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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소식 실험⇒ 위스 콘신 대학교
위스콘신 대학교가 20년에 걸쳐 실험한 결과가 <사이언스>에 발표되어 화제가 되었다.
76마리 원숭이를 A,B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한 결과이다.
* 암, 심장병 ⇒ 70% 식사로 발병률 2/1 이하
* 당뇨병 ⇒ 소식한 원숭이들은 아무도 당뇨병으로 사망하지 않았다.
* 뇌기능 ⇒ 칼로리 제한으로 뇌기능도 양호
* 성적 능력이 높아져 생기발랄해진다.
국립보건원,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 연구진은 각각 식단에 따라 원숭이 수명과 질병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국립보건원>에서는 열량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검사하기 위해 원숭이 집단을 나눴다. 검사 결과 열량 제한 집단은 마음껏 먹은 대조군보다 상당히 더 오래 살았다. 노화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훨씬 낮았다. 인슐린 민감성 척도도 더 좋았고, 뇌도 대조군보다 더 나은 상태를 유지했다.
결론적으로 열량 제한이 영장류 종에게 노화를 늦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데 3년 후 새로 진행한 결과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위스콘신 대학교>는 실험 설계를 <국립보건원>과 거의 동일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명에서 덜 먹은 집단, 많이 먹은 집단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분석 결과 실험자들이 놓친 1가지가 있었다. 바로 '먹이의 종류'였다.
국립보건원 실험 원숭이들이게는 덜 정제된, 자연과 비슷한 덜 정제된 식단으로 원숭이들에게 먹였다. 반면에 위스콘신 대학교 실험 원숭이에겐 '반 정제된' 시판되는 원숭이 사료를 먹였다. 성분들이 고도로 가공된 비율이었다.
국립보건원 원숭이들의 사료에는 당이 4%만 있었다. 반면, 위스콘신 사료에는 자당 함량이 28.5%였다.
결과적으로 의학 3.0 영양생화학 관점에서 4가지를 의미했다.
1. 정크푸드를 제거하거나 줄임으로써 당뇨병과 관련 대사 질환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장수에 매우 중요하다. (*정크푸드는 한국말로 풀면 쓰레기 음식이다.)
2. 암과 열량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열량 제한 원숭이는 암 발병률이 50% 낮았다.
3. 식품의 질도 양 못지 않게 중요할 수 있다.
4. 질 좋은 식사를 하고 있고, 대사가 건강하다면 약간의 열량 제한만으로도 유익할 수 있다. (과식하지만 않으면 된다.)
저자는 결과만 보고 열량 섭취를 대폭 줄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장기간에 걸친 심한 열량 제한은 면역력 약화, 지속적인 허기짐, 근감소증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년층은 열량 제한이 이롭기보다는 해를끼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위 결과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열량 섭취와 장수 부분, 식단의 질 부분은 인간에게도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드러났다.
저자의 경우, 기존에 케톤식 (*저탄고지와 비슷한 식단)을 실천했다. 단기적으로 효과가 좋았으나 장기적으로 체중증가, 건강지표 이상 등등 부작용을 경험했다. 또한 자신의 환자중에서 어떤 사람은 케톤식이 맞고, 어떤 사람은 맞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현재는 식사법이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별할 수 없다고 말한다. 특정한 행동과 특정한 결과 사이의 인과 방향을 파악할 도구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한 행동(붉은 고기 먹기) -> 결과 (대장암 발병률 증가) 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인과 방향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영양 연구를 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특정 음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려면, 오랫동안 사람을 나누어 먹는 음식을 통일하고 대조군만 다른 음식(실험해볼 음식)을 주며 보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통제된 환경에서 실험하는 건 단기간만 가능하다. 밖에서 진행하고 실험할 경우, 그 사이에 실험자들이 어떤 음식을 더 먹는지, 먹지 않을지는 뚜렷하게 파악할 수 없다.
그는 적색육과 가공육이 실제로 암을 일으킬지, 아닐지는 실제로 알지 못하고, 아마 결코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 반면에 담배, 술과 같은 지표는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있고, 대조군과의 결과도 확연히 차이났기에 확실하게 나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색육/가공육을 먹든 닭고기 등 다른 단백질 공급원을 먹든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꼿꼿하게 주장했다.
우리가 식단에 주는 작은 변화는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마 훨씬 덜 중요할 것이라 판단했다.
저자의 식단에 대한 의견을 보고 2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식단 연구결과에서 보여질 수 있는 맹점을 잘 파악했다. 운동과 달리 음식의 경우, 인간을 대상으로 통제하고 파악하기가 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두 번째, 저자는 과거에 인류가 고기를 먹었고, 실험 결과에서 놓친 부분이 있으니 고기는 먹어도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결과를 보고 <회복탄력성>, <내면 소통>의 저자 김주환 교수님의 건강 강연이 떠올랐다. 김주환 교수님도 음식의 종류보다는 '혈당 수치 관리', '소식', '8시간 수면', '내면의 건강', '운동'을 강조했다. 저자가 강조하는 운동, 음식, 수면, 정서 건강 내용과 비슷하다. 아마 김주환 교수님도 논문을 통한 과학적 증거를 참고하셨을 것이다.
다만 자연식물식의 관점에서 저자가 놓친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공장식 축산'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고기의 경우, 과거 조상들이 먹었던 고기와 종류가 다르다. 야채 해산물도 마찬가지다.
현재 먹고 있는 대부분의 고기의 경우, 좁아터진 곳에서 'GMO (유전자 변형)' 사료를 먹인 가축들로부터 만들어진다. 심할 경우, 가축들은 움직이기조차 힘든 환경에서 자라고 도축된다.
또한 빠른 성장을 위해 소, 닭, 돼지, 오리에게 '성장 호르몬'을 주입한다. 버티지 못하는 동물들은 무참히 생명을 잃거나 질병을 얻는다.
생각해보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1평도 안되는 감옥에 살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면? 당신은 건강할 수 있을까? 감옥에 있는 사람들조차 한번씩 감옥 안에 있는 특정 장소에 나가 움직이게 한다.
그런데 자연에서 뛰놀던 동물들을 움직이기 조차 힘든 곳에 평생 가두어두면 어떻게 될까? 거기에 질 나쁜 음식과 호르몬제까지 지속적으로 투입한다면? 질병에 걸리고 문제가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모른다. 도축된 후에 공장에서 가공되어 위생적으로 보이는 식품을 보거나, 식품 광고에 하염없이 행복하게 뛰어노는 가축들의 모습만을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음식이 나온 결과만 보지 '과정'은 보지 않는다. 마치 우리가 타인의 성공한 결과만 보고 과정은 보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질 나쁜 고기를 먹는데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나는 의문스럽다. 설령 과거에 인류가 고기를 간헐적으로 먹으며 진화했더라도, 현대 공장식 축산의 고기는 아닐 거라고 본다.
인체는 단기간에 유전자 변형 식품, 성장호르몬 등을 문제없이 여과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단 음식과 식량이 풍족한 현대환경에서 지금 태어난 신생아들이 '음식 섭취 제한 능력'을 타고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공장식 축산에 대한 관점은 빼놓은 채, 연구결과의 오류 가능성 및 과학적 관점에 대한 부분만 언급했다. 과학적 통제변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연구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는 식으로 단정했다.
두 번째, 영양의 총체적 관점이다. 각 영양소가 영양학적으로 어떻게 인체에 완벽히 작용하는지는 과학적으로 메커니즘을 모두 밝힐 수 없다. 인체 안에 있는 개인의 유전자, 장내 미생물균 등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과안에는 우리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수십만 가지의 '파이토케미컬'이 존재한다. 우리는 배변활동에 도움되는 '펙틴'같은 그저 몇십, 몇백개의 종류만 파악했을 뿐이다.
영양은 몸에서 총체적으로 작용한다. 사과를 먹으면 사과안에 있는 수십만 가지의 파이토케미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이 매커니즘을 모두 파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해당 식품을 먹었을 때 인체에 (+)인지, (-)인지를 보아야 한다.
저자의 책에는 '공장식 축산', '영양의 총체적 관점'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다. 과학적 연구결과에 대한 맹점만 보고, 고기 및 단일 식품이 장수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미미하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물론 개인의 기질과 유전자, 평소 성향, 나이, 운동량 등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맞춤형 식단에 따라 건강 관리를 해야하는 건 동의한다.
또한 큰 틀에서 가공식품 안먹기, 소식, 덜 정제된 음식 먹기도 동의한다. 하지만 단지 실험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서 고기를 먹어도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미미하다고 하는 건 아쉬웠다.
물론 영양학자와 과학자가 보는 시선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마치 한방 의학과 현대 의학이 다른 관점을 가진 것처럼 말이다.
가장 좋은 건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각 관점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일거라 생각한다.
종합적으로 정리해보자면, 결국 저자의 주장과 자연식물식의 뚜렷한 차이점은 1가지다. 섭취하는 음식과 건강의 상관관계다.
만약 고기, 계란, 해산물을 선택하는 관점을 취한다면 공장식 축산이 아닌, 자연에서 키워진 가축의 고기 먹기 / 4번 방사 계란이 아니라 1번 방사 계란 먹기 / 양식이 아닌 자연산 해산물 선택하기 등이 있을 것이다. 또한 소식, 덜 정제된 식품 먹기 (현미, 보리 등등), 정크푸드 먹지 않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