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갈대/정명성
여울에서 물살이 뒤척거려도
뒤돌아보지 않겠다
아직은 얼지 않은 물이
발목을 적시고 있지만
나는 해갈하지 않겠다
멀리 흘러
강에 닿는다는 실개천 따라
물줄기 붙좇아 내려가지 않겠다
여기서 그저 메마르겠다
메말라, 추위에 얼지 않겠다
메말라, 바람에 꺾이지 않겠다
메마름이 끝나기까지, 나는
나의 목마름을 따라가겠다
카페 게시글
차 한잔과 시
겨울 갈대/정명성
김수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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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
23.11.24 06:0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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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겨울 갈대에게서 사군자의 기개가 느껴지네요.. 황량한 겨울 습지에 서 있는 메마른 갈대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김수영 시인의 '풀'이 생각납니다.
가장 약한 것 같지만 인간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풀처럼,,,
겨울갈대에도 풀물이 베이는 이듬해 봄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넉넉히 살아남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