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므온과 레위가 세겜 성을 살육함 (34: 18~31)
* 본문요약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성문께로 나와 있는 사람들에게 야곱의 가문과 서로 통혼하여 한 민족을 이루자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야곱의 많은 재산이 그들의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이 일을 위하여 모두 할례를 받자고 호소합니다. 그들의 말대로 성읍에 나와 있는 모든 남자들이 할례를 받았습니다. 3일 후 통증이 가장 심할 때에 디나의 친오빠인 시므온과 레위가 칼로 성읍 남자들을 다 죽이고 디나를 데려옵니다.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성읍의 모든 재물과 아이들과 여자들을 약탈합니다. 그러자 야곱이 자기가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 없게 되었다며 시므온과 레위를 크게 나무랍니다.
찬 양 : 410장 (새 310) 아 하나님의 은혜로
485장 (새 366) 어두운 내 눈 밝히사
* 본문해설
1. 세겜성의 남자들이 할례를 받음(18~24절)
18) 하몰과 하몰의 아들 세겜은 야곱의 아들들이 내놓은 제안을 좋게 여겼습니다.
19) 그 청년이 야곱의 딸을 좋아했으므로 그 말대로 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세겜은 그의 아버지의 집안에서 가장 존귀한 자였습니다.
20)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성문으로 나아가서 그 성의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21) “이 사람들은 우리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입니다. 이 땅은 그들과 함께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넓으니, 그들이 우리 땅에서 살면서 서로 물건을 사고팔면서 자유롭게 살게 합시다. 우리가 그들의 딸들을 우리의 아내로 삼고, 우리의 딸들도 그들에게 줍시다.
22) 그러나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우리와 한 백성이 되는 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할례를 받은 것처럼 우리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3) 그렇게 하면, 그들의 양 떼와 재산과 가축들이 모두 우리의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우리 모두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할례를 받아서,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도록 합시다.”
24) 성문께로 나와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의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그 성문께로 나와 있던 모든 남자들이 할례를 받았습니다.
2.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성을 살육하고 약탁함(25~31절)
25) 사흘 뒤에, 그들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아픔을 겪고 있을 때에, 야곱의 아들들 중
디나의 친오빠인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 가서 몰래 그 성읍을 기습하여 모든 남자들을 다 죽였습니다.
26) 그들은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도 칼로 죽이고,
세겜의 집에 있는 디나를 데리고 왔습니다.
27)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죽은 시체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성을 약탈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자기 누이를 더럽혔기 때문입니다.
28) 야곱의 아들들은 그들의 양과 소와 나귀와 성 안에 있는 것과 성 바깥들에 있는 것과
29) 그들의 모든 재물을 빼앗으며, 그들의 자녀와 그들의 아내들(여자들)을 사로잡고,
집 안에 있던 모든 것들을 다 약탈했습니다.
30) 그러자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를 불러 나무랐습니다. “너희가 나에게 화를 끼쳤다.
나를 주변 사람들에게 악취를 내는 자가 되게 했다. 이제 이 땅에 사는 사람들,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들이 나를 상종도 할 수 없는 추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 아니냐? 나는 수가 얼마 되지 않은데 만일 그들이 합세하여 나를 치면 나와 내 집안이 다 몰살을 당하여 망하게 될 것이다.”
31)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를 다루듯이 했는데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 그들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을 때에~(25절) :
할례는 하나님의 백성의 거룩한 표식인데, 야곱의 아들들이 이를 원수 갚은 방법으로 악용하였습니다. 또 디나가 추행을 당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큰 죄이지만, 그렇다고 세겜성의 온 남자를 다 죽이고, 그 모든 재산과 아이들과 여자들까지 모두 약탈한 것은 과잉보복입니다.
-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를 나무랐습니다(30절) :
야곱이 언짢아하는 것은 오직 그가 더 이상 세겜성에 머물 수 없게 되었다는 것뿐입니다.
- 화를 끼쳤다(30절) :
나를 몹시 곤란하게 만들었다는 뜻, 자신의 고요함을 휘저어 괴롭게 했다는 뜻.
- 주위 사람들에게 악취를 내는 자가 되게 했다(30절) :
주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자가 되게 했다는 뜻.
-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30절) :
히위 족속과 함께 하나님께서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완전히 멸하라고 명령하신 가나안의 일곱 족속 중에 포함된 족속들입니다.
* 묵상 point
1. 야곱의 아들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하몰과 세겜
할례는 초대교회에서 예수님을 믿기로 작정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의 말에 실망하고 교회를 떠나 바울이 이 문제를 위하여 갈라디아서를 써야 할 정도로 이방인들에게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몰과 세겜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즉시 할례를 받기로 결정하고 이를 시행합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사랑의 에너지가 얼마나 사람을 놀랍게 변화시키는지를 봅니다. 야곱 역시 라헬을 아내로 얻기 위해 14년을 일했습니다. 한낱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도 이처럼 엄청난 일이 일어나는데, 이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면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 죽이던 바울이 예수님을 사랑하게 된 후, 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초대교회에 엄청난 일이 일어났습니다.
● 적용 :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일들을 우리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랑이 부족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채워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2. 과잉보복 : 세겜성 사람들을 학살하고 약탈하는 야곱이 아들들
하몰과 세겜의 설득으로 그때 세겜성 성문 주변에 모인 남자들이 모두 할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할례를 받은 세겜성의 남자들이 가장 통증을 많이 느낄 즈음인 3일 후입니다. 디나의 친오빠인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 세겜성에 몰래 침입하여 남자들을 성 안에 있는 모든 남자들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야곱의 다른 아들들이 성에 들어가 모든 재물과 아이들과 여자들을 약탈하였습니다. 야곱이 책망하자 이들은 “그러면 누이를 창녀처럼 다룬 자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었어야 했다는 말입니까?”하고 질문합니다.
이것이 보복의 생리입니다. 아마도 야곱의 아들들은 이렇게 잔인하게 보복을 하고도 마음이 시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끔찍하게 보복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누이가 수치를 당했다고 하는 사실은 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복을 했다고 해서 디나의 아픔이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복하는 그들의 죄만 더 늘어날 뿐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보복하는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를 핍박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야만 마음속에 있는 미움과 증오심이 치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움과 증오심은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잃게 만드는 아주 무서운 파괴력을 가졌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 적용 : 미움이 생기기 전에 기도하고, 미움이 증오심으로 우리 마음에 자리 잡기 전에 더욱 간절히 기도하십시오. 일단 증오심으로 자리 잡으면 내가 나를 파괴하는 일도 하는 자가 됩니다.
3. 오직 세겜성에 머물기만을 바라는 야곱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저 마음속에 있는 미움과 증오심의 본능대로 움직이다보니 세겜성이 끔찍한 시체더미로 가득한 곳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야곱은 이 일을 일으킨 시므온과 레위를 불러 크게 화를 내며 나무랍니다.
그런데 나무라는 야곱의 말을 주목해보면, 야곱이 언짢아하는 것은 그들이 살육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일로 야곱이 세겜성에 더 머물 수 없게 된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이 머물기를 원하는 세겜성은 히위족과 가나안족과 브리스족이 있는 곳입니다. 이들 족속들은 하나님께서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완전히 멸하라고 명령하신 가나안의 일곱 족속 중에 포함된 족속들입니다. 야곱은 가나안 족속들 중에서도 우상숭배와 성적 타락이 가장 심한 이들 족속의 땅에 더 살지 못해 아쉬워하며 자식들을 나무라고 있습니다.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라반에게 20년 동안 괴롭힘을 당한 것도 그가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려는 것 때문이었고, 에서의 아내 중 한 명이 히위 족속이었다는 것 때문에 이삭과 리브가의 근심이 되었다는 것도 잘 아는 야곱이, 그 땅에 더 머물지 못해 아쉬워합니다. 그 땅에 더 머물 수만 있다면 그의 딸 디나가 강간을 당하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것입니다.
4. 야곱의 아들들보다 더 영이 어두워진 야곱
원어를 보면 2절의 ‘욕되게 하다’와 13절의 ‘속여 대답하다’가 같은 단어입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그들이 누이 디나를 욕보였으니 자기들도 똑같이 그들에게 욕을 보이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그들이 누이를 더럽혔다고 했습니다(5절). 그러니 자기들도 그들을 똑같이 살육하고 약탈하여 그들을 더럽힌 것이라고 말합니다(27절).
이렇게 야곱의 아들들의 행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기록된 단어들을 주목하여보면, 본문은 비록 그들이 과잉보복을 했을지라도 시므온과 레위가 야곱보다 더 정당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분명히 지나친 것이었으나, 죄를 벌하려 했는데, 이에 반하여 야곱은 그들이 딸을 강간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 죄악과 쾌락의 도시 세겜성에 더 오래 머물기만을 바랐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하나님의 사람 야곱도 이렇게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을 봅니다. 불과 얼마 전에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뜻의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하나님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도시에 살고 싶은 마음에 딸이 강간당하는 일도 감수하겠다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죄와 향락의 즐거움이 야곱의 몸과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 적용 : 야곱이 이렇게 쉽게 넘어졌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쉽게 넘어지겠습니까? 그러므로 나는 절대로 죄와 허물에 넘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하지 마십시오. 항상 긴장하며 주님 은혜 안에서 살게 해 주실 것을 간구하십시오.
5. 기도와 찬양과 예배가 능력이 되게 하려면
그러나 더욱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야곱의 평생에 가장 영적으로 어둡고 타락했던 세겜땅에서 야곱은 가장 좋은 제단을 쌓았고, 가장 탁월한 신앙고백과 예배를 드렸다고 하는 점입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가장 좋은 성전을 지었고, 잘 지어진 그 성전에서 거룩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탁월한 예배를 드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제단과 좋은 예배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곳에서 가장 영적으로 어두운 자, 가장 타락한 자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야곱이 하나님 앞에 구별된 존재가 되기를 바라기보다 히위 족속, 가나안 족속, 브리스 족속의 세속적이고 향락적인 즐거움에 머물러 있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야곱의 마음에 하나님과의 만남의 자리보다 그 즐거움에 머물기를 원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성전이라도, 아무리 예배신학적으로 아무런 흠이 없는 탁월한 예배라고 하더라도 예배를 드리는 자의 마음에 다른 것이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좋은 성전을 짓고 난 후에 1,000명의 여자를 얻은 솔로몬보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성막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을지라도 그 안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섬기는 다윗의 예배를 더 기뻐하셨습니다.
● 적용 : 화려한 성전을 짓기보다 내 안에 주님 사랑하는 마음을 채우기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됩시다. 성공한 인생이 되려하기보다 하나님 기뻐하시는 사람 되기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됩시다.
* 기도제목
1. 미움과 증오심이 생기기 전에 먼저 주께 기도할 수 있게 하옵소서.
2. 우리도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늘 주님 은혜 안에서 살기에 힘쓰게 하옵소서.
3. 남 보기에 화려한 인생이 되려는 것보다 주님 사랑하기를 더 사모하게 하옵소서.
출처: 가애교회 원문보기 글쓴이: 송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