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에 올라탄 흑호(黑虎)야! 그래 어떠냐! 어디든 가자!!
우정화요산악회 울산 대왕암 탐방(20220104)
지난주 화요일 부전역에서 태화강역까지 연장 개통된 동해선
두 번째로 다가서는 태화강역까지의 가벼운 여행이라고 해도 좋겠다.
울산 대왕암은 몇 번을 들려도 후회 없는 신나는 여정이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푸르른 동해에다 신비한 바위의 형상... 좋다.
뭐라 말로 표현해버리면 그 지저분해짐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냥 좋다.
누군가 ‘왜 사냐건 웃지요’라더니 수식이 군더더기일뿐
뭘 따지면 그저 웃고 말밖에 달리 어쩌겠나!
결국 뭐든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더냐!
동해선 중심 집결지를 교대역으로 정했지만
이른 아침의 부전시장과 부전역이 궁금하여 조금 일찍 서둘렀다.
시장은 시끌벅쩍 펄떡거리는 삶의 요란한 모습 그대로였다.
시장의 풍경에서 오는 억척스런 삶의 건강한 풍경, 날렵한 친절도 고왔다.
한 폭의 생생한 그림을 즐겨 감상하며 부전역사 안으로 들어섰다.
태화강까지 연장 개통으로 포항행 무궁화호가 오후에 1회뿐이라는 소식!.
아침에 부전역에서 출발하여 포항을 돌아다니다 오후에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지난주 처음 만난 복잡한 승차 분위기를 상상하며 다가선 부전역사는 조용했다.
예상외로 조용한 분위기에 깜짝이야! 금새 분위기가 가라앉다니!
여기저기 다른 역(驛)에서 탑승한 일행을 만나며 드디어 태화강역!
대왕암공원행 버스를 타기 전에 인원 확인 M님의 5명을 합해 20명
근교 산행을 진행한 이후 최고의 인원이 보무도 당당히 신나게 출발! 출발!
우선 대왕암출렁다리를 만나러 발걸음을 재촉했는데 이런 낭패라니
1월 4일 첫 화요일로 출렁다리가 막혀있었다. 하필이면 쉬는 날이었음이야!
아쉽지만 출렁다리를 멀리서만 그저 바라보며 대왕암 방향으로 직진
동해의 푸르름에 사암 바위덩어리에 골마다 용굴의 기세 출렁출렁!
출입금지가 너무나 많아 안타까웠지만 안전대책이니 어쩌나....
바위를 바라보다 매달리다 바위틈새로 의연하게 자라는 소나무
저렇게 살아 나름 나름의 모습을 장엄하게 펼쳐주는 자연의 신비함이여!
삶이 자꾸만 비루해지는 것 같아 허망함에 빠지는 일상의 허탈감아!
이만큼이면 족하다고 여기거라! 마음을 비워 희로애락에 물들지 말거라!
하지만 돌고 돌아도 계속 이어지는 장엄한 바위 그 물상을 바라보는 즐거움아!
아직도 뭐가 그리도 궁금하니! 올라야 할 바위가 있으면 아직도 올라야 하다니!
이야기가 넘쳐나는 대왕암을 뒤로하고 해변길 걷기에 몰입함이야!
몽돌해변을 지나면서 바라보는 대왕암의 처연한 아름다움에 폭 빠짐이야!
비틀비틀 해변길을 걸으며 쉴새없이 밀려드는 파도의 기운에 어영차!
신나게 어디든 가고 싶어지는 밀려드는 파도의 거침없는 도전아!
20명이 같은 길을 가지만 방식도 젖어드는 생각도 각양각색임이야!
슬도 등대를 급하게 찍고 방어진항으로....
방어진항에서 하산식을 하기로 했으나 여의치 못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식당 분산 식사를 하기로 하였음에도
방어진항에서는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남아 있는 간식으로 허기를 채웠다.
다시 태화강역으로 이동 부산으로 돌아가서 해결하기로 하였다.
그러는 사이 M님의 일행이 빠지고 바쁜 회원이 단독 귀가!
끝까지 함께 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중도에서 산산조각...안타까움아!
남은 일행이 태화강역에 이르렀을때 탑승준비 승객이 초만원이었다.
어쨌든 요령을 피워 겨우 자리를 잡아 불편했지만 무사 부산착!
앉았다는 사실이 왜 그리도 좀스러운지....하산식을 하면서 그랬다.
이 난감한 씁쓸함을 비우려 술잔을 들었다. 멍청해지는 의식...어쨌든 좋았다.
이 주어진 인생...물상의 현상을 받아들이듯 그렇거니 그래라!
올해가 검은 호랑이 해라 하잖는냐! 어쩌다 올라탔지만 그래도 좋다.
정신줄 바로잡고 온전히 즐기자! 세상의 주인은 내가 아니냐!
나로 하여 나의 세상이니 흑호면 어떠냐! 좋다. 어디든 가는 거다.
이왕에 올라탄 흑호를 제대로 부려가면서 호기롭게 달려보자!
이래도 저래도 마찬가지라면 이왕이면 신나게 달려가거라!
흑호(黑虎)를 탔으니 좋다. 어디든 좋다. 달리니 좋구나!
- 임인년 1월 4일 화요근교산행 울산 대왕암탐방!