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교에서 전교 회장 선거를 했다. 나랑 000이라는 친구가 입후보를 했다. 그리고 대망의 투푯날이 다가왔다. 투표를 마친 뒤, 아이들은 잔뜩 긴장했다.
“으악! 나 너무 떨려! 어떡해!”
“내가 후보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리지?”
그리고 개표를 하는데, 표가 하나씩 올라가고, 엎치락뒤치락 서로 표가 오갔다. 이제 마지막 한 표만이 남았고 나랑 000은 12:12, 서로 같은 표였다. 마지막 한 표,
“000.”
“으아아아아아악!”
“꺅!! 나 당선됐어!”
000이 기쁨의 소리를 지를 때, 나는 <매우> 허탈했다. 여태까지 수고해 온 게 전부 물거품이 되다니! 밤새가며 만든 포스터가 수포로 돌아가다니!! 나는 친구들의 위로, 패자를 위한 박수 같은 것은 필요 없었다. 혼자 있고 싶었다. 한없이 고독해지고 싶었다. 쉬는 시간, 교내에 있는 전화기로 회장선거 준비 동영상을 같이 만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야 겠다, 싶어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러더니, 엄마가 이런 말을 했다.
“회장선거는 했어?”
그래서 내가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어떻게 됐을 것 같냐고 내가 물어봤다. 엄마는 내가 당선됐을 것 같다고 했지만, 나는 엄마에게 내가 낙선했다는 소식을 알려줬다.
“아이고 우리 남우 어떡해!!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많이 속상하지? 괜찮아. 속상해하지 마.”
“아니야. 괜찮아.”
라고 말을 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평소에는 나한테 잔소리하는 엄마지만 이럴 때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엄마 덕분이다. 그때 나는 정말 소리내어 울 뻔 했다.
역시 서러울 때 위로가 되는 것은 친구도, 그 무엇도 아닌 가족같다. 앞으로는 가족에게 더욱더 잘 해야겠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 속상한 사람이 있으면 엄마처럼 공감을 해주고 진실된 위로를 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