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는 일도 적지 않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일본 열도를 동진하고 있다. 국내 첫 확진자가 확인된 곳은 10여 년 전 야마구치현이었다. 이후에는 확진자가 서일본 중심에서 점차 동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를 모든 진드기가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진드기에 물리는 경우는 농사나 벌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까운 야산이나 강가 풀숲 등에도 숨어 있을 수 있어 풀숲으로 파고드는 것만으로도 물릴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통해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올해 6월 초순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서는 80대 여성이 벌초 중 진드기에 물려 발열과 손떨림이 있어 입원했다. 시 발표에 따르면 여성의 오른쪽 뺨과 오른쪽 주머니 안쪽에 찌르는 구멍이 있고 진드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 감염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었다.
◆ 치료법·백신 없다…중국서 2009년경 첫 발생 보고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SFTS는 주로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 물림으로써 감염된다. 발열이나 구토, 복통, 설사등 외에 경련이라고 하는 신경 증상이나 림프절 종장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일이 있어 치사율은 약 30%라고 한다.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고 대처요법밖에 없다. 중증화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후생성 담당자)
국내에서 확진자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가 사슴이나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 부착돼 옮겨지는 것 외에도 동물이 감염돼 이동하는 것 등으로도 그 분포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야마구치현에서 '12년 가을 성인 여성이 발열, 구토, 설사 증세가 나타나 입원했다가 사망한 것이 첫 확진자로 꼽힌다.
세계에서는, 중국에서 「09년경에 발생이 보고되어」 11년에 원인 바이러스가 특정되었다. 이후 아시아 각국에서 확인되고 있다.
국립감염병연구소 정리로 국내에서는 올해 1월 말 기준 805건의 보고 사례가 있었다. 연령 분포는 각 연령대에 퍼져 있는데 60대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연령의 중앙값은 75세로 되어 있다. 올해 초부터 5월 하순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수십 건의 보고가 있다. 감염자는 5~8월에 많다고 한다.
◎ 도쿄, 도야마·이시카와에서도 감염자가…
「당초는 서일본을 중심으로 보고되고 있었다」(후노성 결핵 감염증과 담당자)
최근에는 태평양 측에서 시즈오카나 도쿄, 동해 측에서 토야마나 이시카와 등에서도 감염자가 보고되고 있어 바이러스가 열도를 동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술한 금년 6월의 하마마츠시의 감염자는, 동시 내에서 5번째가 되고 시즈오카현 내에서는 12번째였다. 현의 감염증 대책 담당자에 의하면, 현내에서는 '21년 3월에 60대 남성이 감염된 것이 최초의 감염자라고 한다.
한편 도야마현에서 첫 확진자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11월로 농업에 종사하는 60대 여성이었다. 감염연구소에 따르면 여성은 발열, 식욕부진, 권태감을 호소해 의료기관에서 해열제를 처방받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다. 이어 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았고 오른쪽 허벅지에 찔린 흔적이 있어 SFTS로 확인됐다.
이 도야마현의 여성처럼 "진드기에 물려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많다고 한다." 라고 후생노동성 담당자는 말한다.
전국 확진자를 보면 농사나 벌초 중 물리는 경우가 많은데 풀숲에 파고들기만 해도 피부를 노출하다 보면 풀 속 진드기에 물릴 우려는 있다. 후생노동성은 풀숲 등에 들어갈 경우 긴팔이나 긴바지, 장갑을 착용하고 목에 수건을 감는 등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진드기가 부착되더라도 확인하기 쉽도록 밝은 색상의 복장이 좋다고도 권한다.
한편,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로부터의 감염도 요주의다. 반려동물이 감염된 사례는 전국에서 보고되고 심지어 반려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된 사례도 있다. SFTS가 발병한 애완동물의 체액에 사람이 닿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드기에는 물리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물렸을 경우 무리하게 뽑으면 진드기 일부가 남아 버릴 수 있다. 게다가 병원체를 포함한 진드기 체액이 몸에 스며들 우려도 있다.
진드기에 물려 버리면 후생노동성 담당자는 "의료기관에서 진드기를 제거하고 세척하는 것이 좋다." 라고 이야기하고, "물린 후 증상에 주의해 달라." 라고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