정맥의 미사치 옆 삼면경계봉(820m)에서 남쪽으로 분기해 순천 동천과 광양 서천을 경계지으면서 계족산(725m), 옥녀봉, 앵무산,
황새봉, 안심산, 안양산, 봉화산(372m)을 지나 여수반도의 끄트머리 화양면 안포리 힛도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81km인 산줄기다.
산행 들머리는 해룡면 중흥버스정류장이지만 일부 산꾼들은 천황산(183.4m)을 봉따먹기 위해 해룡초교에서 먼저 내렸다
날머리인 농주마을의 순우리말 이름은 ‘파람바구’로 이 마을 중시조 호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해룡면지에 따르면 농주(弄珠)는 마을 앞 용산(龍山)을 용머리라 생각하고 파람바구를 여의주로 여겨 용(龍)이 여의주(珠)를 희롱(弄)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지명을 한자 풀이했을 뿐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가 만나 항아리 모양의 만(灣)을 이뤘다.
갈대밭과 갯벌의 풍광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뻗어있고, 각종 희귀 철새들과 갯벌 생명체들이 평화롭게 공존한다.
그래서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중 처음으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었다.
코스: 중흥마을-용전재-납골당-임도-사거리-곡고산-안부(체육쉼터)사거리-전망바위-앵무산-정자-용두재-농주마을-용산전망대-순천만습지-매표소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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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km를 4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고도표
참고 개념도<산&산>
참고 개념도<여수지맥>
중흥마을 입구엔 마을표석과 비석 세 기가 나란히 있는데, 무슨무슨 공적비(功績碑), 기적비(紀跡碑).
중흥마을 표석에서 100여m 옆.
'농업법인 신성'표석 우측 아스팔트를 따라...
곧장 오르면 ...
좌측 철탑이 있는 나즈막한 산봉우리가 천황산.
고갯마루는 용전재로 우측 포장임도가 산길입구.
좌측 임도 입구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천황산이 800m이니 봉따묵으러 간 일행들이 이곳으로 내려올 것이다.
차츰 고도를 높히는 임도를 오르다...
뒤돌아보니 천황산의 모습이 제법 봉우리를 닮았다.
임도는 계속 이어지지만 우측으로 산길을 들어서도록 제초작업을 한 듯 길이 나있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자 '진주 강씨 납골당(추모당)'이 있고...
정면에 보이는 곡고산으로...
임도가 이어져...
쉽게 산길을 오른다.
실로 오래간만에 청명한 하늘을 보았다. 멀리 하늘금을 긋는 산을 뒤돌아보고 무슨 산인지 한참이나 짚어본다.
그래서 살짝 당겨 보았더니 도끼자국 같은 잘록이는 배나무재이고, 우측 시설물이 있는 봉우리가 구봉화산, 좌측이 봉화산.
내리막으로 쭉쭉 내려앉더니...
안부(해발 110m)인 '해창 · 용전사거리'다.
이제 제법 빡신 힘을 써서...
계단을 따라...
곡고산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야...
데크 전망대가 있는 곡고산 정상에 이른다.
고개를 좌로 돌리자 순천만이 드러나 보이고, 가까이 악어를 닮은 야트막한 산은 용산으로 용산전망대가 있는 곳이고, 뒷편은 순천만 습지 시설지구.
뒤로 마을이 자리한 곳을 살짝 당겨보았더니 매표소와 주차장 등이 보인다.
뒤돌아보니 남해고속도로와 터널위로 아까의 천황산이 보이고, 뒤는 순천시.
<클릭> 순천만 습지 부근을 파노라마로 잡았다.
아파서 빠지고, 무슨무슨 이유로 빠진 A팀의 홍일점 미옥 씨.
곡고산 정상의 이정표. 네이버를 포함한 대개의 지형도엔 이곳을 앵무산이라고 표기하였다.
오랫만에 본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구름 그림자.
곡고산과 앵무산을 구분짓는 체육쉼터가 있는 안부(274m). 탈출로가 있는 곳이다.
다시 오름길.
안부 체육공원은 산수리와 계당마을 탈출로가 있으니 사거리 갈림길.
도드라진 바위가 있어...
올라보니 천혜의 조망처. 여수지맥이 지나가는 천황산 우측으로 나즈막하게 금단산성이 있는 피봉산이고, 멀린 아까도 보았던 구봉화산.
카메라를 더 우측으로 돌리니 광양만 너머 이순신대교가 있는 묘도.
<클릭> 파노라마로 잡았다.
광양만 중간에 송도(松島)와 우측에 늑도(勒島 대륵도 중륵도 소륵도).
이순신대교 너머론 좌측 멀리 하동에서 남해, 그리고 가까이 여수.
당겨본 좌측 신광양항.
당겨본 송도와 늑도 세 섬.
바위 전망대에서 한참이나 노닐다가 앵무산 정상에 올랐다. (이 이정표는 순천시에서 세운 것.)
홍일점 미옥 씨가 정상석을 옆으로 역광을 피했다.
여수시에서 세운 이정표.
앵무산의 데크 전망대에선 순천만 습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기념사진을 찍은 뒤...
<클릭> 순천만 일대를 파노라마로 잡았다.
아래 우측 산에 용산전망대가 있고, 좌측 나즈막한 산은 장개산(94.7).
당겨본 용산전망대.
순천만 건너 우측 끝자락은 화포항이 있는 봉화산(235). 바다 중간에 낮게 떠있는 섬은 장도(獐島)
당겨본 장도. 장도의 '장'자는 노루 장(獐)이니 노루가 많았남?
우리가 진행할 동선을 짚어본다.
S커브를 그리는 수로 끄트머리에 돌출된 봉화산과 길게 드러누운 장도. 멀리 보이는 윤곽은 고흥반도. 가까이 와온해변과 작은 섬을...
살짝 당겨보니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사기도'. 와온마을은 갈대밭이 우거진 해넘이 명소이기도 하지만 꼬막 등 해산물도 풍부한 곳.
그래서 앵무산 산행의 날머리를 삼는 곳이기도 하다.
순천만을 배경으로 선 홍일점 미옥 씨가...
또다른 전망 포인터에서도 포즈를 잡았다.
정자가 있는 봉우리에서...
돌아보는 앵무산.
이 지점의 이정표는 평여마을 갈림길.
서쪽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기우는 해를 바라보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지맥은 여자만을 우로 끼고 백야대교가 있는 힛도마을 까지 내달을 것이다.
여자만 멀리 아슴하게 드러나는 고흥반도.
<클릭> 파노라마 화면.
터닝 포인터인 용두재에서 화포의 봉화산과 노루섬(장도), 그리고 멀리 고흥반도.
용두재의 이정표에선 농주마을 방향. 용두재가 용의 머리가 있는 고개라면 여의주를 갖고 노는(농주) 용은 전망대가 있는 용산일 것..
솔숲길을 따라 20여분 내려서면...
하얀색 건축물.
돌아보니 '숲속의 궁전'이라고 쓰여져 있다. 펜션이였던가, 모텔이였던가? 출입구는 방마다 따로 나있다.
숲속의 궁전은 무슨 사연을 품고 숲속의 폐가가 되어 있는고?
'숲속의 궁전' 앞의 도로를 가로질러 이정표가 있는 산길로 다시 들어서면...
(이 지점의 이정표)
금방 무덤을 지나 도로에 내려서게 된다.
내려선 지점(농기계사고조심 50m전망 푯말)에서 바라보는 버스 정류장과 용산전망대 방향.
버스 정류장은 '농주'. 좌측 화살표 방향으로...
꺾어 돌면 커다란 농주리 표석과 비석이 보인다.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깃발이 펄럭이는 농주마을회관을 지나고...
우측으로 용산전망대가 있는 용산이 보인다. 논두렁을 질러 들어가는 미옥 씨.
농주마을의 유래가 적힌 갈림길에는...
우리가 진행할 안내도가 그려져 있다. 사진작가들의 포토존이 바로 용산전망대.
산허리를 감아돌며 임도를 뒤돌아보니...
천황산을 가기위해 먼저 내린 일행들이 주변을 충분히 답사한 듯 이제사 우리와 합류를 하게된다.
임도를 사면으로 이어가며 우리가 지나온 앵무산과 곡고산을 올려다 본다.
임도는 산사면으로 난 농로.
미옥 씨가 심봤다.
아주 작은 감들이 홍시가 된 채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달려있어 두어개 따 먹었더니 그 맛이 보약을 먹듯 기똥차.
산속으로 들다 ...
꽃봉우리를 틔우는 매화에 눈길을 보낸다.
희미한 선답자들의 흔적을 좇아 묵밭 개활지를 가로질러...
좌측 사면을 비스듬히 돌아...
다시 무덤을 만나면서...
용산전망대에 오른다.
용산전망대에선 순천만이 한눈에 들어오고...
순천만 9경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 작가들의 포토존으로 알려진 곳에서 똑딱이 카메라이지만 그럴 듯한 장면을 챙겨본다.
크고작은 물길이 구불구불 휘어진 순천만 습지.
짧은 겨울해는 벌써 일몰을 불러온다.
전망대에서 내려서는 길은 아주 정비가 잘 된 길.
군데군데 조망이 열리는 곳에는 편의시설을 만들어 놓았고...
데크가 설치된 다리를...
갯바람다리라 명명했다.
야자매트도 깔려있다.
수확이 끝난 텅빈 들판에는 인적이 없지만...
출렁다리를 지나...
화장실이 있는 갈대숲 습지에 오면...
출사객들과 여행객들이 넘쳐난다.
오래전 인접한 산에서 산행을 마친 뒤 일부러 순천만 갈대숲을 다녀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판이 다르다. 에어클리너가 있는 지점에서는 나고 드는 곳을 일방통행으로 표시해 놓았고...
갈대밭으로 난 데크로드를 따라...
매표소가 있는 입구 주차장으로 나아간다.
그때 하늘에서 굉음이 들려 고개를 드니 하늘을 가로 지르는 헬기가 보여 줌으로 살짝 당겨 보았더니, 사람을 구조한 듯...
방화용 물을 퍼나르는 듯 확인이 되지 않는다.
갈대숲 데크로드엔 순천만과 관련한 시판(詩板)들이 세워져 있다.
- 와온바다-
해는 / 이곳에 와서 쉰다. / 전생과 후생 / 최초의 휴식이다
- - - - -
새벽이면 / 아홉마리의 순금빛 용이 / 인간의 마을과 바다를 껴안고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곽재구>
시린 겨울하늘 아래 서걱거리는 갈대숲.
- 순 천 만 -
새떼들 솟아오르고/ 갈대 눕는다//
대대포구로 떨어지는 해/ 뻘 속을 파고드는데//
묻지 마라/ 쓸쓸한 저녁의 속내를//
만월 일어서고/ 별 하나 진다//
<허 형 만>
갈대숲을 따라 길길이 이어진 데크로드엔 여행객들이 분주하고...
고개를 돌리니 아까 우리가 순천만을 내려다 보았던 앵무산 하늘금이 선명하다.
- 순천만 노을 - <김 철 중>
마음이 허수할 때면/ 순천만에 가 서 보라/ 누군가 너를 위해/ 손 모으고 있다는 것을//
- - -- 중 략 - - -
심상(尋常)한 바람결/ 여름내 서성이더니/ 이젠 조용히 물러나/ 해오라기처럼 묵상하는 시간//
부평초같이 둥둥/ 긴 여정 떠내려 온 강물은/ 섟 가에 앉아 고운 놀 바라보며/ 봉숭아 꽃물 들이고 있다.//
무진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한가로운 대대포구에...
먹이를 찾는 철새들이 분주하다.
잔잔한 수면 위에 작은 파랑을 일으키는 오리를 ...
조금 더 당겨 본다.
진열된 용산전망대에서 찍은 작가의 작품.
예전 우리 고향집 뒤 갈밭에도 커다란 집게발이 있는 '농게'가 있었다.
썰물 시에는 빠져나가는 물줄기를 따라 물고랑이 곡선을 그리고, 햇빛 부서지는 한나절이면 게들의 군무(群舞)가 눈부시게 번뜩였다.
출구를 빠져나오며...
습지탐방안내소의...
매표소를 카메라에 담는다.
입장료는 8천원으로 비싼 편이고, 경로우대는 따로 설명이 없었지만 조그만 글씨로 면제라고 쓰여져 있었다고 한다.
휴일이 아닌 날이라서 그런지 앵무산 산행을 하고 용산전망대를 뒤에서 접근하니 입장료를 받는 별도의 관리인은 없었다.
귀환시간은 13:00이니...
여유있게 도착을 하였고,
여기서는 산행 뒷풀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않아 가까운 도깨비공원으로 이동을 하게된다.
도깨비공원의...
도깨비 왼쪽 뿔에 매미 한 마리가 앉아 있어 ...
살짝 당겨보니 우화(羽化)한 매미다. 매미의 등 뒤엔 몸체이탈의 흔적이 갈라져 있다.
- 갈 대 -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ㅡ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 경 림>
첫댓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