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당익견(窮當益堅) - 곤궁을 당해서는 더욱 굳세어야 한다. [다할 궁(穴/10) 마땅 당(田/8) 더할 익(皿/5) 굳을 견(土/8)]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순조롭기만 한 것이 아니고 궂은일도 닥치기 마련이다. 풍랑 없이 평온한 생활을 해도 곧잘 싫증이 나는데 막다른 골목에선 괴로워하며 큰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참고 잘 이겨내면 나중에 행운이 온다고 선현들은 용기를 북돋운다. ‘불은 쇠를 단련시키고, 역경은 강한 사람을 단련시킨다’거나 ‘곤궁은 근면의 어머니’ 등은 서양격언이다. 우리 속담엔 竹竿頭 過三秋(죽간두 과삼추)로 번역한 ‘대 끝에서도 삼 년이라’ 잘만 견디면 ‘대한 끝에 양춘이 있다’고 믿었다. 역경을 참는 정도가 아니라 곤궁을 당해서(窮當) 더욱 굳건해져야 한다(益堅)는 말이 이 성어다. 이 말을 처음 한 사람은 중국 後漢(후한) 초기의 명장 馬援(마원)이다. 젊었을 때 新(신)나라를 세운 王莽(왕망)의 신하로 있다가 그의 사후 군웅할거 할 때 光武帝(광무제)를 섬겨 큰 공을 세웠다. 마원은 명문가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글을 배우고 무예에도 뛰어난 인재였다. 제일 큰 형 馬況(마황)은 항상 마원에게 大器晩成(대기만성) 한다며 천성과 재능을 살리면 늦게라도 큰 인물이 될 것이라 격려했다. 형의 충고를 명심하며 매진한 결과 큰 공을 세운 장수에게만 수여되는 伏波將軍(복파장군)이 됨으로써 길이 역사에 남았다.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 열전에 성어의 유래가 실려 있다. 마원이 처음 지방관을 보좌하는 督郵(독우)가 되었을 때 압송하던 죄수들의 사정을 듣고서는 모두 풀어주고 북방으로 도주했다. 말을 다루는데 재능이 있어 방목사업을 하게 됐는데 크게 번창하여 재산도 모으고 고을 유지와 교류도 잦았다. 종종 빈객들에 이런 말을 했다. ‘대장부가 뜻을 세웠다면 가난할수록 더욱 굳세어야 하고, 늙어서도 더욱 씩씩해야 합니다(丈夫爲志 窮當益堅 老當益壯/ 장부위지 궁당익견 노당익장).’ 요즘도 자주 사용되는 老益壯(노익장)도 여기서 나왔다. 세상이 혼란스러워지자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광무제 劉秀(유수)의 밑에서 활약하며 지금의 베트남 북부 交趾(交趾)를 평정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 마원과 관련된 성어가 제법 된다. 곤경에 처해서 더욱 굳세어야 한다는 이 성어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젊은이나 큰 실패를 겪은 사람에게 필요한 말이다. 이 성어와 함께 나온 노익장이나 마원이 실천한 대기만성 말고도 마원다운 말이 더 있다. 남자라면 전쟁터에 나가서는 말가죽으로 싼 시체가 되어 돌아와야 한다는 馬革裹屍(마혁과시, 裹는 쌀 과)가 그것이다. 전투에 임할 때 장군은 대부분 이 말을 내세우지만 실제 예순 넘어서 나간 전장에서 병사를 독려하며 작전하다 전사한 마원이 실천한 이외는 드물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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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사성어 배워가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